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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계획돼있던 양 후보의 서울시정을 위한 비전발표회도 잠시 연기됐다. 오 후보는 “약간의 기술적인 준비 필요한데, 오후에 협상을 시작하면 (합의가) 쉽지 않아서 일단은 연기하는 것으로 했다”고 말했다. 전날 오 후보 측이 비전발표회를 추진할 것을 공지했다. 그러나 국민의당 측에서 “결정되거나 합의된 사실이 없다”며 “실무협상팀을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공개행사를 강행한다면 오히려 협상팀 없이 후보 간 모든 걸 결정하는 방법이 있다”고 반박하면서 양측이 부딪혔다.
이에 두 후보가 갈등을 풀기 위해 직접 나서는 모양새다. 두 후보는 앞서 합의한 원칙 그대로 모든 협상 권한을 협상팀에 위임할 것을 재확인 해줬다. 오 후보는 “(실무협상단에) 모든 협상 권한을 위임한다. 약속했던 단일화 시간을 지킬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당 측도 “우리 협상단은 언제든지 협상에 임할 수 있도록 대기 중이다”고 언급했다.
오는 18~19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보 등록일에 맞춰, 양측 실무협상단은 △17~18일 여론조사 △19일 최종 후보 발표라는 ‘큰 줄기’는 합의를 봤다. 그러나 지난 12일 열린 3차 회의에서 토론횟수·여론조사 방식 등 핵심 사안을 정리하지 못하고 서로 언성을 높이며 공방을 벌이다 파행됐다.
국민의힘 측은 토론 횟수와 방식을 먼저 합의하고, 여론조사 방식은 그 다음에 단계적으로 논의하자는 입장이나 국민의당은 모두를 한번에 일괄 타결하자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이 결렬된 이후 주말 동안에도 양측은 실무협상을 재개하지 못했다.
최종 시한이 닷새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자칫 단일화가 불발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승리를 위해 야권 후보의 단일화는 사실상 필수 조건이다. 최악의 경우 단일화에 실패하고 여권의 박영선 후보와 야권의 오세훈·안철수 후보까지 ‘3자 구도’로 가게 될 시, 야권의 표가 분산돼 어부지리로 박영선 후보가 승리를 가져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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