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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엿보기)시장의 별이 된 ''KTB마켓스타주식A''

배장호 기자I 2006.11.17 15:15:06

가치투자를 지향하면서도 정적이지 않고 역동적인 펀드

[이데일리 배장호기자] 지난해 활활 타오르던 증시를 뒤로 한채 오랜 횡보 중인 올 증시에서 혜성처럼 나타나 빛을 발하는 펀드가 있다.

그 주인 공은 KTB자산운용의 'KTB마켓스타주식 A'.

 
지난해 3월 처음 설정된 이후 꾸준한 성과에도 불구 운용회사의 낮은 브랜드 인지도 때문에 주목받지 못했지만 최근 수탁고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며 일약 스타펀드로 부상하고 있다. 

'KTB마켓스타주식 A'의 설정액은 지난 14일 기준으로 1046억원. 불과 두달전만해도 500억원대에 불과하던 펀드 규모가 금새 두배 증가했다. 국민은행 등 메이저급 펀드 판매회사들을 통하지 않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무서운 성장세다.

이 펀드의 급부상 비결은 단연 돋보이는 펀드 성과다. 펀드평가회사 제로인에 따르면 이 펀드의 1년 수익률(14일 기준)은 26.87%로 전체 주식형펀드 중 상위 1% 이내다. 같은 기간 유형 평균 수익률은 10.62%에 불과해 월등한 성과를 자랑하고 있다.



◇"특별할 게 없어 보이지만.."

이 펀드의 운용 스타일을 들여다보면 다소 의아한 느낌을 받게 된다. 일반 대형성장주 스타일의 펀드와 특별히 차별화된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여타 펀드보다 차별화된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펀드가 투자하고 있는 주요 종목을 살펴보면(9월말 현재), 삼성전자(14.75%), 하이닉스(8.66%), 현대중공업(4.34%), 우리금융(4.07%), 국민은행(3.03%), 현대차(2.99%), 한국전력(2.62%), 신한지주(2.53%), SK텔레콤(2.35%), GS(2.10%) 등이다.

전기전자 등 대형 첨단주와 은행주, 조선주 등 보통의 대형성장주펀드들이 선호하는 종목들로만 채워져 있다. 피터 린치 표현대로 '10루타 종목'이라고 할만한 종목도 눈에 띄지 않는다.

이 펀드의 운용을 책임지고 있는 이재현 KTB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특별할 것이 없다. 다만 종목의 가치 평가를 스스로 평가한다"고 말한다. 그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을 곧이 곧대로 믿지 않는다고 한다.

그들이 틀렸다기 보다는 스스로 납득할 수 있어야 투자를 할 수 있다는 지론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시류에 흔들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오르고 있는 종목을 수익률에 쫓겨 종목을 사들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남들은 다 먹는데 나만 못먹고 있다"면 요지부동인 내 종목을 털어내고 오르고 있는 종목을 채워 넣고 싶은 것이 펀드매니저들의 솔직한 심정인데 말이다.

얼핏보면 또 이해가 안가는 구석이 있다. '마켓타이밍'의 귀재로 정평이 나있는 KTB운용이 '가치투자' 냄새가 나는 소릴 하다니 믿어야 할지 의문스럽단 얘기다.

이 본부장은 '마켓스타펀드'는 단기적인 시각으로 운용하는 펀드가 아니라고 말한다. "지난해는 좋은 주식을 사서 그냥 가지고 있기만 해도 충분히 수익이 났다. 하지만 올해는 상대적으로 더 싼 주식을 찾아야 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가치투자는 바로 이런 것"이라고 설명한다.

◇"유연한 가치투자(?)"

그렇다고 이 펀드가 통상 생각하는 가치주펀드와는 또 다른 구석이 있다. 전형적인 가치투자펀드인 '한국밸류10년펀드'처럼 우직하게 10년후를 보면서 투자하지는 않는다.

실제로 이 펀드의 회전율은 대략 연 200% 수준으로 보통의 주식형펀드와 다를 바 없다.

이 본부장은 "투자자들이 가치투자에 대해 오해하는 것이 있다. 지금 싼 주식이 언제나 싸지는 않다. 싼 주식을 사서 무조건 들고 있는 것이 아니라 매 분기마다 스스로 가치평가를 해 적정 가치를 회복했다고 판단되면 가차없이 내다판다"고 말한다.

가치 투자를 지향하면서도 정적이지 않고 역동적이다. 이 본부장은 올해 같은 장에서는 기업의 가치 뿐만 아니라 매매타이밍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지난해와 달리 지수는 답보하는 반면 개별 종목별로 등락이 수시로 엇갈리다 보니 '바이앤 홀드' 전략만으로는 시장을 이길 수가 없다는 것이다.

기업의 미래성장가치도 이 펀드의 1차적인 관심사는 못된다. "삼성전자와 같은 초우량 기업에 대해서도 5년 후를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는데 하물며 다른 기업들이야.."

결국 이 펀드가 지향하는 가치는 '현재의 가치'이지 미래가치는 부차적인 셈이다.

이 본부장은 "투자는 항상 기간과 돈이라는 한계가 주어진다"며 "지금 1만원하는 주식이 앞으로 5년 후 10만원까지 간다고 하더라도 지금 여력이 없다면 팔아야 하는 것이 투자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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