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000660)는 4일 이사회를 열고, 2시간가량의 격론 끝에 엘피다 본입찰에 제안서를 제출하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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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과 중·미 연합펀드가 입찰에 참여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우선협상대상자는 이르면 다음주 선정된다.
최태원 SK 회장은 이날 이사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전략적으로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한데, 전략적으로 유리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애초 최 회장 등 경영진은 이번 2차 입찰에 참여한다는 쪽을 진지하게 고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차 입찰만 참여하고 2차 입찰에 참여하지 않으면 경쟁사인 엘피다를 실사만 하고 빠지는 모양새가 된다. 일본과의 비즈니스를 해야 하는 SK하이닉스는 일본 정부의 눈치도 봐야 하는 게 현실이다.
물론 SK하이닉스의 인수 의지가 높았던 것은 아니다. 부채가 6조원이 넘는 엘피다를 인수하기에는 부담스럽다는 입장이었다. 제안서는 내지만, 가격을 최대한 낮춰서 쓴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이날 이사회에서는 본입찰에 참여하는 전략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효성이 떨어지는 전략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날 이사회에는 최 회장을 비롯한 새내이사 4명과 사외이사 5명이 모두 참석했다.
특히 공동 입찰 참여를 추진했던 도시바가 이번 딜에서 빠지게 되면서 자금 부담에 대한 우려가 컸다. 주식 시장에서도 SK하이닉스의 엘피다 인수를 못마땅하게 여긴 이유도 그 때문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엘피다라는 큰 회사를 파악하는 데 물리적으로 시간과 정보가 부족했다"면서 "재무 리스크를 분산하기 위해 도시바 등 파트너와의 공동 인수를 모색했지만, 합의에 도달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던 것도 인수를 포기하게 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엘피다 인수 의지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마이크론조차 자금 사정이 넉넉지 않기 때문에 이번 입찰 가격은 전반적으로 낮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만약 하이닉스가 덜컥 인수하게 되는 상황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 회장은 추가로 기업 인수에 나설 것임을 내비쳤다. 최 회장은 "앞으로 인수합병(M&A) 기회가 있으면 적극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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