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이정훈기자] 외국인이 12일 선물시장을 통해 삼성전자와 인텔 등 핵심 기업들의 `어닝 서프라이즈`에 대한 베팅을 시작했다.
이들 기업들이 노출할 재료의 내용과 이에 대한 외국인의 현,선물 투자 태도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35분 현재 외국인은 주식시장에서 151억원 어치 순매수로 매수 강도를 다소 낮추고 있으나, KOSPI200선물시장에서는 6210계약에 이르는 대규모 순매수를 보이며 2000억원 이상 프로그램 순매수를 이끌어내고 있다.
현물시장에서의 지속적인 순매수와 달리 선물시장에서는 매수나 매도 어느 쪽으로도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않던 외국인이 이처럼 선물 누적순매수를 공격적으로 늘리자 시장에서는 13일(현지시간) 인텔, 16일 삼성전자의 실적 호조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고 있다.
대투증권 지승훈 차장은 "선물시장의 외국인이 주요 기업들의 실적에 대한 베팅에 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기업실적 호전이 크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고 이후 전망도 좋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외국인이 선물 매수로 상승쪽에 베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현물 매수에 따른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매도 포지션을 쌓았던 선물시장에서 수익 극대화를 위해 단기적으로나마 순매수 포지션을 늘리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얘기다.
굿모닝신한증권 서준혁 과장도 "최근 지정학적 리스크 때문에 선물 매수 포지션을 줄여놓았던 외국인이 미국과 우리 시장의 실적 모멘텀을 감안해 이번 주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고 다시 포지션을 메우는 것 같다"고 추정했다.
이처럼 외국인의 선물 매수가 늘어날 경우 오늘 시장에서처럼 시장 베이시스가 개선돼 프로그램매수가 유입되며 지수를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다.
서울증권 이영 연구원은 "외국인이 매도 주체의 부재라는 시장 흐름을 정확히 보고 선물 매수를 통해 프로그램매수를 유도해 시장을 상승시키고 있다"며 "이 속도대로라면 매수차익잔고는 9000억원~1조원 규모까지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이미 2000억원 이상의 프로그램 순매수가 유입된 만큼 추가로 많아야 2000억원 정도의 매수가 가능할 것으로 보여 이것만으로는 지수를 더 크게 끌어올릴 여지는 적은 것으로 보인다.
또 인텔과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발표가 며칠 남지 않은 상황에서 외국인의 선물 매수가 단기에 청산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한다. 결국 시장의 관건은 실제 이들 기업의 실적이 좋을지, 또 실적이 좋다면 재료 노출 이후 선물을 통한 외국인의 선취매가 현물 매수로 전환될 지 여부에 달려있다.
지승훈 차장은 "선물시장에서 단기적인 매수전략을 구사하고 있는데 이런 선취매의 성격상 재료 노출 이후 매수했던 선물을 매도로 청산하고 이 부분을 현물 매수로 전환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현물 매수로 이어질 지에 관심을 가져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준혁 과장도 "일단 미국 증시가 견조하게만 움직여준다면 적어도 삼성전자 실적 발표일까지는 외국인이 선물 매수세를 유지할 순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