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가 6·4 지방선거 서울시장 경선 후보자의 2배수 압축을 시사하면서, 정몽준 의원과 이혜훈 최고위원 측이 반발하고 있다. 기존 3배수 경선원칙을 깼다는 것이다.
서울시장 경선은 김황식 전 국무총리와 정 의원, 이 최고위원간 3파전 구도였으나, 당 공천관리위가 정밀 여론조사를 실시해 2배수 압축 여부를 판단키로 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2배수 압축이 확정될 경우, 지금까지 각종 여론조사 결과 지지도가 세 후보 가운데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난 이 최고위원의 탈락이 유력하다.
당 일각에서는 김 전 총리에게 친박(친박근혜)으로 분류되는 이 최고위원의 당내 지지를 몰아줘, 정 의원을 앞설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란 관측도 제기돼 공정성 논란이 불이 붙은 상황이다.
정 의원 측은 26일 서면 논평을 통해 “이혜훈 후보의 컷오프는 지금까지 경선원칙을 깨는 것”이라면서 “당 지도부가 주창해 온 흥행에도 도움이 안 되며 많은 당원과 여성유권자들의 신뢰를 깨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컷오프 기준인 여의도연구원 여론조사에서 이혜훈 후보는 7% 지지율을 보였다”면서 “김충환 전 의원도 4년전 경선에서 한자릿수 지지율을 보였지만 컷오프 대상으로 거론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최고위원 측 역시 “원칙상 말이 안되는 처사”라고 반발했다. 이지현 이혜훈캠프 대변인은 “그간 3배수 혹은 3배수 이상으로 경선을 하겠다는 게 당의 공식입장이었다”면서 “원칙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했다.
당 공천관리위는 서울시장 경선에 참여할 세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정밀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오는 27일 중으로 보고 받기로 했다. 이날 2배수 압축이 현실화될 경우 경선을 둘러싼 내홍은 상당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