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인하 "실익없다"

김수헌 기자I 2006.02.07 13:18:52

4000만원 기준은 유지 전망
금융소득 분리단일과세 검토 가능성 제기


[이데일리 김수헌기자]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이 현행대로 4000만원이 유지될 전망이다. 그러나 현재 종합과세대상인 금융소득을 중장기적으로 분리과세로 바꾸면서 단일세율을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금융소득종합과세란 이자나 배당금 등 금융소득이 4000만원을 넘으면, 초과분을 다른 소득(근로소득 사업소득 임대소득 등)에 합산해 8~35%의 소득세 누진세율을 적용하는 제도를 말한다.

◇현행 기준, 왜 유지하나

7일 정부가 준비중인 중장기 조세개혁안에 따르면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은 현행 4000만원이 유지될 전망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금융소득을 종합과세 대상에서 빼 별도의 단일세율로 분리과세방안도 검토될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제도하에서는 예컨대 사업소득으로 6000만원을 버는 A씨의 금융소득이 5000만원이라면 금융소득 가운데 1000만원(4000만원 초과분)을 사업소득과 합한다.  A씨는 7000만원 소득에 대해 8~35%의 누진세율을 적용받는다. 물론 금융소득 5000만원에 대한 이자소득세나 배당소득세 등은 원천징수(15%)된다. 

그러나 만약 단일세율과세가 실시된다면 앞으로는 A씨가 6000만원에 대해 누진 소득세율을 적용받고, 5000만원에 대해서는 기준초과분(1000만원)을 사업소득에 갖다붙여 종합과세하는 것이 아니라 따로 단일세율을 적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우선 정부가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을 현행대로 유지하려는 이유는 명분은 있지만 실익이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금융소득종합과세가 부부합산이 배제돼 있고 과세 형평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준 인하가 마땅한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2003년 기준으로 금융소득 `4000만원 초과`하는 고액소득자 수는 1만 9357명, 소득금액은 3조 9360억원인 반면 `4000만원 이하`는 사람수로는 2만 7714명이지만 소득금액은 2614억원에 불과하다.

역삼각형 소득구조이기때문에 기준금액을 인하해봐야 과세형평성 제고 효과가 별로 없다.

전문가들은 "자본이동성이 높은 국제금융 환경에서 금융소득에 대한 과세강화는 자본 유출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하고 있다.

따라서 기준금액을 낮추더라도 점진적으로 하든지 아니면 4000만원 이하 금융소득자의 전체 소득금액이 4000만원 이상 대비 상당한 수준에까지 오르는 시점에서 검토하는 것이 맞다는 지적들도 많다.

◇분리과세 현실화되나?

금융소득을 분리과세하면서 단일세율을 적용하는 방안에 대해 정부는 아직 심도있는 검토는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선진국 중 일부가 국가간 이동성향이 강한 금융자본에 대해서는 분리과세를 통해 세부담을 줄이는 경향이 있는만큼 향후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정부가 가능성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일정기준 초과되는 금융소득에 대해서는 높은 단일세율을 적용하고, 그 이하에 대해서는 낮은 세율을 적용하는 방안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분리 단일과세에 대해서는 중장기적으로 연구해 볼 사안이며 아직 전혀 방향을 잡지 않고 있다고만 밝히고 있다.

한편 금융소득종합과세는 지난 96년말 실시됐으나 외환위기로 97년말에 유보됐다가 2001년 1월부터 다시 시행됐다.

종합과세 대상 금융소득은 부부합산 기준으로 연간 4000만원을 초과하는 경우였으나 지난 2002년 8월 위헌판결에 따라 기준이 개인별 4000만원으로 바뀌었다. 사실상 가구당 8000만원으로 올라간 셈이다. 4000만원 이하의 금융소득에 대해서는 현재 15%의 세율로 원천 징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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