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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되자 인근 지역도 고급 브랜드 넣기에 총력전을 보이고 있다. 시공사 선정에 나선 해운대 중동5구역에는 △DL이앤씨(아크로) △롯데건설(르엘) △SK에코플랜트(드파인) △아이에스동서(더블유) 등이 총출동했다. 유력한 경쟁자였던 GS건설은 이번 입찰에서 발을 빼는 모습을 보였는데, 지역에서는 하이엔드 브랜드의 부재가 원인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현재까지 부산에는 DL이앤씨 기준 부산 해운대(아크로 원하이드)·수영구(아크로 광안)·부산진구(아크로 라로체)에 아크로 브랜드를 적용할 예정이다. 대우건설은 부산 남구(더 비치 푸르지오 써밋)·부산 동구(범일 써밋)·수영구(남천 써밋)에 써밋을, 현대건설은 부산 해운대(디에이치 아센테르)에, 롯데건설 역시 해운대에 가칭 르엘 웨이브시티을 적용한다. SK에코플랜트는 드파인 센텀 외에 수영구 광안2구역 재개발에도 드파인을 도입한다.
부산뿐 아니라 광주에는 광산구에 아크로 트라몬트·서구에 디에이치 루체도르, 대전에도 유성구에 디에이치 비아트 등 주요 지방 대도시를 중심으로 최고급 브랜드가 선을 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 하이엔드 브랜드에 대한 가치 훼손 이야기도 함께 나오고 있다. 실제 서울에서도 연식과 입지의 차이는 있지만 최고급 브랜드인 서울 영등포 아크로타워스퀘어(2017년 준공)보다 e편한세상광진그랜드파크(2022년 준공)가 더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또 과천푸르지오써밋·과천센트럴파크푸르지오써밋(2020년 준공)과 서울 성동구 서울숲푸르지오 1, 2차(2007년, 2012년 준공) 역시 큰 차이가 나지 않고 있다.
여기에 서대문구 북가좌동(아크로 드레브 372), 금천구 무지개아파트 재건축(아크로 예정), 강동구 길동(써밋 듀 포레), 깅동구 고덕동(써밋 르상트르) 등 서울 비강남 지역에도 명품 브랜드가 줄줄이 붙을 예정이다.
이 때문에 결국 현재 하이엔드 브랜드에서 또 다른 최고급 브랜드를 낳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사 입장에서는 입찰을 따내기 위해 이곳저곳 하이엔드 브랜드를 제사하지만 결국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더 새로운 브랜드가 나오는 세분화 과정이 진행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