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하고 지냈지만 신경과 방문 5개월 전부터 갑자기 양손가락에 힘이 안 들어가는 모지구근위축(母指球筋萎縮, thenar muscle atrophy)이 찾아와 손아귀 쥐는 힘이 거의 사라졌다. 오른손보다 왼손의 무력감이 더 심했다. 환자는 목디스크인 줄 의심하고 자기공명영상(MRI)을 찍어봤으나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한달 후 허벅지근육에도 힘이 들어가지 않아 계단을 오르내리기도 힘들었다.
신경과 정밀진단 후 모지구근위축과 허벅지근육 약화는 당뇨병 합병증에 따른 것으로 추정됐으나 담당의사는 혈당은 괜찮은데 왜 이런 증상이 나타났는지 구체적인 인과결과를 밝혀내지는 못했다. 다만 허벅지에 힘이 없는 상태로 위태롭게 걷다보니 좌골신경통까지 유발된 것으로 판단했다.
당뇨병은 기본적으로 높은 혈당으로 인해 혈관이 탄력을 잃고 약해져가면서 신경이나 근육도 산화된 당화물에 의해 점차 손상되는 질환이다. 좌골신경은 허리에서 엉덩이 골반을 지나 허벅지 뒤쪽을 거쳐 발끝까지 내려가는 신경이다. 좌골신경이 압박을 받으면 허리와 엉덩이, 허벅지 뒤쪽이 당기고 찌릿하고 저린 증상이 함께 발생한다.
이같은 좌골신경통을 유발하는 요인 중 하나가 이상근증후군(piriformis syndrome)이다. 서양배 모양의 이상근은 삼각형의 꼬리뼈에서부터 허벅지뼈(대퇴골) 상부 말단을 연결하는 근육이다. 이상근 아래 좌골신경이 눌리면서 다양한 증상을 나타내는데 여러 가지 검사를 해봐도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은 아닌데 증상은 이들 척추질환과 비슷하다.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은 “당뇨병 탓에 전반적으로 혈관, 신경, 근육의 기능이 지속적으로 저하되는 사람은 혈당관리만으로도 역부족인 경우가 종종 생긴다”며 “이런 경우에는 몸의 독소를 빼주는 디톡스와 병든 세포에 에너지를 불어넣는 전기자극치료를 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디톡스는 온열요법, 항산화 기능성 영양소 투여, 식단 개선, 적절한 운동, 맞춤영양수액 주사 등으로 세포에 쌓인 노폐물을 배출하는 방법이다. 세포 사이는 맑고 깨끗한 액체로 가득 차야 하는데 당뇨병 같은 자가면역성을 띠는 질환을 가진 환자는 진한 가래 같은 탁한 액체가 쌓여 있어 디톡스요법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심 원장은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전기자극치료인 ‘호아타리젠요법’(LQ요법)을 활용하면 디톡스 효과를 노리면서 병든 세포에 힘을 불어넣을 수 있다. 심 원장은 “모든 통증, 염증을 가진 세포나 암세포는 세포내 음전하 수준이 바닥 상태에 이르러 있다”며 “엘큐요법은 100~800나노암페어(㎁) 수준의 미세전류를 1500~3000V의 고전압으로 피부 깊숙이 병든 세포 단위까지 흘려보냄으로써 음전하를 저축하는 원리의 치료”라고 소개했다.
그는 “진단이 모호하고 마땅한 치료법이 없는 질환에 엘큐요법을 쓰면 세포가 점차 활성화되고 인체 항상성이 회복됨으로써 통증질환의 근본적 해결에 도움을 준다”고 강조했다.
A씨의 경우 호아타리젠요법을 4개월 간 매주 1차례 이상 꾸준히 받은 결과 증상이 60%가량 호전됐다. 7개월 째에는 통증이 90% 완화되면서 벽이나 지지대를 붙잡지 않고도 혼자 일어설 수 있을 정도가 됐다. 다리 후들거림 증상이 개선되는 것을 시작으로 다리에 힘이 점점 들어가면서 보행능력을 되찾아가는 중이라고 심 원장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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