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전지역의 지난 1분기 경제(GDP) 성장률은 전년 동기대비 8.4%를 기록했다고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전체는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지만 IT 기업이 몰린 선전의 경제성적은 나쁘지 않은 편이다. 특히 베이징이나 상하이와 견줘서도 월등한 성적이다.
이러다보니 기업이나 직원들이 선전 내에서 버틸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쉬친 선전시장은 지난달 최근 몇년 간 1만5000개이 기업이 선전을 떠났다고 밝혔다.
중국의 떠오르는 IT공룡 하웨이를 포함한 많은 기업이 둥지를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다른 IT기업 ZTE는 이미 휴대폰 생산과 조립라인을 광동 북부지역으로 7월까지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런정페이 하훼이 회장은 이미 회사의 비용부담을 잘 알고 있고, 부동산가격이 선전의 경쟁력을 갉아먹을 것이라고 경고했을 정도다.
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들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IT 기업이 많은 선전의 특성상 근로자 평균나이는 31세로 젊은 편이다. 이들의 평균소득은 연 4만4633위안(786만원)이다. 중국 전체와 비교했을 땐 소득수준이 높은 편이다. 하지만 선전에서는 소형 아파트 한채 사기도 벅찬 상황이다.
앨런 진 미즈호증권 부동산리서치 부문 대표는 “높은 주택가격은 결국 경제적 역동성을 타격할 것”라고 강조했다. 그는 “치솟는 집값은 재능있는 스타트업 기업가를 끌어들이려던 선전의 야심을 꺾을 것”면서 홍콩을 예로 들었다. 홍콩도 살인적인 거주비용 때문에 혁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선전의 집값 상승은 태생적 한계와 규제실패가 어우러진 합작품이다. 선전의 면적은 1997제곱킬로미터로 중국 내 다른 대도시와 비교할 때 협소한 편이다. 상하이의 3분의 1, 베이징의 8분의 1 수준이다. 땅이 좁다 보니 토지이용비율이 50%를 넘어 홍콩의 두 배나 된다. 새로 공급할 수 있는 토지가 워낙 제한되다 보니 부동산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최근 중국 정부가 비거주자의 주택매입 규제를 풀면서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왕 후이 중국국제금융공사(CICC) 애널리스트는 “선전 집값이 이렇게 가다가는 경쟁력을 상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왕후이는 선전 시가 토지이용도를 높이기 위해 도심 재개발이나 주변 지역과 통합해 시의 행적구역을 넓히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