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일동제약(000230)이 2대주주측의 경영권 참여를 수용,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차단했다. 하지만 또 다른 분쟁 및 적대적 M&A의 위험에 여전히 노출돼 경영권 안정화가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일동제약은 28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2대주주인 안희태씨 측이 추천한 신명수씨를 비상근 감사로 승인했다.
지난해 안씨 측이 사외이사 2명 및 감사 후보를 추천하자 대주주측서 표대결까지 펼치며 강하게 반대했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안씨 측의 제안을 그대로 수용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경영권 분쟁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에 현 경영진은 안정적인 운영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일동제약 대표이사를 역임했던 이금기 회장의 퇴진이라는 `깜짝` 결정을 내린 점도 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금기 회장은 전문경영인 출신이지만 30년 가까이 일동제약을 실질적으로 경영하며 오너 역할을 수행해왔다.
안희태씨 측은 이금기 회장의 일동후디스 지배구조를 문제 삼으며 이 회장을 경영권 참여의 원인으로 지목해왔다.
안씨측의 경영권 참여 이후 이 회장의 일동후디스 지분 확대 과정에 대해 적극적으로 문제삼을 경우 또 다른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 경영진 입장에서는 이 회장의 퇴진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이번 주총에서의 비상근감사의 승인은 새로운 세력의 경영진 입성뿐만 아니라 `이금기 회장의 퇴진`이라는 변화를 가져온 셈이다. 반대로 안희태씨 측은 두 번째 도전만에 경영진 입성에 성공하게 됐다.
9.7%의 지분을 보유한 안희태씨 측이 경영진에 합세하면서 일동제약 대주주측은 일단 우호세력 지분율을 30%대로 끌어올리게 됐다. 윤원영 회장 일가와 이금기 회장 등 기존 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은 지분 26.55%를 보유중이다. 표면적으로는 2대주주의 경영진 가세가 지배구조의 안정화를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현 경영진의 취약한 지배구조 문제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에 경영권 분쟁 및 적대적 M&A의 위협이 사라지지는 않았다는 분석이다.
우선 경영진과 안씨 측과의 `불편한 동거`가 또 다른 갈등을 촉발할 경우 분쟁은 언제든 재발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지난해말 보유지분을 10% 이상으로 늘린 개인투자자 이호찬씨, 최근 일동제약 주식을 집중 매입, 6.22%를 보유중인 환인제약,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이금기 회장과 특별관계인(8.9%) 등 특정 주주들간의 연대에 따라 일동제약의 경영권이 언제든 위협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밖에 이금기 회장의 퇴진 이후 새롭게 구축된 설성화-이정치 2인 대표체제가 회사 경영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도 또 다른 관심사다.
업계에서는 다소 보수적으로 회사를 운영해왔던 이 회장의 퇴진으로 일동제약이 향후 신약 개발과 같은 핵심사업 추진에 과거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수도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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