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發 급매 ‘숨 고르기’
10억 빠진 가격에도 매수자 관망세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 소폭 반등
[이데일리 김은경 최정희 이다원 기자] 지난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 인근 줄지어 선공인중개업소. 지난 1월 말 이재명 대통령의 다주택자 규제 발언 이후 급매가 쏟아지며 한때 분주했던 것과 달리 현장은 조용하게 한 템포 숨을 고른 모습이었다.
현장 중개업소들은 “급매는 이미 한 차례 다 소화됐다”고 입을 모았다.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일정 수준 이하로 가격이 떨어지면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는 경우도 있다”며 “더 낮춰서는 못 판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고 했다.
65억원을 웃돌며 거래되면 원베일리(전용 84㎡)는 최근 호가가 57억~60억원 수준으로 내려왔다. 실거래 기준으로는 55억원 안팎이 바닥선으로 거론된다.
 | |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 인근 한 공인중개업소에 급매 매물이 붙어 있다.(사진=김은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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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수자들은 가격이 더 떨어지길 기다리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는 강남, 송파 등 강남3구 전반에서 유사하게 나타난다. 압구정 현대아파트 인근 B중개업소 관계자는 “이미 5억~10억원 정도 가격이 빠졌는데도 매수자들은 더 떨어져야 산다는 분위기”라며 “급매로 나왔던 물건들도 이제는 급매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 |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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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도자와 매수자 간 가격 눈치싸움이 이어지며 전반적인 관망세 분위기는 가격 흐름에도 나타난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3월 넷째 주(23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6% 상승하며 전주(0.05%)보다 오름폭이 소폭 확대됐다. 7주간 이어지던 상승폭 둔화 흐름은 일단 멈춘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을 매물이 한 차례 쏟아진 이후 나타난 조정 국면으로 보고 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최근 집주인들 사이에서 ‘더 낮춰 파는 게 의미 있나’라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며 “고가 주택 급매 거래량이 줄면서 향후 집값 하락폭이 더 확대되기보다는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