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땅콩회항‘ 사건을 일으킨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 대한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승무원 김 모 씨가 재판부에 탄원서를 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씨는 탄원서에서 “조 전 부사장을 모신 14시간의 비행은 두려움과 공포 속에 갇혔던 기억”이라고 당시를 돌아보고, 이제는 조 전 부사장 일가가 두려워 회사에 돌아갈 생각조차 하지 못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땅콩회항‘ 사건 당시 조현아 전 부사장이 무릎을 꿇리고 폭언을 한 승무원이다.
또 알 수 없는 사람들에게서 협박 문자를 받았고, 모르는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보는 등 일상 생활마저 망가졌다고 호소했다. 특히, 사건 초기 대한항공 측이 거짓 진술을 강요했고 교수 자리를 언급했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조 전 부사장이 곧 풀려날 것이라고 사람들이 말한다며 재판부에 엄벌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 대한항공 법률 대리인은 “교수직을 언급하며 화해의 자리를 만들자고 제안한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언제든지 업무 복귀가 가능하도록 회사에서 모든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김씨가 미국 소송 전략상 휴직을 선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씨는 미국에서 대한항공과 조 전 부사장을 상대로 정신적 피해를 배상하라며 거액의 민사 소송을 낸 상태다. 특히 조현아 전 부사장 선고 직전에 다시 탄원서를 제출하고 이를 언론에 알리기까지 한 것은 미국 소송에서 유리한 결과를 얻어내기 위한 전략이라는 것.
법조계 한 인사는 “미국 법원에서만 인정되는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는 배심원이 될 일반 국민의 여론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조 전 부사장에 대해 중형이 선고되고 김 씨에 대한 한국에서의 동정 여론이 강하면 배상금을 올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회사 측 법률 대리인은 “김씨에게 회사에서 사과의 뜻을 여러 차례 전달했다”며 “미국에서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이후에는 미국 소송의 특성상 양쪽을 대리하는 미국 변호사들끼리 미국 소송을 통해서만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안타깝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