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억` 롤스로이스 사고, 알고보니 사기?.. 뒷통수 치려다 들통

[이데일리 e뉴스 박지혜 기자] 롤스로이스 리무진 차량을 이용해 고의 사고를 내고 차량 가치를 1억원에서 ‘25억원’으로 부풀려 수천만 원의 보험금을 챙긴 유모(37)씨 등 3명이 불구속 입건됐다.

9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유씨 등은 지난 2013년 11월 서울 강남구의 한 도로에서 롤스로이스 리무진을 주차해 놓은 뒤 다른 차량으로 고의 충돌해 5000만 원의 보험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자동차수입업체 대표 유씨가 지인 조모(49)씨에게 매장 전시용으로 사용해 온 롤스로이스 리무진 차량을 잠시 길가에 주차한 사이 추돌사고가 일어났다.

해당 보험사는 이 차량이 국내에 단 한 대뿐인 희귀 차량이었으며, 유씨가 제출한 세금계산서 등을 토대로 그 가치가 시가 25억원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유씨는 보험사에 미수선수리비 명복으로 2억1000만원을 요구했으나 협상 끝에 5000만원을 받았다.

그러나 보험사는 얼마 뒤 사채업자 한모(43)씨로부터 자신이 롤스로이스 리무진 차량의 실소유자라는 연락을 받았다.

사고가 난 롤스로이스 리무진은 배기량 기준을 못 맞춰 도로주행 허가가 나지 않은 전시용 차량이고, 이는 관련 서류를 가진 사람을 실소유자로 간주한다.

이에 한씨는 서류 원본을 내세우며 “엉뚱한 사람이 위조한 서류로 내가 받아야 할 보험금을 대신 타갔으니 내게 다시 보험금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사진=연합뉴스

난처한 상황에 보험사는 지난해 8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 조사 결과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유씨와 조씨, 나씨는 물론 한씨까지 4명이 보험사기를 공모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조씨는 2013년 8월께 롤스로이스 리무진 차량을 담보로 한씨로부터 2500만원을 빌렸는데, 이를 갚지 못하면서 자신은 물론 대출을 알선했던 유씨까지도 빚 독촉에 시달리게 된 것.

경찰은 “국내 단 한 대뿐인 차량이라지만 중고차라 그만큼 가치가 나오지 않는다”며 “유씨는 2008년 1억원에 이 차를 수입했으면서도 가격을 위조한 세금계산서를 보험사에 제출해 차량 가치를 25억원으로 부풀렸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사건은 완전범죄가 될 수 있었지만 사채업자가 보험금을 혼자 차지하려고 나선 덕분에 표면화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이날 사기 혐의로 이들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