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오는 24일부터 열리는 프로 게임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 플레이오프(PO)에서 삼성전자 칸과 KT 롤스터가 3전2선승제로 맞붙는다. KT는 앞서 벌어진 준PO에서 CJ 엔투스를 팽팽한 접전 끝에 2대 1로 이기고 올라온 바 있다.
당시 어느 팀이 이미 PO에 진출한 삼성전자와 겨룰지에 관심이 쏠렸는데, 결국 KT가 삼성전자의 상대가 된 것. 지난해 우승팀인 KT가 삼성전자를 이기고 결승전에 오를지 프로게임 팬들의 이목이 집중돼 있다.
최근 세 회사의 행보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다소 엉뚱한(?) 관점에서 이 경기의 결과에 주목할 것이다.
KT, CJ(001040)는 요즘 삼성과 각각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KT와 CJ 두 회사는 사이가 매우 좋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각사의 이해관계에 따라 `갈등`과 `밀월`이 이뤄지고 있는데, 삼성과 CJ가 `사촌사(社)` 관계인 점을 볼 때 `피는 물보다 진하다`라는 말이 무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과 먼저 각을 세운 것은 KT다. KT는 지난달 초 트래픽 과다 유발을 이유로 삼성전자(005930) 스마트TV의 인터넷 접속을 차단하는 초강수를 뒀다. 5일 만에 접속이 재개됐지만 양측의 감정에는 돌이킬 수 없는 골이 패였다.
KT의 공세는 여전히 진행중이다. 이석채 KT 회장은 19일 기자간담회에서 스마트TV 문제는 물론 비싼 휴대폰 가격에 대해 작심한 듯 삼성을 겨냥한 독설을 쏟아냈다.
그는 "통신요금이 비싼 이유는 국내 제조사들의 단말기 공급 가격이 해외에 비해 비싸기 때문"이라며 "스마트TV는 통신망을 이용해야 하는데 전력과 같은 통신망을 공짜로 쓰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CJ와 삼성 간의 신경전도 점입가경이다. 지난달 14일에는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남인 이맹희 씨(이재현 CJ 회장의 부친)가 동생인 이건희 삼성 회장을 상대로 상속 소송을 제기했다.
이맹희 씨 측은 당초 7000억원대로 예상됐던 소송가액을 2조3000억~2조4000억원 규모로 높이기로 해 양측의 갈등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상태다. 설상가상으로 지난달 CJ는 삼성물산 직원이 이재현 CJ 회장을 미행했다며 고소,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다.
그러나 각각 삼성과 `전면전`을 치르고 있는 KT와 CJ의 사이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CJ헬로비전은 올해부터 KT의 망을 빌려 이동통신재판매(MVNO) 서비스 `헬로 모바일`을 제공 중이다. KT는 MVNO 의무사업자인 SK텔레콤보다 좋은 조건으로 망을 빌려줬다.
KT도 CJ의 풍부한 콘텐츠를 원활히 제공받고 있다. 최근 KT는 N스크린 서비스 `올레TV 나우`에 CJ E&M(130960)의 tvN 등 10개 채널을 공급받았다. CJ도 유사 N스크린 서비스 `티빙`을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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