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나주에서 초등학교 1학년 여학생이 잠을 자다가 이불째 납치돼 성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국민적 공분이 일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31일 대국민 사과를 표명하고 경찰에 조속한 검거를 지시했다.
경찰 수사 내용을 토대로 범인이 초등학생을 납치하고 성폭행한 뒤 도주한 사건을 시간대별로 재구성한다.
평소 지역아동센터를 좋아했던 초등학교 1학년 A(7)양은 지난 30일 밤에도 공부를 마치고 거실에서 잠이 들었다.
술을 마시고 들어온 아빠는 안방에서 오빠와 언니, 여동생과 잠들었고 A양은 거실에 혼자였다.
PC방을 즐겨 다니던 엄마는 밤 11시께 PC방을 갔다가 새벽 2시30분께 귀가했다. 방에서 자던 엄마가 막내 소변을 뉘여주기 위해 새벽 3시께 화장실을 갔을때도 A양은 거실에서 잠들어 있었다.
평화롭게 잠을 이어가던 A양은 얼마가 지났을 지 모르는 시간에 이불의 뒤척임에 눈을 떴다.
순간 온 몸이 얼어붙었다. 괴한이 자신을 이불째 안고 어두운 밤 거리를 걷고 있는 것이었다.
극한의 공포심을 느낀 A양은 “살려달라”고 애원했다. 하지만 괴한은 “삼촌이니까 괜찮다. 같이 가자”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집 안까지 침입해 A양을 이불째 들고 나온 괴한은 집 앞에서 왼쪽으로 돌아 영산강변으로 향했다.
괴한은 4분여를 걸어 영산강변도로에 도착해 계단을 올라 도로를 건넜다.
괴한은 곧장 영산강 둔치로 내려가 A양을 상대로 금수같은 짓을 저질렀다. 그리고 괴한은 알몸인 A양을 그대로 방치하고 달아났다.
직장이 파열되는 등 심각한 부상을 입은 A양은 300m 거리의 지척에 있는 집으로 가지 못했다.
A양은 있는 힘을 내 도로 인도까지 올라갔으나 더이상 발걸음을 옮기지 못하고 쓰러졌다. 그리고 정신을 잃었다. A양이 쓰러진 곳 5m 앞에는 속옷이 떨어져 있었다.
이날은 제14호 태풍 덴빈이 전남 지역을 강타해 나주에는 폭우가 쏟아졌다.
태풍속에서 추위와 공포심, 극심한 통증에 벌벌 떨면서 눈물을 흘렸을 A양은 수시간 째 폭우를 가녀린 몸으로 견뎌내야 했다.
A양은 이날 경찰의 대대적인 수색 끝에 오후 1시께 쓰러진 현장에서 발견됐다. 옷을 걸치지 않았고 온 몸은 젖어 있었다. 얼굴의 멍 자국과 신발을 신지 않은 발은 끔찍했던 사건을 드러내고 있었다.
경찰은 괴한이 A양의 집 구조를 잘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고 성폭행 전과자나 정신질환자 등을 상대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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