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증권거래소는 지난달말 현재 관리종목에 지정된 업체는 129개에 달한다고 지난 12일 밝혔다. 이중 자본전액잠식 사유로 관리종목에 지정된 회사는 51개사로 전체 관리종목의 39.5%에 해당하며 이들이 올해 자본전액잠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퇴출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기업들중 계몽사 레이디 송원칼라 스마텔 연합철강 진도 크라운제과 피어리스 태성기공 등 9개사는 당장 올해안에 관리종목 지정사유를 해소하지 못하면 타 기업에 비해 앞서 퇴출될 수 있어 시간이 촉박하다.
이같이 시간에 쫓기는 9개 기업도 사정이 천차만별이다. 이미 상장폐지가 확정된 곳도 있고 반대로 관리종목에서 해제됐거나 상장폐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매각 등 자구노력이 한창 진행중인 기업도 있다.
◇1개사 탈피/3개사 폐지 또는 폐지위기...5개사는 진행중
9개 업체중 계몽사는 지난 8일자로 자본전액잠식 사유를 해소해 관리종목지정에서 해제돼 가장 먼저 상장폐지 위험에서 벗어났다.계몽사는 자신을 끝으로 거래소시장에서 출판, 인쇄 및 기록매체 복제업종중 자본전액잠식 업체가 없어져 특이한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계몽사와는 달리 관리종목 지정사유를 해소하지 못해 상장폐지가 결정된 종목도 생겨났다. 피어리스는 12월5일 상장폐지가 결정됐고 송원칼라도 상장폐지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을 뿐 폐지가 공식화된 상황이다. 연합철강도 상황이 만만치 않다. 연합철강의 상장폐지 기준일은 올 연말이며 주식분산 및 거래량 요건을 충족해야 관리종목에서 벗어날 수 있지만 2대주주와의 지분갈등이 해결되지 않아 관리종목 탈피가 매우 어려운 상태다.
이외에 아직까지 관리종목 탈피냐 상장폐지냐가 결정되지 않은 기업은 진도, 태성기공, 레이디, 스마텔, 크라운제과등 5개사다.
◇각 기업별 현황 및 전망
▲계몽사, 부도 4년만에 관리종목 탈피
출판업체인 계몽사(11840)는 지난 98년 1월23일 제일은행 도곡동지점에 돌아온 어음 4억1000만원 어치를 결제하지 못해 최종 부도처리됐었다.
당시 계몽사의 미상환사채 규모가 224억9000만원이었다. 계몽사는 같은해 2월12일 서울지방법원에 회사정리절차(법정관리) 개시를 신청, 3월10일 회사재산보전처분 결정을 받은 후 12월5일 서울지방법원에서 회사정리절차개시 결정을 받았다.
지난해 매각작업에 나서 9월에는 웰컴기술금융과 코네스, 세일구조조정회사 등 3개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계몽사 인수를 추진중이라고 밝혔었다. 이후 11월10일 서울지방법원 제3파산부로부터 인수협상 우선 대상자로 허가받았고 올해 3월30일에는 M&A관련 신주 및 전환사채 인수 계약(본계약) 체결을 허가받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3월 코네스가 감사의견 "거절"을 받으면서 관리종목에 편입되고 아이패스에 피인수되는 등 내부문제로 인수절차가 지연되면서 계몽사는 4월21일 코네스 등 컨소시엄이 인수가계약을 해지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7월13일 계몽사는 M&A 의향서를 제출한 콩코드캐피탈아시아와 체결한 신주인수 계약서를 법원으로부터 허가받았다. 9월7일 서울지방법원 제3파산부로부터 회사정리 변경계획안을 인가받고 9월17일에는 최대주주가 콩코드캐피탈로 변경된다.
이에 따라 9월27일 서울지법에 회사정리절차를 신청했으며 지난달 5일 서울지방법원 제3파산부로부터 회사정리절차 종결결정을 받았다.
이어 계몽사는 지난달 31일 채무면제익 375억원에 당기 순이익 380억원을 기록한 것은 물론, 자산이 부채를 초과해 관리종목 지정사유였던 자본전액잠식 사유를 해소함에 따라 지난 8일자로 관리종목에서 해제됐다.
▲피어리스, 매각실패 그리고 내달 5일 상장폐지
피어리스(02130)가 관리종목에 지정된 것은 지난해 11월9일이다. 지정사유는 부도발생 및 은행거래정지, 자본전액 잠식이었다. 그로부터 1년이 되는 날이었던 지난 8일까지 피어리스는 지정사유를 해소하지 못해 상장폐지가 결정됐다. 증권거래소는 오는 13일까지 상장폐지 유예기간을 거친 후 14일부터 12월4일까지 정리매매가 실시되며 12월5일 상장폐지된다고 밝혔다.
결국 상장폐지되는 비운을 맞이하게 됐지만 피어리스 또한 회사 매각등 여러가지 노력을 해왔다.
피어리스는 지난해 11월17일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인 서경인베스트먼트와 피인수 가계약을 체결했고 올해 2월1일에는 이 계약을 7월31일까지 연장했다.
그러나 인수를 추진했던 서경인베스트먼트의 김찬 사장은 지난 5월23일 "채권단과의 인수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으며 인수 자체가 불투명한 상태"라고 발표했다.
이어 8월28일 비젼구조조정컨설팅이 서경인베스트먼트로부터 전환사채를 인수하겠다고 밝혀 피어리스의 회생이 기대되기도 했으나 두달이 지난뒤 이마저 실패로 결론나 피어리스는 퇴출이 최종 결정됐다.
▲송원칼라, 자진 상장폐지..29일부터 매매정지
송원칼라(11450)는 자진 상장폐지의 길을 밟고 있다. 지난 3월31일 주식분포상황 요건 미달로 관리종목에 편입된 이후 6월30일에는 거래량 요건(6개월간 월평균 거래량이 상장주식수의 1% 미만시 관리종목 지정) 미달로 상장폐지 기준일이 내년 3월31일에서 올해말로 변경됐다.
그러나 송원칼라의 지분 93.95%를 보유하고 있는 스위스 클라리언트사가 지분분산의 의지가 없어 상장폐지가 기정사실화되는 상황이다.
송원칼라는 이에 따라 주권의 상장폐지를 위해 소액주주 보유주식 7만2670주(6.06%)를 주당 3만6400원에 매수하고 10월26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증권거래소에 상장폐지를 신청하기로 결의했다.
이에 따라 증권거래소는 소액주주 보유주식 매수기간이 끝나는 11월29일부터 매매거래를 정지하고 12월31일 이전에 정리매매 없이 상장폐지 시킬 예정이다.
▲스마텔, 영업활동 의지강하나 거래소 심의결과가 관건
지난 98년 11월11일 영업활동 정지 사유로 관리종목에 편입됐던 스마텔(옛 정풍물산)은 현재 영업활동 재개여부에 대한 증권거래소의 심의가 진행중이다. 따라서 증권거래소의 심의 결과에 따라 상장폐지 여부가 결정된다.
증권거래소는 지난 10일 "회사가 제출한 2000년도(2000.7.1 - 2001.6.30) 사업보고서상 매출액이 없었지만 지난 7월6일 대우밸브로부터 관이음쇠 및 밸브류와 관련된 생산시설을 양수했기 때문에 영업활동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거래소는 또 "이를 위해 지난 회계연도 결산 종료일 이후부터 상장폐지 기준일까지의 기간(2001.7.1 - 2001.11.10)에 대해 영업활동 등에 대한 자료를 제출받아 상장위원회가 심의중이며 상장폐지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스마텔(04190)은 12일부터 상장폐지여부 결정시까지 매매정지됐다.
한편 회사측은 지난 12일 "올 7월1일부터 10월30일까지 매출액이 30억원으로 지난 7일 증권거래소에 자료를 제출했다"며 "공시지가가 62억원인 대전공장을 매각해 부채를 상환할 계획인데 안성공장과 양주공장 중 안성공장은 지난달 10일부터 가동이 시작됐다"고 영업활동 개시의 뜻을 강하게 내비쳤다.
스마텔의 최대주주는 지난 5월30일까지는 삼애인더스의 계열사인 삼애캐피탈(89.29%)이었다. 그러나 9월3일 삼애인더스의 계열사인 지엔지구조조정전문이 스마텔(옛 정풍물산) 보통주 1000만주를 275억원에 매입, 삼애인더스외 1인이 최대주주가 됐다. 지분은 89.45%(1452만7000주)이며 이후 일부를 처분해 61.58%로 줄었다.
▲진도, 법정관리 인가로 일단 한숨 돌려
당초 상장폐지예정일이 11월14일이었던 진도(08400)는 지난달 31일 법원으로부터 법정관리 인가를 받음으로써 상장폐지예정일이 내년 3월31일로 연기됐다.
이에 따라 진도는 내년 3월31일 2001년 사업보고서 제출시 자본전액잠식 및 이에 따른 외부감사의견 거절 사유를 해소하면 상장폐지를 면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진도가 법원에 제출한 회사정리계획 변경안에는 중국소재 컨테이너 공장과 국내 의류사업, 포항소재 철강 사업은 그대로 운영하지만 인천 및 언양 컨테이너 공장 등 비수익사업과 유휴부동산 등은 처분한다고 돼 있다. 이를 통해 정리담보권을 상환하고 정리채권의 90%는 출자전환된다.
또 건설 및 환경부문 사업은 내년 중 매각하고 인천 및 언양 컨테이너 공장은 2004년까지, 대주주 사재 출연 부동산과 유휴 부동산도 2004년까지 매각할 계획이다.
아울러 12월3일을 기준으로 자사주 54만1707주를 무상소각한 후 나머지 주식(1903만3727주)에 대해 20주를 1주로 병합하는 95%의 감자를 실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감자에 따라 진도의 자본금은 종전 951억6863만원에서 50억1458만원으로, 발행주식수는 1903만3727주에서 100만2920주로 줄어든다.
이같은 계획이 순조롭게 이뤄지는지 지켜봐야 할 일이다.
▲태성기공, 신한기계의 인수여부가 최대 고비
태성기공(09310)도 피어리스철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회사정리절차(법정관리) 졸업을 여러차례 시도했다. 12일 현재도 신한기계가 실사를 완료하고 본계약을 체결할지 검토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신한기계가 M&A를 포기할 경우 태성기공은 자동으로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된다.
신한기계측은 "인수할 의사는 있지만 현재 인수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며 "현재 채권단과 접촉중"이라고 밝혔다.
전하은 태성기공 관리인은 "지금은 법원의 허가하에 M&A를 추진중이고 14일 이전에 3분기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M&A와 관련한 사항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말할 수 없다"며 언급을 회피했다.
태성기공의 관리종목 지정사유는 4가지다. 1997년 6월30일 회사정리절차개시에 따라 최초 관리종목에 지정됐다. 이후 감사의견 거절, 공시서류미제출(2001 반기), 자본전액잠식 등의 사유다. 현재로서는 인수문제가 해결돼야 나머지 요건을 맞추는 급박한 상황이다.
▲레이디, 연말까지가 고비
지난 76년 8월 창업한 이후 "레이디가구"로 유명한 레이디(25840)는 지난해 12월29일 한빛은행 부평지점에 돌아온 30억3025만원 가량의 어음을 막지 못해 최종 부도처리됐다. 이후 올 1월20일 인천지방법원에 회사정리절차를 신청했다.
레이디의 관리종목 지정사유는 부도발생 및 은행거래정지, 감사의견 "거절"이다. 따라서 올 3월 결산기를 12월에서 9월로 바꾼 레이디는 12월초쯤 나올 결산보고서에 대한 외부감사인의 감사의견이 "거절"로 나오면 상장폐지된다. 또 감사의견이 "적정"이나 "한정"으로 나온다 하더라도 올해 12월27일까지 부도발생 및 은행거래정지 사유를 해소하지 못할 경우 12월31일을 기준으로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된다.
레이디의 안창근 차장은 "현재 부도어음을 해소중이며 올 결산보고서에 대한 회계법인의 감사의견이 "거절"이면 즉시 상장폐지된다"고 말했다.
레이디의 최대주주는 부도 당시 지엔지에서 삼애실업, 다시 개인투자자인 차성호씨가 최대주주가 됐으나 삼애인더스의 지주회사인 지엔지구조조정전문이 다시 인수에 나섰다.
그러나 삼애인더스는 이후 레이디를 포함한 스마텔, 인터피온 등의 지분을 매각하면서 레이디의 경영정상화에서 발을 빼게 된다. 다시 최대주주는 솔로몬투자개발로 바뀌었다. 9월29일에는 체이스구조조정이 최대주주로 등극해 현재 최대주주다.
대주주들의 주가조작에 희생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상황에서 레이디가 정상화 플랜을 만들어 낼 것인지의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연합철강, 경영권 다툼에 이러지도 저리지도
연합철강(03640)의 관리종목 지정사유는 주식분산 요건 미달과 거래량요건 미달이다. 연합철강은 이 요건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지난 84년이후 1, 2대주주인 동국제강과 권철현씨측간의 경영권 다툼으로 해결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연합철강은 지난 3월21일 지분분산 요건 미달로 인해 관리종목에 편입될 위기에 처하자 증자를 위한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그러나 특별결의 요건인 의결정족수의 2/3를 채우지 못해 증자가 무산됐다.
결국 3월24일 지분분산요건 미달로 관리종목에 지정됐다. 또 6월1일에는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최근 5개월간 월 평균 거래량이 상장주식수의 1000분의 10을 밑돌아 거래량 미달 요건도 추가됐다. 연합철강은 주식분산을 위해 공개매수까지 동원했으나 2대주주가 응하지 않아 실패했다.
연합철강의 상장폐지 기준일은 올 연말이다.
회사 관계자는 "유통물량 부족 상황으로 방법이 없다"며 "현재 상태에서는 양대 주주측이 주식을 내놓지 않는 이상 상장폐지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크라운제과, 화의폐지보다 지분경쟁이 뜨거운 회사
크라운제과(05740)는 98년 1월16일 크라운계열의 크라운제과, 크라운베이커리, 크라운스낵 등 3개사가 화의절차 개시로 관리종목에 편입됐다. 이어 98년 7월 최종 화의인가 결정을 받았다.
관리종목 지정사유는 화의절차 개시와 거래량 요건미달이다. 현재 화의로 인한 관리종목 지정사유는 1, 2대주주간 법정소송으로 향후 결과에 대해 한치 앞을 점치기 어렵다. 2대주주인 세일이 화의결정 이후 1대주주인 윤영달 사장 등 경영진에 대해 업무집행정지 및 회사 해산을 요구하는 법정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2대주주의 요청을 받아들여 회사 해산을 판결했으나 1대주주가 이에 불복, 지금까지 법정소송이 이어지고 있다.
이같이 법원이 1차판결에서 회사 해산을 결정함에 따라 지난 4월6일부터 매매거래가 정지된 상황이다. 따라서 상장폐지기준일인 12월31일까지 소송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상장폐지기준일은 소송이 확정될 때까지 연기된다. 해산판결이 확정될 경우는 그 즉시 상장폐지된다.
크라운제과는 1997년 IMF사태 이후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려오면서 외환은행 서울 휘경동지점에 돌아온 5억6000만원의 어음을 막지 못해 1차 부도가 났고 1월17일 최종 부도처리됐다. 이후 같은 해 7월29일 서울지방법원 북부지원 제4민사부로부터 화의인가 결정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