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미군이 군사작전을 진행하고 있는 지역에서 튀르키예의 드론이 격추됐다고 보도했다. 이후 미 국방부의 팻 라이더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오전 7시 30분경 튀르키예 드론이 미국의 제한적 작전구역에 진입해 미군 병력에서 약 1km 떨어진 시리아 하사카에서 공습을 수행하는 것이 목격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의 경고에 따라 드론이 작전구역을 벗어났지만 11시 30분경 미군 병력 반경 0.5km 이내로 재접근했고 이를 잠재적 위협으로 간주해 F-16 전투기로 격추했다”고 덧붙였다.
격추된 튀르키예 드론에는 지상 공격용 무기들이 장착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시리아에선 미군 약 900명이 쿠르드족을 지원하며 이슬람국가(IS) 격퇴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라이더 대변인은 “다친 미군이 없었고, 튀르키예가 의도적으로 미군을 표적으로 삼았다는 징후도 없었다”며 “유감스러운 사건”이라고 했다.
하지만 WSJ은 이번 사건으로 시리아 내에서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튀르키예는 오랜 기간 쿠르드족이 자국에 위협을 가하는 무장세력이라며 불만을 제기해 왔다. 쿠르드족은 시리아와 튀르키예, 이라크 등지에서 분리독립을 추구하고 있다. 튀르키예가 그동안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반대해온 이유도 스웨덴이 쿠르드계 무장세력인 쿠르드노동자당(PKK) 및 동맹 조직을 지원하고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튀르키예는 PKK 관련자의 신병을 넘겨받는 조건으로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찬성하는 입장으로 돌아섰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일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에서 PKK가 정부청사를 겨냥해 자폭테러를 시도하면서 나토 회원국들 간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튀르키예는 자폭테러에 대한 보복으로 이라크 북부에 위치한 PKK 기지 20곳을 공습했다.
라이더 대변인은 미국과 튀르키예 간 긴장 고조 우려에 대해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튀르키예 국방장관과 통화하고, 시리아에서 진행하는 군사작전과 튀르키예군 사이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오스틴 장관은 PKK에 대한 튀르키예의 안보 우려가 정당하다고 인정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튀르키예는 여전히 중요하고 가치 있는 나토 동맹이자 미국의 파트너”라며 긴밀한 협력 기조를 재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