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조용철기자] 4년여동안 끌어온 새만금 간척사업 행정소송에서 재판부가 사실상 환경단체의 손을 들어줘 새만금 사업을 둘러싼 논란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강영호 부장판사)는 4일 환경단체 등이 새만금 간척사업의 취소를 요구하며 정부를 상대로 낸 새만금간척사업 정부조치계획 취소 등 청구소송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원고 일부승소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2001년 농림부장관이 원고들에 대해 공유수면매립면허 등 취소신청 거부처분을 내린데 따라 이를 취소해달라는 원고측의 주장에 대해 "공유수면매립법상 사유가 발생했는데도 불구, 농림부장관이 공유수면매립면허 및 사업시행인가처분을 취소하거나 변경하는 등 필요한 처분을 하지 않은 채 거부처분을 한 것은 위법하다"며 원고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그러나 91년 농림부장관이 한 공유수면매립면허처분 및 새만금간척종합개발사업 시행인가처분은 각각 무효임을 확인해달라는 주장에 대해 "정부조치계획상 순차개발방식에 따른다면 동진수역의 경우 농업용수로서 수질관리가 가능한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므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2001년 국무총리와 농림부장관이 새만금 간척종합개발사업에 대한 정부조치계획과 이에 대한 세부실천계획을 취소하라는 원고측 주장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 아니므로 소송을 각하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방조제사업 진행 중단여부에 대해서는 보강공사만 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그동안 방조제 보강공사를 진행했고 오는 12월부터 물막이 공사를 하므로 보강공사 금지처분 또는 집행정치처분을 내리지 않고 보강공사를 계속 진행하라"고 판시했다.
이에 앞서 법원은 지난달 17일 새만금 간척지의 용도와 개발 범위를 검토하기 위한 위원회를 구성하고 환경평가를 다시 할 때까지 방조제 공사를 미루라는 내용의 조정권고안을 냈다. 그러나 조정안에 대해 환경단체는 수용 입장을 밝혔지만 농림부는 "방조제 완공을 앞두고 국책사업을 중단할 수 없다"고 거부했다.
환경단체측 변호인인 박태현 변호사는 이번 판결에 대해 "원고들이 제기한 선택적 청구란 둘 중 어느 하나의 청구를 받아들여달라고 청구하는 것"이라며 "따라서 이번 판결은 원고들의 청구취지대로 받아들여진 사실상 원고 승소판결"이라고 밝혔다.
새만금 간척 사업은 2003년 7월 환경단체측의 `사업중지가처분 소송` 승소로 7개월 가량 중단됐지만 지난해 1월 열린 항고심에서 법원은 1심 결정을 취소하고 농림부측의 항고를 받아들여 사업이 재개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