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통·청자에서 악기까지’ 명량대첩로 해역 수중문화재 보고

김성곤 기자I 2015.11.24 10:02:38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진도 명량대첩로 해역 수중발굴조사 보고서’ 발간
명량대첩로 해역 장기 계획 아래 연차 발굴조사 진행

진도 명량대첩로 해역 주요 발굴 유물(사진=문화재청)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소장 소재구)는 전남 진도군 명량대첩로 해역의 수중발굴조사 성과를 담은 보고서를 발간했다.

진도 명량대첩로 해역은 조류가 빠르게 흘러 선박 운항이 힘든 곳. 임진왜란이 한창 진행 중이던 1597년(선조 30)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으로도 유명한 울돌목에서 남동쪽으로 약 4km 떨어져 있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지난 2011년 이 지역 유물을 불법 매매하려던 도굴범 검거를 계기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간 수중발굴조사를 실시해 다양한 종류의 유물 650여 점을 발굴했다.

보고서에 수록된 주요 유물은 소소승자총통과 석환 등 전쟁유물과 다량의 청자들이 있다. 소소승자총통은 조선 시대에 사용한 개인용 화기로 발굴조사 이전까지 실물뿐 아니라 문헌에서도 기록이 나타나지 않아 그 존재를 알지 못했다. 이번에 발견된 총통 3점은 표면에 새겨진 명문(銘文)으로 인해 제작 시기와 제작지, 무게, 제작자 등을 알 수 있다. 1588년 제작되어 임진왜란에서 실제 사용되던 것으로 추정된다. 또 내부 장전물에 대한 분석 결과 닥나무를 원료로 사용한 한지와 목탄으로 이루어진 화약 등도 확인됐다.

가장 많이 나온 유물은 고려청자다. 강진에서 제작된 기린 모양 향로, 붓꽂이, 베개 등의 청자는 유색이 좋고 장식과 문양이 화려한 최고급품이다. 특히 지금까지 확인된 바 없는 새로운 조형도 있어 고려청자 연구를 위해 좋은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지금까지 ‘기대형 청자’ 혹은 ‘기대형 도기’로 부르며 그 기능이나 명칭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했던 유물이 전통 타악기인 ‘요고’라는 것을 밝혀냈다. 이밖에 중국 닻돌과 송나라 시대의 동전이 발굴된 점은 고대부터 명량대첩로 해역이 대외교류를 위한 해상통로로 활용됐다는 점을 짐작케 해준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명량대첩로 해역은 수중문화재의 보고로 장기적인 계획 아래 연차 발굴조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앞으로 다양한 연구와 조사를 통해 해양사, 도자사, 무기사 등의 여러 분야에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에 발간된 보고서는 전국의 박물관, 대학도서관, 문화재 조사기관 등 관련기관에 배포하며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누리집(www.seamuse.go.kr)에서 무료로 제공된다.

진도 명량대첩로 해역 수중발굴조사 보고서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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