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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이기업)(30)삼정피앤에이 `포스코 그늘에 안주 않겠다`

김세형 기자I 2007.05.23 14:19:17

포스코 계열사..외주 포장작업·알루미늄 탈산제 공급
`자동포장설비 엔지니어링` 집중육성..성장전략의 새축

[이데일리 김세형기자] "포스코 계열회사라고 이름만 빌려 쓰는 계열사는 되지 않겠습니다"

삼정피앤에이(009520)는 포스코의 포항 및 광양 제철소 외주 포장작업과 알루미늄 탈산제 공급 사업을 주력으로 해왔다. 포스코 계열사중 드물게 포스코 계열사임을 의미하는 `포`(PO)자를 회사 이름에 붙이지 않은 회사다.

삼정피앤에이는 지난해 3월 장병기 대표 취임이후 자동포장설비 엔지니어링 분야를 회사의 한축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기존 두 개 사업과 함께 자동포장설비 엔지니어링 사업을 통해 3각 구조로 회사를 운영한다는 계획. 이와 함께 기존 100% 의존해온 포스코외의 납품처 확보도 회사 성장의 주요한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

장병기 대표(사진)는 "올해 연말이면 회사 사업구조의 틀이 바뀔 것"이라며 "오는 2010년에는 현재의 두 배가 넘는 5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그중 절반은 해외 수출로 채워질 것"이라고 포부를 다지고 있다.

◇삼정피앤에이는?

삼정피앤에이는 지난 73년 삼정강업이라는 이름으로 출발했다. 포스코의 외주 포장작업과 알루미늄 탈산제 공급이 주력이었다. 지난 99년 10월 포스코와 지난해말 포스메이트로 이름을 바꾼 포스메이트, 포항공대로 주인이 바뀌었고 지난 2005년 포스코의 정식 계열사가 됐다.

포스코에 인수 당시 주력 사업 역시 창업시부터 해온 포스코 외주 포장작업과 알루미늄 탈산제 공급 사업. 포스코와 성장과 함께 커왔다. 이는 포스코에 인수된 후인 2003년까지 그대로 유지됐다. 지난 2003년 몰리브덴 사업을 새로 시작했고 2004년 몰리브덴 사업 확장에 힘입어 매출 규모가 종전 1000억원 안팎에서 2000억원대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됐다.

현재 외주 포장작업은 포스코의 포항과 광양 제철소를 모두 맡아하고 있고 탈산제 공급도 포항 제철소 소요분은 전담하고 있다. 광양의 경우 알덱스가 탈산제를 공급하고 있다. 계열 관계인 포스코를 뒤에 있다는 것은 가장 큰 장점.

장병기 대표가 현재 삼정피앤에이 사령탑을 맡고 있다. 그는 포스코가 선임한 세번째 대표이사, 78년 포항제철에 입사한 뒤 포스코 구매담당 임원으로 재직한 뒤 지난 3월 삼정피앤에이 대표이사가 됐다.

그를 포함한 현 경영진은 철강제품 포장사업과 알미늄 탈산제 사업이 과거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예전만 못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포스코의 국내 철강제품 포장물량 증가율 정체와 철강원료에 대한 경쟁입찰 확대 실시 등은 100% 포스코에 의존해온 사업구조에 위협이 되고 있는 점으로 진단하고 있다.

또 급성장한 몰리브덴 사업 역시 가공 과정이 비교적 단순, 부가가치가 낮다는 판단이다. 단순히 경영진이 바뀌었다고 해서 나온 진단은 아니다. 장 대표 취임 첫해인 지난해 삼정피앤에이는 매출은 전년보다 23.5% 줄어든 2264억원에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46.4% 증가한 88억9600만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연간 사상 최고치였다.

◇엔지니어링 새로운 축으로 키운다

삼정피앤에이는 지난해 1분기 분기보고서부터 매출 유형을 종전과 다르게 구분하기 시작했다. 포장부문과 알미늄부문, 그리고 기타 등 3분했던 것을 포장작업과 철강원료, 엔지니어링, 기타 등으로 4분했다.

여기에 현 경영진이 추진하는 성장 전략이 담겨 있다. 용역 위주의 포장작업은 자동화 설비 도입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고 철강원료부문은 취급 원료를 늘리겠다는 것. 특히 주목되는 것은 엔지니어링 부문의 신설. 엔지니어링 부문은 포장설비를 판매공급하는 것을 담고 있다. 과거에는 포장부문에 포함돼 있지만 이를 독립적으로 떼냈다.

장 대표는 "현재 50대 50인 용역 대 제조의 매출 비중을 제조 중심으로 이동시키 위한 것"이라며 "엔지니어링 부문은 앞으로 회사의 3대 축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우선 지난해부터 중국을 중심으로 해외에서 새로운 납품처를 찾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왔고 최근 중국 서남알루미늄(CHINALCO-SWA Co.,Ltd, CSWA)과 알루미늄 압연라인 포장설비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냈다.

계약 규모는 13억원 상당에 불과하지만 서남알루미늄은 차이나알루미늄 계열사로 국내 최대 알루미늄 압연 업체보다 많은 연간 약 78만톤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공급 계약이 현재 중국내 메이저 제철소 여러곳과 벌이고 있는 포장설비 공급 계약에도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 대표는 "독일, 핀란드 기업과 경쟁을 벌인 끝에 포스코 철강재 포장작업 노하우와 포장설비 개발 기술에 대한 능력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며 "그동안 포스코에만 공급해 왔던 포장설비를 해외시장으로 확대할 수 있는 교두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포장용역 부문도 자동화 설비를 도입한다. 장 대표는 "과거 27, 28년간 큰 발전없이 묵묵히 수행해 오던 포장작업을 이대로 수행해 갈 경우 회사는 적자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이미 포항공대와 연구를 진행해온 포장용역 자동화 파일럿트 설비가 연말께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는 2010년 매출 5000억원 이상..수출 비중 50% 이상

이같은 전략은 탈 포스코, 특히 해외의 신시장 개척을 염두에 두고 진행된다. 기본적인 경영진단이 100% 포스코 의존적인 사업구조가 회사 성장에 저해된다는 판단 아래 추진되고 있기 때문.

삼정피앤에이는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하디드제철소를 포함해 대만과 말레이시아 등지에 19억원 상당의 탈산제를 공급했다. 전체 매출 0.84% 규모. 과거에는 없던 수출이다.

또 올들어 지난 1분기까지는 매출의 3.1%에 해당하는 18억원 상당의 탈산제와 새로 취급하기 시작한 페로-몰리브덴의 수출 실적을 냈다. 최근 유럽지역에 260만달러의 페로-몰리브덴 공급 계약을 맺기도 했다. 포장설비 수주 계약을 중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시장에서 벌이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뤄지고 있다.

장 대표는 "회사가 커가기 위해서는 해외에서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며 ""올해 해외 수출이 크게 늘어나는 것은 물론 오는 2010년에는 매출이 5000억원을 넘고 그중 절반이상이 수출로 채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우리 회사는 작지만 포장분야에서 갖고 있는 최고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른기업보다 빨리 움직일 것"이라며 "회사 이름 변경은 사업구조의 틀이 바뀌는 올해 연말에나 검토해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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