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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반도체 공세에 흔들린 월가…호실적 은행들도 하락[월스트리트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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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원 기자I 2026.10.14 05:4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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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3대지수 소폭 하락…다우 장중 460P 상승분 반납
4대 은행 모두 순익 증가했지만 주가는 동반 하락
中 CXMT 기술 진전에 반도체지수 5일째 떨어져
윌리엄스 "내년 추가 인상 불필요"…낙폭 축소

[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미국 주요 은행들이 나란히 순이익 증가를 발표했지만 뉴욕증시는 웃지 못했다. 중국 반도체 기업의 기술 진전 소식에 인공지능(AI) 관련주의 경쟁 우려가 커진 데다, 기업 실적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치가 이미 높아진 탓이다. 다만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고위 인사가 내년 추가 금리 인상에 신중한 입장을 밝히면서 증시는 장중 낙폭을 줄였다. 시장에서는 기업들의 실적 개선만으로 주가 상승을 정당화하기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AFP
사진=AFP
1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35% 하락한 5만1670.10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02% 내린 7805.45, 나스닥종합지수는 0.15% 떨어진 2만7204.38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지수는 장중 460포인트 넘게 상승했다가 하락 전환했다.

은행들 돈 잘 벌었는데…높아진 기대가 주가 발목

이날 본격화한 미국 대형 은행들의 3분기 실적 발표는 투자자들의 높아진 눈높이를 보여줬다. JP모건체이스와 골드만삭스, 웰스파고, 씨티그룹 등 주요 은행 4곳 모두 전년 동기보다 순이익이 늘었지만 주가는 일제히 하락했다.

씨티그룹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에도 5.6% 급락했다. 웰스파고는 순이자수익이 예상에 못 미치면서 3.1% 떨어졌다. JP모건은 비용 증가와 채권 거래 부진 등의 영향으로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실적을 내놓은 뒤 0.9% 하락했다. 골드만삭스도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0.2% 내렸다.

레베카 월서 월서웰스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CNBC에 “은행들은 여전히 좋은 실적을 발표했다. 다만 기대치가 높았고, 높아진 기대치는 이번 실적 발표 시즌 전반에 걸쳐 기업들에 위험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실적 전망 자체는 낙관적이다.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에 따르면 시장 전문가들은 S&P500 기업들의 3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30% 이상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높은 성장률이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면 실적이 좋아도 추가 상승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것이 이날 은행주 반응에서 드러났다.

제이크 달러하이드 롱보에셋매니지먼트 최고경영자(CEO)는 로이터통신에 “많은 투자자가 시장이 채권시장이나 고유가, 높은 금리보다 기업 실적에 더 주목하기 시작할 수 있다는 안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실적 발표가 거시경제 변수에 쏠린 시장의 관심을 기업의 실제 수익성으로 돌릴 수 있다는 기대다.

미국 뉴욕에서 시민들이 웰스파고 은행 지점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뉴욕에서 시민들이 웰스파고 은행 지점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中 반도체 추격에 AI주 흔들…반도체지수 닷새간 8%↓

기술주에는 중국발 경쟁 우려가 부담으로 작용했다. 중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연말까지 성능을 높인 반도체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미국 메모리 업체들의 경쟁력과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3.6% 하락했다. 반도체 장비업체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도 7% 가까이 급락했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0.23% 내리며 5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이 기간 누적 하락률은 8%를 넘었다.

앞서 한국 증시에서도 같은 우려가 부각됐다. 13일 코스피지수는 5.5% 급락해 7월 31일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높은 기업가치에 대한 부담과 중국 기업의 추격 가능성이 한국과 미국 시장에서 동시에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AI 관련 투자자금의 성격을 둘러싼 경계심도 나타났다. 로이터에 따르면 혹 탄 브로드컴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반도체 업계로 유입되는 일부 투자자금을 ‘카지노 도박’에 비유했다.

블룸버그의 마이클 볼 매크로 전략가는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 전반에 대한 위험 노출을 줄이면서도 기술주에 대한 투자 집중도는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기술주 투자 포지션의 변화가 S&P500 전반의 조정으로 번질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S&P500지수는 올해 14% 상승했지만 지수 구성 종목의 중간값 상승률은 5%에 못 미친다. 200개가 넘는 종목은 연초 이후 하락한 상태다. 일부 대형 기술주가 지수 상승을 이끌면서 시장 내부의 온도 차가 커진 셈이다.

인공지능(AI) 이미지 (사진=AFP)
인공지능(AI) 이미지 (사진=AFP)
윌리엄스 “내년 추가 인상 불필요”…물가 발표에 촉각

증시의 추가 하락을 막은 것은 연준의 금리 전망이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한 차례 추가 금리 인상이 적절할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내년에 더 올릴 필요가 있다고 볼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12월 한 차례, 내년 두 차례의 추가 인상을 예상하는 금리 선물시장보다 완화적인 전망이다. 발언 이후 미 국채금리는 하락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0.03%포인트 내린 5.21%를 기록했다.

이언 링겐 BMO캐피털마켓츠 전략가는 “지난달 기조적인 인플레이션이 둔화했다는 점이 확인된다면 연준은 다음 금리 인상 시점을 서두르기보다 인내심을 갖고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도 장기 국채금리 상승이 주택과 자동차 등 금리에 민감한 분야의 수요를 억제해 통화긴축의 일부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리지 않더라도 높은 장기금리 자체가 경제활동을 제약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물가 불안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중동 정세 불안 속에 브렌트유는 이날 하락했지만 배럴당 105달러를 웃돌았다. 오는 14일 발표되는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는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전체 물가 오름세가 확대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시장의 관심은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가 실제로 둔화했는지에 쏠린다. 물가 둔화가 확인된다면 연준의 추가 긴축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 수 있지만, 예상보다 높은 수치가 나오면 국채금리와 기술주에 다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 (사진=로이터)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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