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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신한금융그룹이 롯데손해보험(000400) 인수를 두고 셈법 고심을 이어가고 있다. 롯데손보 예상 매각 가격이 과거 대비 반토막 밑으로 떨어졌지만, 신한금융의 밸류업 기준을 충족하는 동시에 인수 후 자본확충 부담까지 고려한다면 1조원 미만에 인수할 필요성이 제기되면서다. 이미 롯데손보에 9000억원 가까운 자금을 투입한 최대주주 JKL파트너스와의 가격 줄다리기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금융권 및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장정훈 신한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전날 열린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롯데손보 인수 추진 여부를 묻는 질의에 “M&A라는 것은 상대방이 있는 게임”이라며 “반대편 이해관계자의 입장도 충분히 있을 것이기 때문에 절묘한 타협점을 찾아가는 지난한 과정이 있을 수 있다”고 답했다.
지주사 최고재무책임자가 딜의 존재와 추진 의사를 사실상 공식화했지만, 시장에서는 신한금융이 롯데손보 인수를 확정 짓기까지 넘어설 문턱이 만만치 않다고 본다. 장 CFO가 직접 언급한 ‘타협점’, ‘지난한 과정’ 등의 워딩에도 힌트가 있다. 매각 측인 JKL파트너스와 인수 측인 신한금융이 물밑 협상 테이블에서 치열한 수싸움 중임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관건은 과거 우리금융이 인수를 포기했던 당시와 마찬가지로 가격과 추가 자본 부담이다.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는 롯데손보 기업가치는 1조원 안팎이다. 지난 2024년 우리금융이 예비입찰에 참여하며 인수를 검토하던 시기(2조~3조원)와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떨어진 수준이다.
하지만 신한금융 내부에선 1조원 이상 자금을 투입하는 데 부담을 느끼는 기류가 역력하다. 단순히 지분 인수 대금으로 1조원을 지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수 후 롯데손보의 자본적정성(K-ICS) 비율을 그룹 기준에 끌어올리기 위해선 수천억원 규모의 추가 자금을 투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신한금융이 사활을 걸고 있는 ‘밸류업 2.0’ 계획이 강력한 제약으로 작용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지난 4월 밸류업 프로그램을 공개하며 오는 2028년까지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이상, 주주환원율 50% 이상, 보통주자본비율(CET1) 13% 이상을 유지하겠다는 자본관리 가이드라인을 세웠다.
인수 대금과 자본확충을 합쳐 ‘1조원+α’의 자금이 투입될 경우, 위험가중자산(RWA)이 급증하면서 CET1 비율을 훼손하거나 주주환원 재원을 침범할 위험이 생긴다. 장 CFO 역시 “밸류업 2.0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M&A를 진행할 것”이라며 “안정적인 CET1 비율을 지키면서 ROE가 개선되는 범위 내라는 확신이 있을 때 딜이 진행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반면 대주주인 PEF 운용사 JKL파트너스 입장에서도 1조원 미만의 매각가는 쉽게 받아들이기 힘든 마지노선이다. JKL파트너스는 지난 2019년 롯데손보 인수 당시 지분 매입(3734억원)과 유상증자(3600억원) 등을 거치며 총 88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쏟아부었다. 만약 매각가가 1조원 밑으로 떨어지면 7년 넘게 펀드 자금을 묶어둔 기회비용과 운용 보수 등을 감안할 때 사실상 경영권 프리미엄 제로(0)나 다름없는 손실성 딜이 된다.
다만 JKL파트너스도 올해 들어 롯데손보 매각을 반드시 성사시키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롯데손보는 자본 건전성 악화로 지난해 11월 적기시정조치(경영개선권고)를 받았다가, 이후 경영개선계획을 다시 제출하고 자본비율을 회복해나가고 있다. 또 강민균 대표가 기타비상무이사로 롯데손보 이사회에 합류하며 매각 관련 협상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신한금융은 손보사 라인업 보강이라는 명분이 확실하지만, 주주환원을 해치면서까지 오버페이를 할 생각은 없을 것”이라며 “결국 JKL이 추가 자본확충 부담을 고려해 인수 가격을 어디까지 양보할 수 있는지가 타협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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