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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손 하반기 투자전략]⑤행정공제회 "대체투자 8천억…PE 블라인드펀드 조성"

성선화 기자I 2017.09.03 13:37:24

국내 주식 직접운용 전문성 보강, 섹터별 역량 강화

[이 기사는 9월 3일(일) 10시에 이데일리 IB정보 서비스 "마켓인"에 표출됐습니다]

[이데일리 증권시장부 성선화 박정수 기자] “올해 순수하게 늘어난 자산규모만 1조원이다. 이 중 2000억원은 채권, 나머지 8000억원을 대체투자에 집행했다. 이 중에서도 인프라와 부동산 투자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지난해 인프라투자팀 신설 이후 인프라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올해 투자 규모는 2000억~3000억원 수준으로 예상한다.”

행정공제회(이하 행공)은 지난 8월 기준으로 이미 지난해 사업계획에서 목표로 한 투자 집행금액을 넘어섰다. 회원납입금과 투자 수익을 합쳐 총 1조 1000억원 정도가 유입됐고, 당초 계획된 1조원 투자는 모두 끝냈다. 하지만 행공의 투자 시계는 멈추지 않는다. 비수기인 지난 여름에도 거의 매주 투자심의위원회에 상정되는 심의 건이 3~4건씩 올라왔다.wㅏㅇ


◇국내 주식 운용팀 보완, 화학·철강 섹터별로 담당자 지정

3일 서울 용산에서 만난 장동헌(사진) 행공 CIO(최고투자책임자)는 “이미 예정된 투자 목표액을 모두 소진했지만 굳이 투자를 멈추지는 않는다”며 “좋은 투자 건이 있다면 정상 속도대로 계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투자 가능한 현금이 소진돼 대출을 받아 투자한 적은 단 한번도 없지만, 만약 확신이 드는 투자 건이 있다면 대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행공의 투자 수익률은 4% 후반대로 6대 공제회 중 상위권에 속했다. 올해도 7% 초반대 높은 수익률을 조심스레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에 웃도는 수익률이 기대되는 이유는 올 상반기 코스피 지수가 연초 대비 20% 가까이 상승한 덕분이다. 지난 6월말 기준 국내 주식 투자 수익률은 약 17%에 달한다.

이처럼 가파른 대세 상승장을 추종할 수 있었던 비결은 직접 운용팀의 적극적인 시장 대응 덕분이다. 전체 국내 주식 운용 규모 중 25%(5000억원)를 직접 운용하고 있다. 행공 내 국내 주식 직접 운용 인력은 7명으로 타 공제회 대비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다. 특히 최근에는 전문성 강화를 위해 화학, 철강 등 섹터별 담당자를 지정했다. 장 CIO는 “리스크가 있는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 보다는 시장을 따라가는 코스피 ETF 위주로 운용을 하고 있다”며 “개별 주식 직접 투자는 거의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ILS·항공기·발전소 등 인프라 포트폴리오 다변화 추구

한때 이름을 날렸던 펀드 매니저 출신으로 2015년 외부 전문인력으로 스카웃 된 장 CIO가 가장 중요하는 부분은 꾸준한 현금흐름과 일부 초과수익을 위한 포트폴리오 배분이다. 장 CIO는 “공제회의 자산 운용은 유동성이 묶이는 반대급부로 초과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와 매년 일정 금액의 현금흐름이 나오는 투자를 동시에 해야한다”며 “국가별 자산별 상품별 자산배분을 통한 배당 수익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국내 최초로 시도한 재해보험연계증권(ILS) 투자 역시 매년 연 7% 이상 안정적 배당 수익이 예상돼 집행했다. ILS는 헤리케인, 지진 등 천해지변에 대비해 보험사들이 가입하는 재보험에 투자하는 펀드다. 그는 “설사 천재지변으로 손실이 나더라도 7년 이상 장기 평균을 내면 목표 수익률에 도달한다”며 “연말께 지난해 투자 건에 대한 1년 성적표가 나온다”고 말했다. 지난해 인프라 투자팀을 신설하고 인프라 투자를 꾸준히 늘리는 이유도 포트폴리오 구축을 위해서다. 현재 행공의 전체 자산에서 인프라 투자 비중은 여전히 낮다는 판단이다.

투자대상 다변화도 중요하다. 유럽·호주 등으로 국가를 분산하고 발전소·항만·도로 등으로 상품도 분산한다. 지난해 집행 건수가 많았던 개별 항공기펀드 비중은 줄이고 대신 블라인드 항공기펀드에 투자했다. 장 CIO는 “개별 프로젝트 펀드보다는 블라인드펀드를 선호한다”며 “블라인드펀드가 투자 리스크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반기 PE 블라인드 펀드 1200억 조성

기업 인수금융은 주요 프라이빗에쿼티펀드(PEF)들과 공동 투자를 선호한다. 올해 MBK파트너스, IMM PE 등 주요 PE들의 인수금융에 참여했고 하반기에는 PE에 출자하는 블라인드 펀드 선정을 계획 중이다. 총 1200억원 이하 규모로 현재 정부에서 진행 중인 모태펀드와 겹치기 않게 운용사들이 자유롭게 운용대상을 선정할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현재 전체 주식 운용 자산의 4% 정도인 헤지펀드 비중은 늘리지 않을 계획이다. 헤지펀드는 시장 상황에 상관없이 7~8% 수준의 절대 수익률을 추구하는 펀드지만 국내외 정통 헤지펀드를 선정하기가 쉽지 않아서다. 여러 헤지펀드에 분산투자하는 재간접 형태로 투자를 하지만 만족스러운 수익률은 아니다. 장 CIO는 “제대로 된 헤지펀드를 선별하고 검증할 수 있다면 앞으로는 헤지펀드 투자 비중을 늘릴 생각이 있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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