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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민정 기자] 훈남 직원들만 채용하면서 섹시한 이미지로 여성 고객들을 사로잡는 전략을 펼쳐왔던 미국 의류브랜드 `아베크롬비 앤드 피치`(A&F)의 고용 정책이 바뀐다.
아베크롬비가 24일(현지시간)부터 고용과 관련한 정책에서 `외모와 스타일` 조건 부문을 없앤다고 불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12월 회사를 떠난 마이크 제프리스 전 최고경영자(CEO)의 유산을 모조리 없애게 됐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로써 더이상 아베크롬비에서 점원으로 일하기 위해 잘 생기거나 식스팩을 갖춘 몸짱일 필요가 없게 됐다. 남성 점원들은 그동안 금지돼 왔던 수염도 기를 수 있게 됐다.
차기 A&F CEO 자리를 노리는 크리스토스 앤젤리데스 아베크롬비 브랜드부문 대표는 “이같은 변화는 더많은 고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계획의 일환”이라며 “너무나 오랫동안 매장 운영과 의류 구성 등이 제프리(전임 CEO)의 입맛에 맞게 운영돼 왔다”고 말했다.
또한 회사측은 앞으로 점원들이 손님들에게 멋있게 보이기 위해 자신의 외모에 집착하기보다 실제 의류 판매에 집중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992년 이후 20여년간 아베크롬비를 이끌었던 마이크 제프리스는 지난해말 이사회 압박에 못이겨 회사에서 사실상 쫓겨났다. 제프리스는 지난 20년동안 큰 로고와 선정적인 광고 등을 내세워 아베크롬비를 10대들이 선호하는 세련된 브랜드로 만들어 존경을 받아왔지만 무리한 해외사업 확장과 어설픈 브랜드 런칭 등으로 하락세를 겪기 시작했다. 아베크롬비는 11분기 연속 판매가 감소한데다 지난해엔 이익이 77% 가량 급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