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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분양한 아파트 열채 중 아홉채는 중소형

이승현 기자I 2015.10.18 14:47:32

인구구조 변화, 전세난 등으로 실수요자 중소형 선호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새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중소형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올해 공급된 전체 물량 중 중소형 아파트 비율이 9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형 아파트의 공급물량이 90%를 초과한 것은 2000년 이후 처음이다.

18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10월 현재까지 분양물량(재건축·재개발 포함)은 총 33만 8674가구로 이미 지난해 1년간 분양 물량(33만 854가구)을 넘어섰다. 이 중 수요층에게 인기가 높은 전용 85㎡ 이하 중소형이 31만 3912가구로 전체의 92.7%에 달했다.

과거 전용 85㎡ 이하 비중은 2000년 71.8%에서 2001년 80.9%, 2002년 83.8%까지 증가했다가 이후 2006년 66.3%, 2007년에는 최저치인 63.5%까지 줄었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택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중대형을 중심으로 미분양·미입주 등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다시 중소형 공급이 늘기 시작해 2013년 88.8%, 지난해 89.8%에 이어 올해 90%를 넘어선 것이다.

중소형 아파트의 선호 현상은 주택시장이 전세난 등으로 인해 실수요자 시장으로 바뀐 영향이 크다. 전세수요가 매매로 전환하는 경우가 늘면서 이들 실수요자가 거주할 만한 작은 주택들이 인기를 끄는 것이다.

1~2인 가구가 증가하고 있고, 안목치수 도입과 발코니 확장 허용, 건설사의 신평면 개발로 중소형 아파트의 실사용 면적이 늘어난 점 등도 중소형 수요 확대의 큰 요인이다.

특히 전세난이 심한 서울의 경우 이런 현상이 더욱 두드러진다. 올해 서울의 분양아파트는 총 2만 1802가구로 전용 85㎡ 이하 중소형 물량이 95%(2만 702가구)인 반면 85㎡ 초과 중대형은 5%에 불과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최근 주택시장을 움직이는 수요자의 연령층이 30∼40대로 낮아진데다 베이버부머 세대들은 경제난과 조기 은퇴 등으로 주거를 과소비할 여유가 없어졌다”며 “주택시장에 실속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중소형 수요는 계속해서 증가 추세에 있다”고 말했다.

이미윤 부동산114 과장은 “최근 주택시장에 전용 70∼75㎡, 전용 90∼95㎡의 틈새 평면이 인기를 끄는 것도 최대한 작은 면적으로 상대적으로 넓은 면적에 사는 효과를 얻기 위한 것”이라며 “실수요자들은 관리비나 부대비용, 세금 등을 먼저 따지기 때문에 중소형 선호 현상은 상당기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장기적으로 이러한 주택 공급 불균형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대형 건설사의 관계자는 “지방은 물론 최근 추진하는 서울 재개발·재건축 사업에서도 중대형 공급이 줄어들고 있어 중대형 기본 수요가 있는 일부 강남권에서는 중대형 공급부족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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