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임일곤 기자] 사두면 절대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한국의 `부동산 불패 신화`가 무너지면서 내수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외신의 분석이 나왔다.
6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서울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매매 건수가 줄고 거래 가격의 하락도 장기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개인 소비와 건설 투자에 발목을 잡아 가계부채 팽창과 중소 금융기관 경영 악화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엔고로 수출 기업들이 신음하는 일본과 달리 한국은 원화 약세를 무기로 수출 주도의 강력한 성장을 이루고 있지만, 정작 안을 들여다보면 부동산 경기 불황이 한국 경제에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신문은 지난 7월 서울 등 수도권의 아파트 매매 건수가 1만3800건으로 과거 5년 평균 20%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지방은 그나마 매매건수가 비교적 견조하지만 전체 인구의 40% 이상이 몰려있는 수도권에서 아파트 가격 하락이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서울의 아파트 가격은 작년 여름부터 매월 소폭 하락세를 이어왔고 그중에서도 인기 지역인 강남에서는 약 80평대 아파트 가격이 절정기보다 약 2억원 떨어진 9억원에 거래되는 실정이라고 소개했다.
신문은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지난해 6.2%였고, 올해는 4% 중반이긴 하지만 정작 내수는 부동산 경기가 장기 불황에 빠지면서 힘을 잃었다고 진단했다.
또한 한국에서는 가계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80%에 달해 그만큼 부동산 시황이 가계의 체감 경기와 소비 의욕을 결정하는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부동산 가격 하락은 차익을 노린 전매를 어렵게 만들고 소비심리 위축으로 이어져 부동산을 축으로 하는 가계 자금 회전도 둔화된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