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자사 기관투자가 고객들에게 비트코인 매매와 수탁(커스터디), 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 등을 제공하기 위해 지난주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와 손 잡으면서 “우리 기관 고객들이 디지털 자산에 투자하는 데 점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밝힌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그러면서 블랙록은 곧바로 고액자산가나 기관투자가 등 특정 적격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비트코인 트러스트’라는 사모 방식의 간접투자상품을 출시했다.
또한 월가 헤지펀드 운용회사인 브레번 하워드 역시 기관 고객들로부터 투자금을 모아 10억달러(원화 약 1조3120억원) 이상 규모로 가상자산 전용 투자펀드를 조성하기도 했다.
올 들어 하락세를 이어 온 비트코인이 6월 한때 1만8000달러 붕괴 직전까지 갔지만, 그 이후 두 달여 간 70%를 반등했다. 최근 한 달 간 16% 올랐고, 머지(Merge) 업그레이드를 앞둔 이더리움이 50% 급등했다. 비트코인이 아직도 연초대비 50% 가까이 하락 중이긴 하지만, 확실히 바닥을 찍었다는 믿음을 주자 이처럼 기관들의 시장 참여가 재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가상자산 담보대출업체인 블록파이는 ”최근 비트코인 가격 상승랠리는 계속 이어지고 있는 기관투자가들의 가상자산시장 참여 소식으로 낙관론이 커지고 있는데 따른 것“이라고 해석하면서 ”블랙록 이후 외도 다른 거대 다국적 운용사도 가상자산시장을 노리고 움직이고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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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가격이 작년 11월 역사상 최고점인 6만9000달러에 비해 70% 가까이 폭락하는 와중에 엄청난 손실을 경험한 개인투자가들이 여전히 관망하고 있는 상황이라 최근 오름세는 기관들의 힘이 크다고 볼 수 있다. 2분기에 11억달러에 이르는 순손실을 기록한 코인베이스도 ”대규모 손실로 인해 개인투자자들이 시장에 대한 매력을 크게 느끼지 못하며 (반등 과정에서도) 시장 참여를 망설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블랙록의 시장 참여로 인해 앞으로 기관은 물론이고 개인들의 시장 참여도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디지털 자산 투자 운용사인 발키리펀드의 리 왈드 최고경영자(CEO)는 ”블랙록과 코인베이스 간 협력이 코인 시세를 크게 끌어 올리진 못했지만, 최근 가격 폭락에도 불구하고 기관투자가들의 시장 관점이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는 걸 확인한 것만으로도 대단히 의미가 있다“며 ”블랙록 같은 초대형 기관이 기관과 개인 고객들의 상당한 관심이 없었다면 이런 결정을 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제임스 말콤 UBS 외환 및 가상자산 리서치 대표는 ”여전히 코인시장은 개인투자자 위주 시장이며, 바닥 징후가 더 뚜렷해지면 개인들이 다시 시장에 돌아올 것“이라면서도 ”앞으로 기관들이 잇달아 가상자산시장으로 들어오면서 전통적인 금융시장처럼 바뀌는 것도 시간 문제일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