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이데일리 김대웅 특파원] 5일부터 선강퉁(深港通·선전과 홍콩 증시 간 교차거래 허용)이 시행되면서 해외 투자자들이 ‘중국판 나스닥’이라 불리는 선전 증시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2년 전 빗장이 풀린 상하이 증시에 이어 중국의 양대 시장이 모두 개방된 것이다.
선전 증시는 정보기술(IT), 소비재, 헬스케어 등 중국의 신경제를 대표하는 기업들이 상장돼 있는 만큼 고성장 중소형주 투자에 관심이 높은 해외 투자자들이 특히 주목하고 있다. 중국 내부에서도 선강퉁이 자본시장과 위안화의 국제화를 위한 중요한 촉진제 역할을 할 것이라며 기대가 높다.
비야디·완다시네마 등 881개 종목 투자 가능
4일 중국 증권일보 등에 따르면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와 홍콩증권선물거래소는 선강퉁을 오는 5일부터 개통하기로 했다. 홍콩 증시를 관문으로 해 선전 증시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선전 증시의 시가총액은 지난 6월말 기준 3조1900억달러(약 3700조원)로 세계 7위다. 중국 내에서는 상하이 증시(3조7800억달러)에 이어 두 번째 규모다.
선강퉁은 홍콩에서 선전 증시 주식을 매매할 수 있는 선구퉁(深股通)과 중국 본토에서 홍콩 증시에 투자할 수 있는 강구퉁(港股通)으로 나뉜다. 선강퉁의 시행으로 해외 투자자들이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선전증시의 종목 수는 총 881개다. 이는 선전증시 전체 상장 종목 수의 48% 수준이지만 시가총액 비중으로는 71%에 달한다. 시장별로는 메인보드 267개, 중소판 411개, 창업판 203개 종목이다.
선전 증시는 IT를 비롯해 헬스케어, 소비재 등 신성장 업종의 비중이 높아 미국의 나스닥이나 한국의 코스닥 시장과 흔히 비교된다. 이는 국영기업과 전통산업 중심인 상하이 증시와 뚜렷하게 차별화되는 점이기도 하다. 선전 증시의 대표적인 종목으로는 중국의 테슬라로 불리는 세계 1위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나 중국 1위 영화 체인·배급 업체인 완다시네마 등이 있다.
中당국 “자본시장 국제화 촉진 계기”
많은 투자자들의 기대처럼 선강퉁이 시행되면 외국인 투자자가 몰리면서 선전 증시가 활황을 보일지는 아직 미지수다. 성장성 높은 기업들이 많기는 하지만 지나치게 고평가돼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선강퉁 시행을 앞두고 선전 증시는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왔다. 연초 1700선 아래까지 밀렸던 선전 A지수는 현재 저점 대비 30% 가량 올라 2200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특히 트럼프 당선 직후 아시아 증시가 출렁거리는 가운데서도 완만한 상승 흐름을 지속해 왔다. 상하이종합지수도 올초 대비 20% 넘게 올랐다.
하지만 추가 상승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가격 메리트에 대한 평가가 가장 큰 논란거리다. 선전증시 종목들 중 상당수가 주가수익비율(PER) 50배를 넘어 높은 성장성을 감안하더라도 이미 고평가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하지만 중국 신경제의 폭발적 성장 잠재력을 감안하면 투자 매력이 충분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중국 정부는 선강퉁을 통해 자본시장 국제화를 실현한다는 목표다. 더욱이 최근 고조되는 위안화 약세와 자본유출 우려에도 중국 정부가 선강퉁 연내 출범을 강행한 것은 그만큼 자본시장 개방 의지를 확고히 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정부는 선강퉁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 지수 편입도 앞당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더롱 첸하이카이위안기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선강퉁은 시장에 어느 정도의 자금 증가를 가져오는 것보다 증시에 선진적인 투자 이념을 들여오고 개방된 국제화를 이루는데 의미가 있다”며 “이는 향후 MSCI 지수 편입을 촉진하고 나아가 중국 자본시장의 국제적 지위를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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