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피용익 이준기 기자]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부인 박영옥 여사가 지난 21일 오후 8시43분께 별세했다. 향년 86세. 고인은 척추협착증과 요도암으로 투병생활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 여사는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셋째형 박상희 씨의 장녀로, 박근혜 대통령과는 사촌 간이다. 박 대통령은 22일 빈소인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조화를 전달한 데 이어 김기춘 비서실장을 보내 김 전 총리 등 유족들을 위로했다.
고인은 경북 선산군에서 태어나 숙명여자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모교인 구미초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 1951년 2월 박 전 대통령의 소개로 김 전 총리를 만나 결혼했다. 지난 15일이 김 전 총재와의 64주년 결혼기념일이었다.
고인은 김 전 총리가 중앙정보부장과 6~10대, 13~16대 국회의원, 국무총리를 지내는 동안 ‘그림자형 내조’를 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 전 대통령의 부인인 육영수 여사가 결성한 자원봉사단체 양지회 회장과 한국여성테니스협회 회장 등을 역임하기도 했다. 장례는 5일장으로 치러지며 발인은 25일 오전 6시30분이다.
한편, 이날 김 전 총리와 김 실장의 조문 환담에는 박 대통령이 화제에 올라 주목됐다.
김 전 총리가 먼저 “(박 대통령을) 모셔보니까 어떤 인격입니까”라고 물었고, 김 실장은 “제가 감히 (논하기 어렵다.) 잘 모시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만 잘못 (모셨다)”고 답했다.
김 실장은 “(박 대통령이) 아버지, 어머니 성격 좋은 것을 반반씩 다 차지해서 결단력도 있고, 판단력도 있고”라는 김 전 총리의 평가를 듣자 그제야 “그 자체가 나라 생각밖에 없는 분”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 전 총리는 “(대통령직은) 다 외로운 자리다. 가끔 찾아가 뵙고 외롭지 않게 해달라”고 당부했고, 이에 김 실장은 “예. 알겠다”고 했다.
김 전 총리는 이후 빈소를 찾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잇달아 만나 “대통령 단임제, 대통령 책임제 해서는 큰일 못한다”며 “내각책임제 잘하면 17년도 (권력을 맡을 수 있다), 그러면 하고 싶은 것 다 할 수 있다”고 내각책임제로의 개헌을 주장했다. 특히 이 전 대통령에게는 “5년을 지탱하는 것, 별 대과 없이 지낸다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이 전 대통령에게) 위로를 드린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