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동안 대우차 악재를 봉합하지 못한 자금시장이 일대 혼란에 빠졌다. 그나마 장 막판 재경부장관의 기자 간담회가 한가닥 희망으로 작용하며 다소 진정 기미를 보였다.
18일 증시는 또 다시 연중 최저치 신기록을 무더기로 달성하며 폭락세를 연출했다. 시중에서는 또 한번의 "블랙 먼데이"에 술렁거리며 투매 양상까지 보였다. 종합주가지수와 코스닥지수는 지난주말에 이어 연중 최저치를 갈아 치웠다. 특히 거래소에서는 사상 두번째로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되기도 했다.
외환시장에서는 주식시장 폭락과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 파장으로 환율이 급등했다. 하루 변동폭도 18원으로 확대되며 급등락했다. 또 채권시장에서는 매수세가 사실상 실종된 가운데 3년물 국고채 금리가 다시 8%를 넘으며 지난 7월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50.64포인트 하락한 577.56포인트, 코스닥지수는 10.60포인트 하락한 88.65로 장을 마감했다. 또 3시장의 수정주가평균은 지난주 금요일 보다 891원(-5.62%) 떨어진 1만4976원, 최근월물인 12월물 지수는 전날보다 5.20포인트 낮은 71.15포인트로 마쳤다.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지난 주말 종가보다 11.5원 높은 1131.4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채권시장에서 증권협회가 고시하는 3년만기 국고채의 최종호가수익률은 전주말대비 19bp 오른 8.11%, 3년물 회사채는 10bp 오른 9.06%, 2년물 통안채는 19bp 오른 7.97%를 기록했다. 5년물 국고채는 8.45%로 무려 20bp나 올랐다.
◇주식시장
거래소시장이 대우차 악재라는 태풍을 만나 표류하고 있다. 7일째 이어지고 있는 지수 하락은 바닥을 알 수 없는 상황이고, 투자자들은 투매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지난 4월17일 이후 또 한차례의 "블랙 먼데이"를 경험했다. 종합주가지수는 한때 75포인트나 급락하며 사상 두번째 서킷 브레이커를 발동시켰다.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50.64포인트 하락한 577.56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지난 99년 3월 569.27이후 1년 6개월만에 최저치다. 지수 하락률은 지난 4월17일 11.63%에 이어 두번째로 높았고, 하락종목수 806개도 같은 날 수립된 837개에 이어 두번째로 많았다.
외국인은 삼성전자, 현대전자, 한전, 한통 등 대형 지수관련주를 매도하면서, 국민, 조흥, 한빛, 신한은행 등도 순매도했다. 또 개인은 오전중 일부 관리종목 등을 매수하기도 했지만, 곧 매도로 기울어졌다.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615억원, 1184억원 순매도했다. 반면 투신은 958억원 순매수했고, 전체 기관도 1802억원 순매수했다. 프로그램매수는 1726억원으로 163억원의 매도에 비해 1563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대형 지수관련주 중에서는 유통주식수가 적고 주가가 낮은 기아차가 수급여건 덕에 6%대의 상승을 보인 것으로 제외하고는 모두 하락했다. 한때 삼성전자와 현대전자는 하한가를 기록하기도 했으나, 장 막판 소폭 만회했다.
업종별로는 단 한 업종도 상승하지 못한채 모든 종목이 약세를 보였다. 특히 대우차 악재에 직격탄을 맞은 은행주와 동반 하락한 금융주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은행주 중에서는 한빛, 광주, 제주, 신한, 국민, 주택은행 등 거의 대부분 종목이 하한가를 기록했다. 또 반도체업종도 삼성과 현대전자를 필두로 케이씨텍, 디아이 등이 하한가를 보였다.
한편 이날 거래대금은 2조3382억원이고, 거래량은 3억1306만주였다. 또 상승한 종목은 상한가 24개를 포함해 총 65개에 불과했고, 하락한 종목은 하한가 149개를 포함해 806종목이었다.
코스닥시장은 개장 초부터 업종전반에 투매물량이 쏟아지며 폭락했다. 지난주말 포드의 대우차인수 포기로 불거진 구조조정 부진 및 금융시스템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며 패닉상태에 휩싸였다.
그동안 매도를 자제했던 투자자들은 "더 이상 볼 것 없다. 일단 팔고 보자"는 식으로 개장초부터 투매에 나섰다. 94.81로 거래를 시작한 코스닥지수는 팔자물량이 급증하자 9시40분을 넘기며 90선 아래로 떨어졌다. 오후들어 정부의 증시대책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에 반발매수세가 일기도 했으나 반등을 시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0.60포인트 하락한 88.65로 마감했다. 이는 종가기준 연중 최저치였고 이날의 장중 저점인 87.76은 연중 최저점이었다. 지수가 폭락하자 코스닥시장은 불명예스러운 신기록들이 속출했다. 지수 하락률(10.68%)는 사상 두번째로 컸고 거래대금(6830억원)은 올 들어 두번째로 적었다. 하락종목수(546개)와 하한가수(364개)는 코스닥시장 설립 이후 최대치였다.
투자자별로는 국내기관과 외국인이 64억원과 11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인반면 개인들은 110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중에는 투신과 은행이 각각 89억원과 26억원의 순매수를 나타냈다. 매수세가 자취를 감춰 거래량은 1억1141만주에 그쳤다.
개인들의 투매로 중소형 개별종목이나 신규등록주들도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주가가 오른 종목은 상한가 8개 등 31개에 불과했다. 상한가 종목은 뮤추얼펀드를 제외하고는 풍성전기 영신금속 한마음신금 유원건설 등 뿐이었다. 주가가 오른 종목은 대아건설 삼한콘트롤스 무학 경우 와이즈콘트롤 광림특장차 뉴인텍 제이스텍 등 개인들의 매수세가 집중된 것들이었다.
LG증권 전형범 선임연구원은 "지수급락으로 반발매수세가 유입될수도 있지만 돌발악재를 잠재울수 있는 해결책이 단기간에 나올 가능성이 적다는 점에서 코스닥시장은 당분간 약세권을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주 금요일 포드의 회오리바람을 예상외로 비켜갔던 3시장도 블랙먼데이 쇼크를 피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3시장의 수정주가평균은 지난주 금요일 보다 891원(-5.62%) 떨어진 1만4976원으로 거래를 끝마쳤다. 벤처업종과 일반업종은 각각 3.38%와 7.91%씩 내렸다.
지난주의 상승 분위기를 이어가며 장초반 오름세로 출발한 3시장은 양대시장의 폭락으로 투자심리가 급냉하면서 하락세로 반전했다. 이후 시간이 지날수록 하락종목수와 하락폭이 커지는 양세장을 나타냈다. 하락종목은 56개로 상승종목 27개를 압도했다.
대우차 악재와 그에 따른 경제위기 우려감 등이 고스란히 반영되며 선물시장이 폭락했다. 선물시장은 거래소시장과 밀고 당기면서 동반 하락세를 유지했다. 지수가 한때 8% 이상 떨어졌고, 장중 33번째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또 거래소 폭락에 따른 서킷 브레이커로 20분간 매매거래가 중단되기도 했지만, 좀처럼 하락세를 만회하진 못했다. 최근월물인 12월물 지수는 전날보다 5.20포인트 낮은 71.15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외환시장
달러/원 환율이 주식시장 폭락 여파로 3개월만에 1130원을 넘어서는 등 폭등세를 보였다. 하루 환율 변동폭은 18.1원에 달해 지난 1월 이후 최대폭을 기록했다. 추석연휴 이후 3영업일간 종가기준으로 22.9원이나 상승했다.
외환시장은 출발부터 심상치 않았다. 환율은 단숨에 1129원까지 상승한 이후 오후장 들어서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다 오후 2시 경 진념 재경부장관의 긴급 기자회견 소식이 전해지면서 반락하기 시작했다. 장막판 환율상승을 예상한 은행들의 매수세가 유입되며 결국 지난 주말 종가보다 11.5원 높은 1131.4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거래소 주가지수는 이날 50포인트 이상 폭락하며 채권시장과 외환시장에 엄청난 파급을 미쳤다. 고유가와 포드의 대우차 인수포기 등 악재가 겹친 상태에서 금융시장이 전반적으로 휘청거렸다.
진념 재경부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환율에 대한 특별한 언급없이 "공적자금 추가조성 동의가 늦어질 것에 대비한 비상계획과 유가 30불 시대에 대비한 비상계획 모두를 갖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냉정한 자세와 인내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주식시장이 폭락함에 따라 환율이 급등세를 보였다"며 "외환시장은 수급요인에 따라 환율이 결정되는 곳이니만큼 당분간 시장상황을 지켜보겠다"는 말로 지극히 원론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외국인들은 10영업일째 주식순매도를 지속해 거래소에서 615억원 주식순매도, 코스닥시장에서 11억원 주식순매수를 기록했다. 이날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 21억4970만달러, 한국자금중개 8억6720만달러로 총 30억1690만달러를 기록했다.
◇채권시장
채권시장에서는 매수세가 실종된 상황에서 수익률이 급등세를 나타냈다. 3년물 국고채 입찰에서는 9000억원이 8.15%에 낙찰됐는데 지난주말 최종호가수익률 대비 23bp나 올라 지난 7월초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사자 호가를 찾아보기 어려웠으며 매도호가가 급속히 올라가자 대부분의 딜러들이 시장참여를 포기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증권협회가 고시하는 3년만기 국고채의 최종호가수익률은 전주말대비 19bp 오른 8.11%, 3년물 회사채는 10bp 오른 9.06%, 2년물 통안채는 19bp 오른 7.97%를 기록했다. 5년물 국고채는 8.45%로 무려 20bp나 올랐다. 12월만기 국채선물은 전주말대비 0.44포인트 떨어진 98.52포인트를 기록했다. 9월물은 0.41포인트 떨어진 99.60포인트로 마쳤다.
수익률이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딜러들의 포지션에 따라 입장차이가 극명하게 나타났다. 추석전부터 채권비중을 줄인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시장충격을 반영하기 위해서는 수익률이 추가로 올라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어떤 대책을 만들어주기를 바라고 있지만 국내외 악재를 압도할 만한 재료가 나오기 어렵다는 것.
이 딜러는 "공적자금을 충분하고도 신속하게 조성하고 대우차 처리도 가시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외에 방법이 없다"며 "단기적으로 8.2%선이상으로 수익률이 오르면 딜링성 매수세가 유입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차곡차곡 쌓였던 악재가 수익률에 어느정도 반영됐다고 판단했던 딜러들은 의외의 금리폭등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외국계 은행의 한 딜러는 "이렇게 수익률이 폭등할 줄은 몰랐다"며 "한꺼번에 올라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외국계 은행의 한 딜러는 "주식, 외환시장과 비교할 때 채권시장은 상대적으로 충격이 덜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채권시장 역시 표면적으로는 공황에 가까운 움직임을 보였다. 매수호가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고 이해되지 않는 거래도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