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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시장도 스마트폰 성장둔화 '직격탄'.."정점 찍나"

오희나 기자I 2014.08.04 10:49:39

가트너, "내년이후 D램 업황 둔화"..반도체 업황 정점 찍어
삼성電·SK하이닉스 앞다퉈 ''증설''..공급과잉 재현 전망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불안한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스마트폰 성장 둔화와 반도체 기업들의 증설 이슈가 맞물리면서 올해를 기점으로 반도체 업황이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4일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세계 D램 업황은 올해를 고점으로 내리막길을 걸을 것으로 관측된다. D램 가격은 올해 2013년대비 5.1%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2015년 19.5%, 2016년에는 44.2%로 급락세를 보일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올해는 공급부족 현상에 따라 D램 매출이 18.8%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에는 1.3% 증가하는데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D램 수요를 이끌었던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가 한풀 꺾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성장동력이었던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어 모바일 D램 수요가 줄어 공급 과잉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 여기에 올해 윈도XP 서비스 종료에 따른 교체 수요로 견조했던 개인용 컴퓨터(PC)수요가 내년부터는 다시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민희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만 파운드리, 패키징업체들이 4분기부터 가동률 하락을 예고하면서 최근 주가가 급락하고 있는 게 반도체 시황을 보여준다”며 “공격적으로 재고를 비축했던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3G 수요 감소와 기대이하의 롱텀에볼루션(LTE) 판매로 인해 하반기 재고조정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LTE 서비스 개시를 겨냥해 중국 현지 주문자 상표 부착방식(OEM)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재고를 축적했지만, 1분기 중국 LTE 스마트폰 판매량이 4000만대에 그쳤고, 2분기 말 가입자도 1억3900만 명으로 예상보다 저조해 하반기 부품 재고 조정이 나타날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세계 D램 시장을 이끌고 있는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가 모바일 D램 비중을 높이고 있어 이러한 우려에 힘을 싣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모바일 D램 비중(2분기 기준)은 각각 40%, 35% 수준이지만 이보다 더 높이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여기에 삼성전자의 화성 17라인 투자와 SK하이닉스의 M14 증설이 예정돼 있어 공급도 증가일로다. 앞서 증설을 발표했던 마이크론은 하반기부터 가동을 시작해 생산능력이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시장에서는 치킨 게임을 끝내고 과점체제를 형성한 반도체 업황이 다시 공급과잉이 재현되면서 하향곡선을 그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체감경기는 중국이나 대만보다 반박자 정도 늦다”며 “3분기 실적은 성수기 영향으로 일시적으로 좋아질 수는 있겠지만 당장 다음 달부터 기업들의 체감경기는 악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가장 큰 시장인 중국에서 LTE 수요가 늘어야 하는데 규모가 작고 증가 속도도 늦다”며 “수요는 하락 위험이 있는데 공급만 증가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 연구원은 “연초 이후 시작된 반도체사이클이 정점에 달했다”며 “주요 기업들의 신규 공장 건설로 올해 4분기 이후 D램 수급 악화 우려가 증가하고 있어 실적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낮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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