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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쏘아올린 주치의제.."의료 사각 지대 해소 첫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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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치영 기자I 2025.07.16 06:00:00

■주치의제 급물살-시범 사업 앞둔 제주 가보니
10대 건강 서비스 제공…노인·취약지역에 큰 기대감
1인 의원도 참여 가능…방문·비대면진료로 확장성↑
큰 병원 쏠림 막고 환자 부담 줄이는 의료체계 구축

[제주=이데일리 안치영 기자] “사실 2~3명의 의사로도 방문진료까지 제공할 수 있으며 의사 한 명이 운영하는 동네의원도 방문진료만 못할 뿐 충분히 주치의를 할 수 있다.”

고병수 제주 탑동365일의원 원장은 현재 탑동365일의원에서 근무하는 의사가 총 8명인 만큼 등록 환자 집까지 주치의가 찾아가는 방문진료도 무리 없이 수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 원장은 여기에 원격의료 등 현대화된 기술까지 적용되면 주치의 한 명이 많은 수의 환자를 관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 원장은 “건강주치의 제도와 지역사회 보건의료가 잘 작동하려면 등록주민·환자의 건강과 질병관리를 위한 건강주치의의 왕진·교신·참여가 중요하다”면서 “여기서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원격의료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주도는 도내 지역별 의료격차 해소를 위해 의료접근성 강화 정책을 지속적으로 개발·적용하고 있다. 건강주치의 또한 이러한 맥락 속에서 입안됐다. 사진은 1월 23일 오영훈 제주도지사(왼쪽)가 설 명절을 앞두고 서귀포시 안덕면에 위치한 한 어르신 자택을 방문해 원격 협진시행과 인공지능 기반 돌봄 서비스 운영 실태를 살피는 모습. (사진=제주자치도청)
이르면 오는 10월 시행될 예정인 제주도 건강주치의는 환자 한 명 한 명에게 정성을 다해 치료하고 관리해 살기 좋은 제주도를 만들겠다는 오영훈 제주도지사의 의지가 녹아있다. 특히 정성어린 상담과 찾아가는 진료 서비스로 고령층의 만족도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아직 제도가 시행되지 않았지만 제주도민 반응은 긍정적이다. 제주 한 주민은 “여기는 일부 외지인을 제외하면 전부다 노인”이라며 “노인의 일상생활과 건강을 관리해주는 의사가 꼭 필요한데, 주치의가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 하니 기쁘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아이를 둔 한 학부모는 “아이가 자주 다니는 의원에서 급할 때마다 전화 상담을 해주곤 해 큰 도움이 됐었다”면서 “이러한 방식이 제주도 곳곳에서 가능해진다고 하니 기대된다”고 했다.

탑동365일의원 내부 모습. 총 8명의 전문의가 한 의원에서 진료한다.(사진=안치영 기자)
제주도는 노인 인구가 많고 도심을 제외하면 제주도 동쪽과 서쪽 지역에 의료 취약지역이 넓게 퍼져 있다. 아울러 의료취약지역뿐만 아니라 서귀포시마저도 근골격계질환·만성질환 등 노인성 질환에 시달리는 고령층 환자가 많다. 이들이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것 또한 힘든 일이라는 게 주민의 설명이다. 올해 초 제주여성가족연구원이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제주도 내 유소년 인구(0~14세)는 지난 2014년 9만 8461명에서 2023년 8만 7913명으로 연평균 2.8% 감소했다. 반면 고령인구(65세 이상)는 같은 기간 8만 2411명에서 12만 1156명으로 연평균 4.5% 증가했다.

일각에선 긴 시간 동안 환자를 상담하는 것은 주치의에겐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이에 고 원장은 약 3500명이 등록돼 있는 휴대폰을 보여주면서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고 답했다. 그가 몇 년간 전화 통화와 대면 상담을 경험해 본 결과 하루에 심층 상담이 필요한 환자는 많아야 4명 정도다. 모든 환자가 긴 시간 동안 상담이 필요한 것이 아닌 환자와 주치의가 준비된 상황에서 상담이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 고 원장의 지론이다.

(그래픽=문승용 기자)
제주도에서 주치의를 등록한 환자는 중한 질병에 걸렸을 때 주치의를 거쳐 큰 병원으로 가면 큰 병원으로 직접 가거나 다른 의원을 거쳐 큰 병원으로 갔을 때보다 본인부담 진료비가 싸진다. 이는 큰 병원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한 방안으로 적절한 진료를 적절한 의료기관에서 받기 위한 조치다. 환자는 돈이 덜 들고 큰 병원은 중증 질환자 치료에 전념할 수 있다.

결국 고 원장은 제주형 건강주치의가 박리다매형 의료시스템을 넘어선 환자 건강을 진심으로 생각하는 치료라고 설명했다. 30초 진료, 아이 콘택트도 없는 진료는 국내 의사들이 주민의 건강에는 관심이 없고 돈만 밝히기 때문이 아닌 현재의 의료시스템 때문이라는 것이 고 원장의 주장이다. 그는 “설명이나 환자 교육에 대한 배려가 없는 점은 건강주치의를 도입하면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건강주치의 제도 확산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오영훈 지사는 “제주형 건강주치의는 단순히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도민 모두의 건강을 체계적으로 돌보고 의료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변화의 첫걸음”이라며 “제주를 더 건강한 지역, 더 안전한 공동체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제주도 건강주치의 제도=△건강위험평가 △만성질환관리 △건강검진 △예방접종 △건강교육 △비대면 건강·질병 관리 △방문 진료 △진료 의뢰 △회송 관리 △요양·돌봄·복지 연계 등 10대 서비스를 제공한다. 주민이 단골 의원에 등록해서 주치의와 연결되면 자신의 여러 건강상의 문제들을 자세히 기록하게 된다. 이를 바탕으로 질병 예방 및 건강증진 등의 교육과 상담을 받을 수 있다. 거동이 힘든 환자는 집에서 의사나 간호사의 진료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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