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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차이냐오 IPO 신청서를 홍콩거래소에 제출했다. 다만 공모가와 공모 규모 등 구체적인 조건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차이냐오는 이번 공모로 10억~20억달러(약 1조 3500억~2조 7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전망이다. 미국 뉴욕 증시에서 50억달러(약 6조 7000억원)를 조달한 영국 반도체 설계회사 ARM에 이어 최대 규모 IPO다.
현재 차이냐오 지분 69.54%를 보유하고 있는 알리바바는 IPO 이후에도 지분을 50% 이상으로 유지해 차이냐오를 자회사로 둘 계획이다. 알리바바가 2013년 공동 설립한 차이냐오는 중국 본토 내 당일배송·글로벌 72시간 배송을 내세워 기업가치 1000억위안(약 18조 5000억원)의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다. 차이냐오의 매출에서 알리바바가 차지하는 비중은 30% 안팎이다.
차이냐오는 지난해 말 기준 전 세계에서 15개의 대형 물류센터를 직접 운영하고 있으며 중국 내 3000개 이상, 전 세계 300개 이상의 물류회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차이냐오는 하루 480만개의 택배를 배송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국경을 넘어 배송하는 해외 소포는 연 15억개에 달한다.
차이냐오 상장은 알리바바의 사업 재편 계획 이래 나온 첫 자금 조달 계획이다. 알리바바는 지난 4월 클라우드 부문, 전자상거래 부문 타오바오·티몰, 물류 부문 차이냐오, 디지털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그룹 등 6개 사업부로 분할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알리바바가 전액 출자한 타오바오·티몰을 제외한 나머지 6개의 사업부는 모두 독립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별도로 상장을 추진할 예정이다. 알리바바는 식료품 사업 프레시포를 먼저 상장하는 방안도 고려했으나, 중국 내수 시장이 위축으로 소비재 기업 주가가 하락해 상장 시기를 미루고 있다.
차이냐오 상장으로 올해 침체를 맞은 홍콩 IPO 시장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딜로이트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홍콩거래소의 IPO 금액은 전년대비 61%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51개의 기업이 홍콩 IPO를 통해 640억홍콩달러(약 11조원)를 조달했지만, 올해는 44개 기업이 247억홍콩달러(약 4조 2700억원)를 조달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차이냐오의 상장 신청은 투자 심리 침체로 스타트업이 상장에 나서지 못하고 홍콩 증시가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중요한 시기에 나왔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