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탐방)한텔 이광철사장

김기성 기자I 2003.12.05 11:33:31

`2010년 국내 정보통신 30대기업 진입 목표"

[edaily 김기성기자] `세계 1위 제품-세계 1위 기술력` 한텔(041940) 이광철 사장이 지난 96년 회사 설립 이래 줄곧 품어왔던 두가지 목표다. 이런 차원에서 올해는 이 사장에게 정말 뜻깊은 한해다. 두가지 목표중 하나를 일궈냈기 때문이다.
한텔은 무선호출망을 이용해 간단한 문자와 뉴스 등 정보를 받아볼 수 있는 무선정보단말기부문에서 세계시장 1위에 올랐다. 아치 와일리스사와 총 3100만달러 규모의 공급계약을 맺는 등 아치, 스카이텔, 버라이존, 메트로콜, 웹링크 등 5~6개 사업자가 총 700만가입자를 대상으로 서비스중인 미국 무선정보단말기시장에서 35%를 점유하는 성과를 거둔 것이다. 무선정보단말기는 과거 `삐삐` 보다 기능이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것으로 미국에서 병원, 소방소, 회사 등 주로 업무용으로 연간 1억5000만~2억달러의 틈새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미국 무선정보단말기시장을 석권하던 모토로라가 지난 2000년 사업을 접어 절호의 기회가 생긴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남들이 모토로라를 보고 덩달아 사업을 포기할 때 이 시장은 아직 살아있다고 판단하고 제품개발을 계속 한 게 주효했습니다. 그 힘은 세계시장에서 1위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표에서 나온 것이구요" 한텔은 모토로라의 사업 포기에도 불구하고 모토로라 제품의 막대한 재고물량으로 인해 2년여간 미국시장을 쉽게 뚫지 못하는 어려운 시기도 겪었다. 그러나 기회는 예상대로 찾아왔다. 포스트(POST) 모토로라에 걸맞는 단말기업체를 물색하던 무선호출망 사업자들이 품질경쟁력을 갖춘 한텔을 적격업체로 판단한 것이다. 게다가 세계적으로 품질경쟁력을 지닌 무선정보단말기업체도 별로 없어 `공급자우위시장(seller"s market)`이라는 최적의 환경까지 조성됐다. 현재 한텔을 비롯해 싱가포르 VCP, 대만 UCC 등 3개사가 70%를 점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사장은 향후 중국업체의 저가공세 가능성에 대해서는 "영향이 없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무선정보단말기가 주로 업무용으로 높은 품질과 신뢰성이 요구되고 있는 만큼 이 시장을 손쉽게 잠식할 수는 없다"고 자신했다. 한텔은 미국 무선호출망 사업자들이 단방향 무선정보단말기에서 쌍방향 무선데이터단말기로 사업을 차츰 전환하면서 후속 사업기회도 맞았다. e-메일 등을 주고받을 수 있는 무선데이터단말기(Reflex)의 대량 공급이 내년부터 이뤄지기 때문이다. 한텔은 현재 Reflex의 베타테스트를 진행중이며 내년 3월부터 공급을 시작할 계획이다. 특히 스카이텔과는 미국 국방용으로 쓰이는 특수 Reflex 공급 계약을 앞두고 있을 정도로 품질력을 인정받고 있다. "한번 정상의 위치에 올라서니까 통신사업자들의 사업로드맵에 따라 자연스럽게 제품을 개발, 공급할 수 있는 터전이 마련됐습니다. 내년에 무선정보단말기 4000만달러, reflex 2000만달러 공급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텔에 대해 틈새시장의 기회를 잘살린 정도의 회사로만 알고 있다. 하지만 잘모르는 비밀병기들이 숨어있다. 첫번째 비밀병기는 CDMA WLL(무선가입자망·Wireless Local Loop) 단말기. 지난 8월 차이나텔레콤과 10만대 공급계약을 맺고도 퀄컴 칩 공급부족으로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는 어려움도 겪고 있지만 내년에는 최대 매출 제품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이사장은 설명했다. 한텔은 최근 국내 대기업인 A사와 WLL 단말기 공급에 관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고, 내년 1분기중 ODM 방식으로 본격적인 공급에 나설 예정이다. 이사장은 "이번 공급을 위해 현재 월 3만대 수준인 WLL 단말기 생산규모를 월 10만대로 늘리는 설비확장 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내년에 이 부문에서 5000만달러 정도의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두번째 비밀병기는 회사 설립 당시부터 지금까지 총 70억원 이상을 투자해온 스마트안테나시스템. 지능형기지국이라고 불리는 이 시스템은 기지국의 전파용량을 현재보다 2~3배 확대할 수 있는 최첨단 기술로 동영상 등 대용량 데이터를 사용하는 가입자수가 늘어나면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텔은 이미 이 시스템의 알고리즘과 핵심 칩을 개발해 놓은 상태다. 이 사장은 "스마트안테나시스템은 삼성 LG 등 국내 굴지 전자업체보다 앞서 있다고 자부한다"며 "세계 1위 기술이라는 또다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숨은 병기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오는 2005~2006년께 시장이 형성되면 알고리즘과 핵심칩을 공급해 로얄티를 받는 퀄컴 비즈니스 모델을 적용해 나갈 방침"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텔은 올해 무선정보단말기의 대규모 수주에 힘입어 3분기 누적 매출이 295억원을 기록, 작년 연간 매출인 273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28억원으로 두배 이상의 실적을 냈다. 올해 연간으로는 매출 500억원 정도에 영업이익 35억~40억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매출은 올해보다도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이사장은 "내년에는 WLL 단말기 5000만달러, 무선정보단말기 4000만달러, Reflex 2000만달러, 중계기 300억원 등 총 15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의 목표가 실현되면 무려 올해의 3배로 외형이 확장되는 셈이다. 소액주주 정책과 관련해서는 "설립 이후 배당을 한번도 실시하지 않았지만 올해는 최근 실시한 무상증자(일종의 배당효과)를 감안해 배당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종업원, 주주, 투자, 유보 등 4부문에 순익의 4분의1씩을 배분하는 정책을 지켜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사장은 "기업가치 측면에서 오는 2010년 국내 정보통신부문 30대기업에 진입하는 게 목표"라면서 "무엇보다 경쟁력의 원천인 임직원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회사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비전을 제시했다. <이광철 사장 약력> -58년생 -82년 경북대 전자공학과 학사 -84년 경북대 대학원 전자공학 석사 -88년 금성통신 연구소 주임연구원 -90년 모토로라코리아 통신기기 연구팀장 -96년~ 한텔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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