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 수입차로 라인업 확충 "이건 아니잖아"

지영한 기자I 2007.07.13 11:44:11

수입차 통한 손쉬운 라인업 확충보다 국내생산 모델 늘려야
G2X, 엠블렘 갈아끼우기 번질 땐 GM대우 브랜드엔 오히려 역풍

[이데일리 지영한기자] GM대우가 열악한 라인업(Line-up)을 확충하기 위해 대형세단인 스테이츠맨에 이어 스포츠카인 G2X를 수입해 하반기부터 판매에 들어간다.

그러나 수입방식으로 손쉽게 라인업을 확충하기 보다는 GM대우의 미래를 위해서도 국내공장 생산차량을 통한 모델수 확대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GM대우는 오는 8~9월께 미국 새턴(Saturn)사에서 제작·판매중인 '스카이 레드라인'을 100% 완성차 형태로 수입해 국내에서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와 관련, GM대우의 고위 관계자는 "G2X가 GM대우의 판매차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보이지만 GM대우에겐 매우 중요한 모델"이라고 밝혔다.

G2X가 국내에서 유일한 스포츠 로드스터 모델로써 다른 여타 브랜드와는 다른 GM대우만의 차별성을 부각시키고,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도움을 줄 것이란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어느정도 동의한다는 입장이다. G2X의 수요가 극소수 마니아층으로 제한되지만, 경쟁사에 비해 부실한 라인업을 보강해주는 효과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그러나 G2X가 완성차 형태로 그대로 들여오는 차량이기 때문에 GM대우 브랜드 이미지 제고엔 한계가 있을 것이란 분석도 만만찮다. 오히려 라인업 부족을 수입차로 '땜방' 하려한다는 부정적인 인식도 심어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GM대우는 국내 대형승용차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GM의 계열사인 호주 홀덴사에서 '스테이츠맨'을 수입했다가 실패를 맛보았다. GM대우는 당초 스테이츠맨이 회사의 이미지를 개선시켜줄 것으로 잔뜩 기대했지만 결과는 반대였다. 

오히려 스테이츠맨은 판매부진에 시달린 끝에 단종되는 운명을 맞이했고, 소비자들 사이에선 'GM대우가 대형차시장에선 안된다'는 기존의 인식을 더욱 강화시켜준 꼴이 됐다. 

G2X 역시 회사의 기대와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우선 국내 스포츠카 소비자들에겐 G2X(사진 왼쪽)가 GM대우의 차량이 아닌 오펠사의 'GT' 또는 새턴의 'Sky(오른쪽)'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윈스톰이나 라세티 고객들이 GM대우 엠블렘을 '시보레' 브랜드로 교체해 달고 다니는 것처럼 G2X에서도 오펠이나 새턴 엠블렘 바꿔달기 '유행'이 불 수 있다.   



이럴 경우 GM대우가 당초 기대했던 것과 달리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선 GM대우 브랜드 감추기 현상만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GM대우가 수입이라는 간편한 방법으로 라인업을 확충하기 보다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전략 차종을 국내에서 생산해 판매하려는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GM대우는 대형승용차 부재속에 마티즈를 제외할 때 베스트셀링카가 없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라세티의 판매가 부진하고 토스카도 출시 1년 반만에 신차효과가 소멸돼 내수시장 라인업에 문제가 많다는 것이다.

GM대우 노조도 "G2X가 국내 공장가동과 아무런 영향이 없는 완성차 수입품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고 "이는 GM대우의 심각한 차종 개발부재와 고객의 차종을 선택할 수 있는 폭도 좁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히고 있다. GM대우의 라인업 확충 노력에 관심이 가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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