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민재용 기자] 베트남 중앙은행(SBV)이 무역적자 폭을 줄이기 위해 내년 동화의 평가절하를 단행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하지만 계속된 동화의 평가절하가 물가 인상을 부를 수 있어 이를 막기 위한 통화정책도 병행할 방침이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응웬 반 저우 SBV 총재는 성명을 통해 "환율은 기본적으로 시장 환경과 금리에 따라 결정되지만 수출을 촉진하고 수입을 감소시키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사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저우 총재의 이 같은 발언은 SBV가 늘어가는 베트남의 무역적자 폭을 줄이기 위해 베트남 화폐 동화의 가치를 평가절하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베트남 당국은 올해 무역적자가 132억달러에 달하는 등 무역적자 폭이 늘어나자 지난해부터 3차례 동화의 평가절하를 단행해 왔다.
하지만 동화 가치의 계속된 평가절하가 물가 압력을 높인 배경이라는 지적도 제기되자 SBV는 인플레 방지책도 병행할 방침이다. 베트남의 이번 달 물가 상승률은 11.75%로 지난해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SBV는 베트남의 인플레 억제와 경제 안정을 위해 내년 시중은행의 여신 증가율을 올해보다 4%포인트 축소한 23%선에서 유지하기로 했다.
저우 총재는 "당국은 인플레를 억제하고, 경제를 안정시키고자 재정 정책과 다른 거시경제 정책 등을 통화 정책과 같이 조정해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