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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업계에 따르면 FDA로부터 유방암 항체의약품 품목허가를 받았거나 품목허가를 신청해 놓은 회사는 4곳이다. 이미 밀란·바이오콘의 ‘오기브리’가 이달 미국에서 판매허가를 받았고 셀트리온과 암젠·엘러간도 현재 FDA의 심사를 받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후발주자인 셈이다.
하지만 유럽시장에서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가장 속도가 빠르다. 이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온트루잔트’라는 이름으로 지난달 판매허가를 승인받아 내년 초 출시를 앞두고 있고 셀트리온은 내년 초 최종 승인을 받을 전망이다. 글로벌 경쟁사인 암젠·앨러간, 화이자는 올해 초 허가를 신청해 현재 심사가 진행 중이다.
많은 업체들이 개발 경쟁 중인 유방암 치료제의 오리지널은 로슈의 ‘허셉틴’이다. 이 약은 초기 및 전이성 유방암과 전이성 위암에 쓰는데, 지난해 7조8000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약 8위에 이름을 올렸다.
바이오시밀러는 약값이 오리지널의 80% 수준으로 의료비 절감 차원에서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는 가장 먼저 나온 제품이 시장을 독식하는 퍼스트 무버 효과가 있다. 셀트리온(068270)의 자가면역질환치료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는 유럽시장에서 오리지널 시장의 40% 이상을 이미 잠식했다.
전문가들은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양상이 조금 다르다고 분석한다. 유럽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내년 초 제품을 출시해 가장 빠르고 셀트리온이 그 뒤를 이어 내년 초에 승인을 받을 예정이다. 하지만 유럽은 국가가 건강보험을 운영하는 형태인데 본격적인 입찰은 2, 3분기에 집중된다. 셀트리온은 최대한 유럽 진출 시기를 앞당겨 국가 입찰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전략이다.
미국에서는 각 업체가 제품을 개발해도 팔 수가 없다. 허셉틴의 물질특허가 2019년 6월에 끝나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바이오시밀러 경쟁은 그 이후에나 벌어질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때까지는 다양한 임상시험을 통해 오리지널과 효과에서 차이가 없다는 것을 밝히고 이미 출시한 나라에서 실제 사용 데이터를 쌓는 등 근거를 만들어 본격적인 경쟁에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