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법원이 불리한 판결을 내릴 경우 ABN암로 인수를 포기하기 보다는 라살은행을 제외한 ABN암로의 나머지 자산과 사업부문을 인수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라는 것.
ABN 인수전에 먼저 뛰어든 바클레이즈는 이 회사를 630억달러에 인수하되, 미국 법인인 라살은행은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에 넘기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ABN암로 주주들의 동의없이 라살은행을 BOA에 매각키로 한 것은 위법이라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항소법원의 판결로 인수작업은 중단됐다.
이같은 상황에서 RBS와 산탄데르, 포티스로 구성된 컨소시엄은 ABN암로에 보다 높은 가격(710억유로)의 인수제안을 내놓으면서 바클레이즈를 긴장시켰다.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남겨놓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RBS 컨소시엄은 인수제안에 조건을 달았다. 만약 네덜란드 대법원이 주주승인 없이도 라살은행을 매각할 수 있다고 판단, 바클레이즈의 손을 들어줄 경우 RBS측의 인수안은 없었던 일로 하겠다는 내용이었다.
RBS가 ABN암로 인수전략의 수정을 검토하고 나선 이유는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자신들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최근 네덜란드 대법원의 법무심의관(Advocate General)은 ABN암로가 자회사인 라살은행을 주주들의 승인 없이 매각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법무심의관의 의견이 바로 최종 결정으로 연결되지는 않지만 보통 4건 가운데 3건은 법무심의관 의견대로 판결이 났다는 전례를 감안할 때 RBS 컨소시엄의 인수제안 자체가 무효화될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졌다. 관련기사☞바클레이즈, ABN암로 인수전 유리한 고지(?)
일단 RBS 컨소시엄은 다음달 중순으로 예정된 네덜란드 법원의 최종 판결까지는 지켜볼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법무심의관 의견대로 판결이 나온다고 할지라도 ABN암로 인수 자체를 포기하지 않고 라살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ABN암로를 인수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꾸는 방안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이 경우 라살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자산과 사업부문을 놓고 바클레이즈와 RBS의 추가 인수전이 전개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