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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기 싫은 `그날`..직장女 74% 월경전 증후군

정유진 기자I 2012.02.06 11:33:07
[이데일리 정유진 기자] 민소희(여·31·가명)씨는 생리(월경) 예정일이 끼어 있는 매달 셋째주만 되면 어김없이 직장 생활에 어려움을 느낀다.

속은 더부룩함하고 분노와 짜증이 시도 때도 없이 치솟는 한편으로, 집중력까지 흐려져 출근마저 힘겨울 때가 많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산부인과 김태희 교수가 수도권 직장 여성 17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126명(74%)이 월경전 증후군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김 교수에 따르면 월경전증후군은 ▲경미한 정신적 장애 ▲더부룩함 ▲체중 증가 ▲유방 통증 ▲근육통 ▲집중력 저하 ▲식욕 변화 등 7가지 증상 중 1가지 이상이 생리 시작 4~10일 전에만 국한돼 나타나는 질환이다.

직장을 다니지 않는 여성들의 월경전 증후군 유병률에 비해 높은 수치다. 지난 2008년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최두석 교수팀이  국내 여성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34%가 월경전 증후군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여성이 월경전 증후군으로 인한 복통으로 괴로워하고 있다.

김 교수는 “직장 여성에서 월경전 증후군이 더 많이 나타나는 것은 과중한 업무, 승진 등의 직장 내 스트레스, 경쟁적 상황으로 인해 청소년기만큼 예민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결혼한 직장 여성들은 육아와 직장 업무를 동시에 해야 하는 스트레스로 월경전 증후군이 잘 나타난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증상(복수 응답 가능)으로는 배부름과 더부룩함(72.4%)이 가장 많았으며, 분노나 짜증(61.8%), 체중 증가(59.8%), 불면증(51.2%), 집중력 저하(48.2%), 졸림(34.1%), 구토나 어지러움(29.4%) 순이었다.

직장 여성에서 월경전 증후군은 업무 능률 저하, 대인 관계 문제 등 직장 생활에 커다란 장애를 초래할 수 있지만 아직 특별한 치료법과 예방법이 없다.

김 교수는 “월경전 증후군은 질환이지만 아직 치료법이나 예방법이 명확하게 밝혀진 게 없다”며 “월경전 증후군을 질환으로 인식하고자 배려하는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 형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개인적으로 적극적인 스트레스 관리, 식습관 개선, 생활 패턴 변경 등 월경전 증후군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배란일부터 생리일 전까지 충분한 휴식과 안정은 취하고 채소, 과일, 생선을 충분히 섭취한다.

또 흡연과 음주, 카페인·인스턴트 식품·밀가루 음식의 섭취는 피한다. 혈액 순환을 방해하는 꽉 끼는 바지나 속옷도 입지 않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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