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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젠바이오, 美 클리아랩 2곳 인수 계기로 실적 반등 모색

김새미 기자I 2024.03.14 09:54:23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엔젠바이오(354200)가 이달 내 미국 실험실표준인증 연구실(CLIA lab·이하 클리아랩) 2곳의 인수를 마무리하며 글로벌 사업체계를 구축, 실적 개선에 주력할 계획이다. 오랜 동반자인 최대주주 젠큐릭스(229000)도 윈윈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올해부터 글로벌 사업체계 구축…이달 내 클리아랩 인수 마무리

13일 의료기기업계에 따르면 엔젠바이오는 이달 내 미국에 있는 클리아랩 2곳을 인수할 예정이다. 이를 계기로 올해부터는 글로벌 사업 체계 구축에 중점을 두고 실적 개선을 일으키겠다는 전략이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기반 정밀진단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엔젠바이오는 2020년 25억원→2021년 72억원→2022년 110억원으로 매출이 성장했다가 2023년 43억원으로 전년 대비 60.5% 급감했다. 개인유전자검사(DTC) 매출 감소로 인한 타격이 컸다. 영업손실은 2020년 61억원→2021년 87억원→2022년 86억원→2023년 134억원으로 증가 추세다.

엔젠바이오는 실적 악화에 대한 타개책으로 ‘글로벌 사업’ 카드를 뽑아들었다. 올해부터 글로벌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성장 전략을 세운 것이다. 클리아랩 인수와 미국 법인 ‘엔젠바이오AI’를 통해 전문화된 글로벌 사업 체계로 재편하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2020년 12월에 밝혔던 미국 클리아랩 인수 계획이 이달 내에 일부나마 실현될 전망이다. 엔젠바이오는 이달 내 미국 클리아랩 2곳 인수를 마무리한다. 이외에 추가적으로 다른 현지 클리아랩과 사업 제휴나 일부 지분 인수에 대해서도 협의를 지속하고 있다.

엔젠바이오가 클리아랩 인수를 통해 노리는 효과는 두 가지다. 일단 흑자인 클리아랩을 연결 대상 자회사로 편입시켜 연결 실적 개선을 노린다. 이와 함께 인수 예정인 클리아랩에서 미국 의료기관 대상 NGS 암 검사서비스를 론칭, 신규 매출을 발생시킬 예정이다. 미국에서 NGS 암 검사서비스의 보험수가는 5000달러(한화 약 655만원)로 한국의 3배 이상이다. 국내에서 NGS 검사비용은 100만~200만원 정도다.

미국 현지 법인을 통해 본사와 클리아랩, 미국법인의 삼각 편대를 구성해 영역별로 전문화된 글로벌 사업 체제를 재편한다. 본사가 진단제품을 만들면 클리아랩이 검사서비스를 진행하고, 미국에 설립한 엔젠바이오AI(NGeneBioAI, Inc)를 통해 데이터 분석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엔젠바이오 글로벌 사업체계 구축 전략 (자료=엔젠바이오)
앞서 엔젠바이오는 지난해 7월 정밀진단 AI 사업개발을 위해 엔젠바이오AI를 신설했다. 이후 세운 미국의 지주회사격인 엔젠바이오USA홀딩스 산하에 엔젠바이오AI와 클리아랩들이 놓이는 구조다. 엔젠바이오USA홀딩스는 클리아랩의 인수 후 통합(PMI) 작업을 진행하면서 시너지 창출을 모색할 방침이다. 엔젠바이오AI는 AI 정밀진단을 개발해 소프트웨어 유료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이외에 해외 인허가 획득과 암정밀진단 제품 수출 확대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엔젠바이오는 이를 위해 지난해 베트남, 독일 등 정기 납품 의료기관을 확대하고 중국 MGI와 공동 마케팅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MGI가 보유한 40여 개 국가에 걸친 글로벌 유통망을 통해 올해부터 수출액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엔젠바이오의 오랜 동반자 젠큐릭스, 윈윈할까?

엔젠바이오의 실적이 개선되면 최대주주인 젠큐릭스도 미소를 지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실적 개선이 반드시 주가 상승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지만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이다.

젠큐릭스는 관계사인 엔젠바이오와 2015년부터 오랜 기간 협업 관계를 지속하고 있다. 젠큐릭스는 2015년 10월 엔젠바이오 지분 30만주를 15억원에 인수, KT와 합작법인 엔젠바이오를 설립했다. 같은해 50.17%였던 젠큐릭스의 엔젠바이오 지분율은 유상증자, 전환사채(CB) 전환 등으로 지분이 희석돼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1.64%까지 떨어졌다.

젠큐릭스의 엔젠바이오 지분 가치는 2020년 10월 코스닥 상장으로 467억원으로 급등했다가 2021년 243억원→2022년 139억원에서 2023년 3분기 90억원으로 쪼그라든 상태다. 엔젠바이오가 상장 이후 주가 하락을 지속해왔기 때문이다. 이러한 금융자산 평가손실이 발생하면서 젠큐릭스의 순손익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최근 3년간 엔젠바이오의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 증권)
엔젠바이오의 클리아랩 인수로 젠큐릭스와 해외 사업에서 시너지를 낼 가능성도 생겼다. 젠큐릭스는 지난해 3월 랩지노믹스(084650)와도 미국 분자진단 시장 진출을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한 상태이기 때문에 반드시 엔젠바이오가 인수한 클리아랩을 통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젠큐릭스는 유전자증폭(PCR) 검사에 기반을 두고 있어 엔젠바이의 NGS 검사 서비스와 겹치지 않기 때문에 시너지를 낼 수도 있다. 젠큐릭스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미국 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젠큐릭스 관계자는 “젠큐릭스는 다양한 분야의 관계사와 협력을 통해 진단제품 포트폴리오 강화에 힘쓰고 있다”며 “NGS 전문기업인 엔젠바이오와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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