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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은 애물단지'…美 은행, 수수료 부과로 줄이기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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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소현 기자I 2015.10.19 10:08:19

스테이트 스트리트·JP모간체이스 예금에 수수료
저금리에 관리규정 강화로 비용만 나가
예금 대용으로 단기국채·MMF 등 인기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미국 은행에 예금이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 저금리로 운용할 곳이 마땅치 않은데다 미국 금융감독 당국의 감독도 강화되자 예금에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예금 줄이기에 나섰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스테이트 스트리트는 대규모 달러 예금을 맡긴 고객에게 처음으로 수수료를 부과키로 했다. 수수료 부과를 위한 예금 기준을 도입하기보다 기존 및 신규 고객 모두에게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스테이트 스트리트의 주요 업무가 대출보다는 현금을 포함한 고객 자산 수탁인 만큼 수수료 부과는 상당히 중요한 결정이다.

자산규모로 미국 내 1위인 JP모간 체이스 역시 예금에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올해 예금자산을 1500억달러 이상 줄이기로 했다.

BNY멜론과 노던트러스트는 아직 수수료 부과 방침을 세우지는 않았지만 BNY멜론 대변인은 앞으로 수수료 제도를 도입하는 것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해 여지를 남겼다. 노던 트러스트는 지난 7월 2분기 실적발표 때 고객이 대규모 예금을 예치할 때 건별로 접근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앞서 지난해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단순히 예금만 맡긴 기관투자자들에게 현금을 다른 금융기관으로 옮기거나 수수료를 내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처럼 미국 은행에 예금이 골칫거리가 된 것은 저금리와 규제 강화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2008년 이후 7년간 제로금리를 유지하면서 은행들의 수익창출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예금과 대출 금리 간 차이인 예대금리차가 좁혀진데다 예금을 받아도 딱히 대출하거나 운용할 곳이 마땅치 않다. 따라서 은행들은 일정 수준 이상의 현금을 쌓아두길 원하지 않는 것이다.

미국예금보험공사(FDIC)에 따르면 2분기 미국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예금은 10조5900억달러로 5년 전에 비해 38% 증가했다. 반면 미국 은행의 예금액 대비 대출 비중은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중반 92%에 달했지만 2010년 78%로 떨어졌고 최근에는 71%로 줄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1일 물 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지면서 스테이트 스트리트를 비롯한 일부 미국 은행들은 이미 대규모 유로화 예금에 대해서는 수수료를 1년 전부터 징수해왔다. 따라서 저금리로 인한 수수료 징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

예금 관련 규제 강화로 비용이 드는 것도 문제다. 금융위기 이후 은행들의 자금조달 위기에 대비해 미국 금융당국은 유동성 비율을 높였다. 은행은 30일간의 예금이탈에 대응할 수 있도록 연준 지급준비금(지준)과 미 국채 등 등급이 높은 유동자산을 일정 수준 이상 보유해야 한다. 또 은행은 기업 예금에 대해서는 40%를, 헤지펀드 예금에 대해서는 100% 지준을 쌓아야 한다.

실제 은행들이 부과하는 수수료도 금융당국이 위험하다고 판단한 핫머니 성격의 자금에 집중됐다. 크레디트 스위스 그룹은 지난 8월 4대 미국은행이 지준 요구율이 가장 높은 예금 자산을 대략 6500억달러 가량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로비 전문 로펌인 아킨 검프 스트라우스 하우어 앤 펠트의 헤지펀드 분야 담당 켈리 몰 헤드는 “오랫동안 거래했던 은행 문이 닫히면서 어디에 현금을 보관할 것인가가 요새 헤지펀드들 사이에서 대화 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은행 예금 대체수단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주 1개월에서 3개월 만기 미국 국채 입찰에서 수요가 몰리면서 금리가 제로로 결정된 것이 대표적인 현상이다.

제롬 슈나이더 퍼시픽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단기자금 헤드는 “은행들이 예금 수신을 기피하면서 대안으로 미국 단기 채권과 초단기 채권펀드, 머니마켓펀드(MMF)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2011년 BNY멜론은 안전자산 선호도가 강화되면서 예금이 몰리자 특정 예금 고객에게 수수료를 부과키로 했다가 일부 고객이 돈을 인출하자 수수료 부과 계획을 취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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