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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무부는 23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토니 블링컨 장관이 오는 26~28일 워싱턴에서 왕 부장을 맞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중 외교장관은 양국 관계를 책임 있게 관리하고 열린 소통 채널을 유지하기 위한 지속적 노력의 일환으로 양자·역내 이슈, 글로벌 문제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국무부는 설명했다.
왕 부장의 이번 방미는 미·중 정상회담 개최를 전제로 한 의제 등을 협의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음 달 11~17일 샌프란시스코에서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중 정상회담이 성사될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6일 백악관 언론 브리핑에서 APEC 정상회의 기간에 시 주석을 만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왕 부장은 지난 9월에 몰타에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이틀간 만나 두 나라 현안 등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내달 미·중 정상회담이 실현되면 패권 경쟁국인 두 나라의 긴장 완화 차원에서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첨단 기술의 대(對)중국 수출 통제를 강화하자 중국도 지난 8월 첨단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갈륨과 게르마늄 등을 비롯해 전기차용 배터리 등에 쓰이는 흑연까지 수출 통제 방침을 밝히며 맞대응에 나선 상태다. 대만을 놓고 대립하는 양국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에 대해서도 다른 대응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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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미·중 갈등이 고조되는 와중에 이번 정상회담이 성사되는 것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작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이클 프로먼 미국외교협회(CFR) 회장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과거 정상회담에서 정상들이 그랬던 것처럼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이 합의할 수 있다는 징후는 거의 없다”면서도 “회담 자체가 가장 중요한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이 마지막으로 미국을 찾은 것은 2017년 4월 플로리다에서 당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만났을 때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1년 취임 뒤에 중국을 방문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아울러 바이든 행정부가 왕 부장과 회담을 통해 반(反)이스라엘 진영의 맹주인 이란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에 개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압력을 행사해 달라고 중국에 부탁하는 기회로 활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중국의 경제적, 정치적 영향력은 미국이 세계 다른 지역의 사건에 영향을 미치려할 때 여전히 중요하다”며 “미국 관리들은 인구밀도가 높은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지상 침공 가능성과 이로 인한 대규모 민간 사상자 발생으로 촉발할 수 있는 중동 전쟁을 막기 위해 중국이 이러한 힘을 사용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