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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에 푹 빠졌어요"..뉴욕을 달군 `K팝 축제`

이정훈 기자I 2013.08.21 11:49:09

2013 뉴욕 K팝 페스티벌, 후끈..700여명 성황
다양한 체험 이벤트..K팝 넘어 한국문화 전파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한국어는 몰라도 한국 가수들의 뮤직비디오를 열심히 보면서 노래와 춤을 따라 하는 게 일상이 됐어요. 또 이제는 K팝(K-POP) 덕에 한국 문화에도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K팝이 흘러 나오자 관객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흥을 돋구고 있다.
이렇게 한국의 대중가요를 사랑하고, 나아가 한국 문화에도 관심을 가지게 된 미국인들이 직접 참여한 축제가 뉴욕의 밤을 뜨겁게 달궜다. 이 축제는 20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에 있는 뉴욕대(NYU) 스컬볼센터에서 열린 ‘2013 뉴욕 K팝 페스티벌’이다.

올해로 3회째인 이 페스티벌에는 총 70여개 참가팀 가운데 온라인 예선을 거쳐 선발된 9개 팀이 K팝 노래와 춤으로 경연을 벌였고, 이를 지켜보기 위해 참석한 700여명의 관객들로 성황을 이뤘다.

개인과 단체 등으로 구성된 9개 본선 진출팀들은 투애니원(2NE1)과 샤이니, 미쓰에이, 애프터스쿨, 이하이, 엑소(Exo), 비 등 K팝을 대표하는 가수들의 노래와 춤을 선보였다.

이날 경연에서 당당 1위를 차지해 오는 10월 한국에서 열리는 최종 결선인 ‘월드 K팝 페스티벌’ 무대에 진출하게 된 아넬 너논(16세)은 미국의 대표 오디션 프로그램인 ‘아메리칸 아이돌 시즌10’에서 본선까지 진출했던 실력자로, 풍부한 성량과 개성있는 음색으로 이하이의 ‘1,2,3,4’를 멋지게 소화했다.

이하이의 노래로 본선 경연에서 1위를 차지해 한국에서 열리는 최종 결선에 진출하게 된 아넬 너논(오른쪽)과 시상하는 손세주(왼쪽) 뉴욕 총영사
너논은 “5년쯤 전에 친구의 소개로 우연히 듣게 된 소녀시대의 ‘초콜릿 러브’라는 노래를 통해 K팝을 사랑하게 됐다”며 “특히 이하이의 멋진 목소리와 특이한 음색을 좋아하는데, 한국에는 이런 가수들이 많다”고 말했다.

경연대회라는 특성상 순위는 가렸지만, 본선 참가자들 모두 K팝에 대한 애정은 남달랐다.

애프터스쿨의 ‘플래시백’을 여성 못지 않은 끼로 소화한 남성 댄스팀 ‘토이 솔져스’ 멤버들은 K팝을 통해 한국 문화 전반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됐다며 “우리나 우리 주변 사람들의 이런 변화가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흥미롭고 신기하다”고 말했다.

도미니카에서 태어나 어릴 때 뉴욕으로 이민왔다는 페르난도 파리아스(18세)는 “미국에서는 미국 음악 뿐만 아니라 유럽과 라틴 음악 등을 폭넓게 듣기 때
경연 이후 본선 참가자들이 합동으로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앞줄 왼쪽 남성이 2위를 차지한 페르난도 파리아스
문에 K팝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에는 빅뱅과 태양, 비 등 멋진 남자 가수들도 많아 K팝을 사랑하는 미국 남성들도 꽤 많다”고 전했다.

이들 경연자들 외에 현장의 관객들도 3시간 가까이 진행된 행사 내내 K팝이 울려 퍼지거나 K팝 가수들의 뮤직비디오가 상영될 때 환호성을 터뜨리거나 자리에서 일어나 춤을 추는 등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아울러 이번 행사는 지난 2년간 경연대회가 주를 이루던 방식에서 벗어나 참석자들이 한국 문화 전반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K팝 경연은 물론이고 비빔밥을 시식하고 한복과 한글 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이벤트 부스를 설치하는 변화를 시도해 높은 호응을 받았다.

또 K팝 페스티벌의 페이스북 페이지와 뉴욕한국문화원 홈페이지, 트위터 등을 통해 K팝 뮤직비디오 패러디와 K팝 뮤직비디오 리액션 컨테스트 등 사전 온라인 이벤트를 개최하는 한편 K팝 팬들이 직접 참여하는 ‘아이 러브 코리아, 아이 러브 K팝’ 한글로 쓰기 이벤트 등 다양한 행사를 동시에 진행했다.

행사를 주관한 뉴욕한국문화원 이우성 원장은 “이번 뉴욕 K팝 페스티벌은 K팝을 좋아하는 팬들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참여형 축제로 기획했다”며 “이를 통해 한국과 달리 K팝을 직접 경험하기 어려운 뉴욕 팬들이 서로 소통하고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장을 마련하고 젊은 K팝 팬들에게 한국 문화가 자연스럽게 접목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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