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미영 기자]포르투갈이 지난 2011년 4월 재정난으로 구제금융을 선언한 지 2년만에 처음으로 5년짜리 국채 발행에 성공했다. 최근 아일랜드에 이어 포르투갈도 장기채를 순조롭게 발행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이 극심한 경기침체에서 회복되고 있다는 청신호가 켜졌다.
포르투갈은 23일(현지시간) 25억 유로(3조5570억원) 규모로 오는 2017년 만기가 돌아오는 국채를 발행했다고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이날 응찰 물량만 120억 유로에 달하며 수요도 뜨거웠다.
낙찰 금리는 4.9%선으로 유통시장 금리보다 높았지만 포르투갈 정부가 예상했던 5%보다 낮았다. 포르투갈 5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해 1월에는 사상 최고치인 22.2%까지 치솟았으며 지난 7월에는 10.6%를 기록했다.
포르투갈은 원래 올 하반기까지 국채 발행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국가신용등급이 낮아진 데다 최근 2년간 단기 국채를 주로 발행해 자금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이날 국채 발행은 수 일전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국채를 성공적으로 발행한 데 이어 나온 것으로 유로존 회복 기대를 높이고 있다. 아일랜드도 월초 같은 만기물을 같은 규모에 발행했다.
러셀 매튜 블루베이자산운용 매니저는 “포르투갈 국채를 사들이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감안할 때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또 “이런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포르투갈 정부가 장기채를 추가 발행해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포르투갈은 그리스, 아일랜드에 이어 지난 2011년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 지원을 받았다. 이에 따라 2011년 2월이 마지막 장기 채권 발행이었고 당시 5년물 금리는 6.4%였다.
필리 실바 방코 카레고사 부채시장 책임자는 “이번 채권발행 성공은 포르투갈이 구제금융 조건 등을 잘 이행하고 있고 경제가 개선될 가능성을 열어놨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상황을 낙관하기에는 아직 장애물이 많이 남아 있다. 포르투갈은 여전히 경기후퇴에 빠져 있고 공공부문 긴축 조치가 최근 시들해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IMF는 이달 포르투갈 경제가 기존 1% 위축에서 더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으며 포르투갈 중앙은행도 포르투갈 경제가 1.9%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