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국 3색 가솔린 세단 비교 - 캐딜락 CTS, BMW 528i, 볼보 S80 T5

모토야 기자I 2014.09.16 10:18:58
[이데일리=모토야] E세그먼트 시장은 SUV시장과 함께,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가장 큰 규모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경쟁 역시 치열한 시장이기도 하다. 현재 한국의 E세그먼트 수입 세단 시장은 BMW 5시리즈,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아우디 A6로 대표되는 독일 프리미엄 3사가 가장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이번 비교에서는 독일 프리미엄 3사의 모델을 비교하는 것이 아니다. 미국과 독일, 그리고 스웨덴을 대표하는 각국의 대표 E세그먼트 세단을 하나씩 선별하여, 대결 선상에 올려보고자 한다. 엔트리는 다음과 같다.

참가번호 1번, 캐딜락 CTS(미국)



미국 대표인 캐딜락 CTS는 아트 & 사이언스`라는 새로운 디자인 언어를 내세워, 캐딜락의 체질 개선에 크게 기여한 모델이다. 또한 오늘날 캐딜락의 강렬한 개성을 형성해주는 밑거름이 되기도 했다. 본래 CTS는 D세그먼트 시장에 포진된 모델로 간주됐으나, D세그먼트 시장을 직접 겨냥한 ATS의 등장으로 인해, 3세대 모델부터는 E세그먼트 급의 중형 세단으로 승격되었다. 또한, 신분 상승과 함께 강력한 상대들과 맞대결을 펼쳐야 하는 숙명 또한 짊어지게 되었다.

참가번호 2번, BMW 528i(독일)



독일 대표인 BMW 5시리즈는 한국 수입차 시장 최대의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이다. 한국의 수입차 시장에서 연간 1만 대가 넘게 판매되고 있다. 물론 판매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모델은 2.0리터 디젤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520d다. 하지만 가솔린 모델인 528i 역시, 여전히 적지 않은 수가 팔리고 있다. 디젤 세단이 인기를 얻기 전까지 BMW의 판매를 견인해 왔던 전통의 강자. 지난 해 하반기에 부분변경 모델이 도입되어 상품성을 향상시켰다.

참가번호 3번, 볼보 S80 T5(스웨덴)



스웨덴 대표인 볼보 S80은 볼보의 대표 E세그먼트 모델임과 동시에, 플래그쉽 역할도 겸하고 있는 세단이다. S80은 1990년부터 1998년까지 생산되었던 900 시리즈 세단을 대체하며 처음 등장했다. 현재의 모델은 2006년부터 생산을 개시한 2세대 모델. 작년 하반기의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상품성을 더 끌어 올렸다. 또한, 올 상반기에 새로운 4기통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 구성의 DRIVE-E 파워트레인으로 심장도 교체했다.

익스테리어

각국의 세단들은 저마다의 아이덴티티가 분명한 얼굴을 가지고 있다. 외모에 대한 견해는 사람마다 분명히 다르기 때문에 외모에서 우열을 논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각 대표 선수들의 특징적인 부분들을 비교 선상에 올려 본다.





먼저, CTS는 충격적인 디자인으로 화제가 되었던 초대 모델에 비하면 다소 현대로 돌아온 느낌도 든다. 하지만 여전히 SF 영화에 출연할 법한 미래지향적 스타일을 갖추고 있다. 얼굴은 ATS와의 접점이 강하게 느껴진다. 이는 ATS로부터 시작된 캐딜락의 새로운 `아트 & 사이언스` 디자인 언어를 적극적으로 반영된 덕분이다. 또한 뒷모습에서는 초대 CTS의 향기가 물씬 풍긴다. V자로 접힌 리어 스포일러와 수직 테일램프 등에서 그러한 느낌이 든다. 전장 X 전폭 X 전고는 각각 4,965 X 1,835 X 1,440mm로, 셋 중에서 가장 길고, 좁고, 낮다.





528i의 외모는 긴 보닛과 풍부한 볼륨감을 지니고 있어, 시각적으로 웅장하고 크게 보인다. 지난 해 진행된 부분 변경 작업을 통해, 디테일 전반에 직선적인 느낌을 가미하여 완성도를 한 단계 높였다. BMW 디자인 중에서 가장 좋은 반응을 얻은 모델인 만큼, 디자인의 완성도가 높은 편이다. 키드니 그릴과 범퍼 등에 크롬 장식이 좀 더 많이 사용되어 있어, 화려한 느낌을 더 살렸다. 전장 X 전폭 X 전고는 각각 4,907 X 1,860 X 1,464mm로, 셋 중에서 모두 중간 정도의 수치를 보이고 있다.





볼보는 셋 중에서 가장 수수한 외모를 하고 있다. 데뷔 8년차의 노장인 만큼,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지난 해 하반기에 부분변경 작업이 실행되었지만, 여전히 수수한 외모임에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라디에이터 그릴과 범퍼 등을 크게 손본 덕에, 약간의 세련미가 더해지고 좀 더 중후한 인상을 지니게 되었다. 또한 이런 수수함 역시 오래 보아도 쉬이 질리지 않는 스칸디나비안 스타일링의 방법론이기도 하다. 전장 X 전폭 X 전고는 각각 4,855 X 1,875 X 1,495mm로, 셋 중에서 가장 짧고, 넓고, 높다.

인테리어

인테리어 역시, 익스테리어만큼이나 서로가 다른 모습을 보인다. 캐딜락은 터치 패널을 전체적으로 적용하여 최신형 스마트 기기 같은 느낌을 풍기고, BMW는 크리스 뱅글 이래로 내려오는 인테리어 구성을 답습하고 있다. 볼보는 단순하고 기능적인 스칸디나비안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다.



캐딜락은 V자로 꺾인 센터페시아와 함께, 터치 인터페이스를 기반으로 하는 캐딜락의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CUE 시스템을 새로이 도입했다. 센터페시아의 스위치들을 통짜 터치패드로 바꿔놓아, 미래적인 느낌을 어필하고 있다. 터치패드의 기능 표시는 시동을 걸면 나타나게 되어있다. 조작을 할 때마다 살살 진동이 오는 햅틱 반응을 지원하는 점이 이채롭다. 하지만 하드웨어 적인 문제인지는 몰라도 반응이 다소 느리다. 그리고 또 한가지 불만스러운 점은 비상등(!)마저 터치 패드로 작동한다는 점.

실내의 마감 수준은 무난한 정도다. 가죽 등의 마감도 비교적 꼼꼼한 편이며, 과거의 미국차에서 볼 수 있었던 부실한 마무리를 찾아보기 어렵다. 하지만 소재의 선택에서는 다소 아쉬운 느낌이 있다. 유광으로 처리된 부분이 지나치게 많아,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또한 가죽 재질도 다소 거친 질감을 지니고 있다.



CTS의 계기반은 그 자체가 하나의 디스플레이로 되어 있으며, 처음 차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중앙의 디스플레이와 연동되어 화려한 세레모니로 운전자를 맞는다. 계기반은 총 4가지의 테마를 제공하는데, 저마다 다른 특색이 돋보인다. 또한 계기반 너머에는 HUD까지 준비되어 있다. 한글화도 대부분 이루어져 있어서 더욱 만족스럽다.



BMW의 인테리어는 BMW는 크리스 뱅글 이래로 내려오는 인테리어 구성을 답습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센터페시아의 구성, i-Drive, 거대한 10인치 디스플레이 등에서 BMW 인테리어의 정석과도 같은 느낌을 준다. 페이스리프트가 진행된 5시리즈는 실내에 크롬 장식을 부분적으로 추가하여 좀 더 화려한 분위기를 내고자 한 흔적이 보인다. 소재는 전체적으로 무광 재질을 사용하여, 눈이 그다지 피로하지 않은 것이 장점이다. I-Drive는 터치 입력 기능을 지원하여 편의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계기판은 일체형 LCD 디스플레이로 되어 있고 에코-프로, 컴포트, 스포츠 모드에 따라 3 가지 디자인으로 변경된다. 또한 컴포트 모드의 패널은 주간에는 폰트 컬러가 백색으로, 야간에는 오렌지 빛으로 변환된다. 디지털 속도계는 속도의 변화량에 즉각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점이 아쉬운 부분이다.



볼보의 인테리어는 단순하고 명료한 스칸디나비아 스타일의 전형으로 요약할 수 있다. S80 T5는 공통적으로 차분한 느낌의 검정색과 번쩍이는 유광 월넛 우드그레인의 조합으로 이루어진다. 볼보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센서스`는 전화 키패드 주변의 기능 버튼 중 하나를 누른 뒤, 다이얼을 통해 조작한다. 차량 설정, 전화, 멀티미디어, 라디오 등을 조작할 수 있으며, 조작법은 간단한 편에 속한다. 하지만 내비게이션을 제외하면 한글이 지원되지 않는다는 점이 최대 약점이다. 현재 대부분의 볼보 모델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약점이라고 할 수 있다.

화려함과는 거리가 있는 볼보의 인테리어지만, 소재의 선택에 있어서는 가장 만족스런 느낌을 준다. 가죽이나 실내의 수지 마감재는 대부분 부드러운 촉감을 지니고 있어, 만족스럽다.



볼보의 계기판은 XC90을 제외한 전 모델이 공유하고 있는 어댑티브 디지털 디스플레이가 기본 사양으로 장착된다. 도로 표지 정보 시스템,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 인디케이터 등이 마련되어 있고 그 외 각종 정보를 중앙에 표시해 준다. 엘레강스, 에코, 퍼포먼스의 세 가지 테마를 제공한다. 계기류에서 볼보의 약점이 있다면 캐딜락과 BMW가 모두 제공하는 HUD가 없다는 점 정도다.

좌석 및 공간

CTS의 앞좌석은 세미 버킷 형태로 만들어져 있다. 착석감이 탄탄한 편이고, 과격한 운전 상황에서도 운전자의 몸을 잘 잡아준다. 요추받침을 포함한 전동조절 기능을 지원한다. 좌석 하단에는 착좌부 앞쪽의 길이까지 조정 가능한 레버가 붙어 있다. 또한 통풍시트를 지원하여, 더운 여름철에도 쾌적하게 운행할 수 있다. 앞좌석의 공간은 약간 빠듯한 느낌을 준다. 다른 두 차에 비하면 머리 공간이 다소 부족하다.



BMW의 앞좌석 시트는 적당한 부드러움을 지니고 있다. 과격한 주행에서 몸을 잡아주거나 하는 능력은 본격적인 스포츠 시트에 비해 부족하지만 능력은 충분하다. 앞좌석 시트는 8-way 전동 조절 기능과 3단계 열선 기능을 지원하고 운전석은 2 개의 메모리 기능이 제공된다. 하지만 BMW 모델들이 으레 그렇듯, 요추받침 기능은 지원하지 않는다. 앞좌석의 공간은 전체적으로 넉넉하여, 쾌적한 환경을 제공한다.



볼보의 앞좌석은 몸을 부드럽게 감싸주는 안락한 착좌감을 가지고 있다. 세 모델 중 가장 부드러운 질감을 보여준다. 일상에서의 안락한 주행에 초점이 맞춰진 시트지만 격한 운전에서도 보기보다 몸을 곧잘 잡아준다. 운전석 시트는 전동 조절 기능과 함께 3가지 메모리 기능이 지원된다. 조수석도 전동 조절기능을 지원한다. 요추 받침은 수동으로 다이얼을 조작하는 방식이다. 체감되는 앞좌석 공간은 BMW와 비슷하나, 어깨 공간이 상대적으로 적다. 하지만 머리 공간에 좀 더 여유가 있어, 쾌적한 기분이 든다.



뒷좌석으로 넘어가면 CTS가 상당히 불리해진다. 다리 공간은 성인 남성이 승차하기에 충분한 양을 확보하였으나, 머리공간과 어깨 공간이 전반적으로 두 차에 비해 부족하다. 전고를 20mm 낮춘데다, 뒷좌석의 머리공간에 파노라마 선루프의 커튼 수납부로 추정되는 부분이 돌출되어 있어, 부족했던 머리 공간이 더 좁아진 느낌이 든다. 등받이의 각도도 다소 서 있는 편이다.



반면 BMW는 신장 180cm 이상의 남성이 승차해도 크게 무리가 없는 정도의 넓은 공간을 제공한다. 다리 공간은 CTS에 비해 약간 부족하게 느껴지지만 무엇보다도, 머리 공간과 어깨 공간이 넓어, CTS에 비하면 체감 상으로 훨씬 쾌적한 느낌을 준다. 528i는 전 모델이 뒷좌석에도 열선 기능이 지원한다.



뒷좌석 공간에 있어서는 볼보가 가장 만족스럽다. BMW에 비하면 어깨 공간이 약간 부족하긴 하지만, 머리공간과 다리공간 모두 넉넉하게 배려되어 있다. 또한 앞좌석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안락한 착좌감을 가진 뒷좌석 덕에, 훨씬 쾌적한 느낌을 받는다. 열선 기능 또한 갖추고 있다.



트렁크 용량

트렁크 용량 자체는 총 520리터에 달하는 공간을 확보한 BMW 528i가 가장 크다. 2위는 480리터 용량의 볼보 S80의 차지. 캐딜락은 아쉽게도 388리터에 불과해, 3위에 올랐다.





BMW 528i의 경우, 트렁크 용량은 가장 크고, 발로도 트렁크를 열 수 있는 컴포트 엑세스 기능이 적용되어, 이용하기 더욱 편리하다. 하지만 돌출부가 군데군데 있고, 전반적으로 짐칸의 폭 자체는 좁은 편이며, 뒷좌석을 접는 기능은 빠져있다. 볼보의 트렁크는 용량 면에서는 BMW보다는 다소 부족하지만 뒷좌석을 접을 수 있고, 특유의 그로서리 홀더 등으로 실용성을 살렸다. 다만, 개구부가 다소 좁다는 점이 아쉬운 정도다.



캐딜락의 경우는 셋 중에서 가장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준다. 기본 용량에서 볼보와 92리터 차이가 나고, 1위인 BMW와의 차이는 132리터까지 벌어진다. 돌출부가 여기저기 산재해 있고, 트렁크의 높이 자체도 낮다. 접이식 뒷좌석을 채용하여 용량 부족을 제한적으로 극복할 수는 있다. 하지만 기본적인 공간 설계에서 부족한 모습을 보이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파워트레인

세 모델은 모두 2.0리터의 배기량을 가진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과 터보차저를 조합하는 구성을 취하고 있다. 세 모델의 제원 상의 최고출력만을 놓고 본다면 단연 캐딜락의 최고출력 수치가 돋보인다. 볼보와 BMW 모두 245마력의 최고출력을 가진 데 반해, 캐딜락은 276마력/5,500rpm의 수치를 가지고 있다. 최대 토크도 가장 높아, 40.7kg.m/3,000~4,500rpm에 달한다. 볼보와 BMW는 최고출력은 물론, 최대토크 수치마저 동일하다. 두 모델 모두 최고출력은 245마력이고, 최대토크는 35.7kg.m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BMW는 최고출력이 5,000~6,500rpm에 걸쳐서 나오는 반면, 볼보는 5,500rpm에서 정점을 맞는 다는 것, 그리고 BMW의 최대토크 발생 구간이 1,250~4,800rpm으로, 볼보의 1,500~4,800rpm에 비해 조금 더 넓다는 정도다.







성능

가속 초반에는 BMW가 가장 정력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가장 빠른 0-100km/h 가속 시간과 가속 페달 응담성이 돋보인다. 캐딜락 역시 그에 못지 않은 열성적인 모습을 보이지만 변속기가 기대에 잘 부응해주지 못한다. 볼보의 경우, 두 차에 비해 그다지 열정적인 느낌은 적은 편이다. 이는 회전 질감이 매끄럽고 쾌적하며, 소음도 적은 새로운 엔진과 변속기의 특성에서 기인한다.

0-100km/h가속은 최대출력과 토크가 가장 높은 캐딜락이 1위를 할 것으로 보이나, 캐딜락의 0-100km/h 가속 시간은 528i xDrive와 같은 6.3초를 기록한다. 후륜구동인 528i와 비교할 경우, 528i가 0.1초 더 앞선다. 볼보는 6.5초로 세 모델 중 가장 늦다. 이는 차량의 중량과 변속기의 성능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캐딜락 CTS의 공차중량은 1,725kg으로 AWD모델인 BMW 528i xDrive보다 15kg 더 무겁다. 후륜구동 528i와는 무려 100kg이 더 무겁다. 가장 늦은 가속 시간을 기록한 볼보의 공차중량은 1,690kg다. 이는 캐딜락에 비해 35kg정도 더 가벼운 중량이다. 변속기의 성능도 캐딜락이 승리를 거두지 못하게 한 요소다. BMW의 스텝트로닉과 볼보의 새로운 8단 기어트로닉에 비해 6단 하이드라매틱 변속기는 단수도, 변속 시간도 두 차에 비해 부족한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후반으로 넘어가면 이야기가 조금 다르게 전개된다. BMW는 고속으로 넘어갈수록 지치는 기색을 보이는 반면, 볼보와 캐딜락은 상대적으로 힘의 여유가 더 있다. 볼보와 캐딜락은 각자의 톱스피드에 도달하는 데 그리 많은 인고를 요하지 않는 반면, BMW는 고속에서 힘에 부치는 모습을 보여준다. 캐딜락은 힘에 여유가 있어, 고속까지 시원스럽게 나아가는 부분에서 만족스런 느낌을 준다. 볼보는 전반적으로 평탄한 느낌으로 정력적인 느낌이 덜하지만 고속으로 나아가는 데 크게 문제가 없다.



가속 페달의 반응은 BMW가 가장 빠르다. BMW를 기준으로 삼아 이야기하자면, 캐딜락은 반 템포, 볼보는 한 템포 정도 더 여유가 있는 반응을 보여준다. 배기음이나 엔진 소음은 BMW와 캐딜락이 가장 자극적이고 또렷한 음색을 들려준다. BMW는 특유의 맹렬한 음색을, CTS는 날카로운 느낌의 음색을 들려준다. 하지만 볼보는 두 차에 비해 훨씬 절제된 감각의 음색을 가지고 있어, 그러한 느낌이 적은 편이다. 고속 주행에서의 안정성은 세 모델 모두 막상막하의 실력을 보인다. 제동 능력도 모두 우수한 실력을 갖추고 있어, 출력을 제어하는 데에는 아무런 부족함이 없다.



곡선 주로에서는 세 차 모두 부족함 없는 실력을 선보인다. 세 차의 발놀림은 저마다의 특성이 가장 확연하게 드러나는 부분이다. 먼저 캐딜락의 경우, 가장 공격적인 감각으로 코너를 헤쳐나간다. 스티어링 휠의 조작을 급격하게 하다 보면, 앞부분이 꽤나 공격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뒷부분이 추종력도 수준급이다. 다소 부드러운 느낌의 서스펜션 때문에 롤이 조금씩 느껴지긴 하지만, 몸놀림은 세 차들 중 경쾌하다. 뒤를 살살 미끄러뜨려주는 재주도 있다. 의외로 기본기에 충실하면서도 감각적인 몸놀림을 보여준다. 하지만 급격한 코너에서의 안정감은 BMW보다는 조금 부족하다.

BMW의 경우, 가장 세련된 조향 반응과 안정감이 돋보인다. 하체가 다소 느슨한 느낌을 주기는 하지만, 코너를 따라 정제된 선을 그리며 돌파해 나간다. 하지만 아랫급 BMW 모델들의 날카롭고 공격적인 느낌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균형이 잘 잡힌 BMW는 역동적인 느낌보다는 안정적인 감각이 더 두드러진다. xDrive가 장착된 528i xDrive 모델은 더 나은 안정감을 보인다. 볼보는 전륜구동 자동차의 성질이 그대로 묻어 나온다. 우직하고 다루기 쉬운 조향 감각과 새로운 파워트레인으로 균형감이 향상된 덕에, 볼보도 두 차 못지 않은 과감한 코너링이 가능하다. 기본으로 장착되는 스포츠 섀시의 능력이 수준급이어서, 안정적이고 깔끔한 라인을 그려낸다. 그러나 두 차에 비해 조향 반응이 한 템포 여유가 있어, 열정적인 감성은 두 차에 비해 적은 편이다.

일상에서

승차감은 세 모델 모두 일상에서의 운행을 크게 배려해, 만족스런 승차감을 보여준다. 하지만 세 모델 모두 대동소이한 수준은 아니다. 단단한 느낌 순으로 나열하자면 캐딜락, BMW, 볼보 순으로 나타난다. 캐딜락이 가장 탄탄한 느낌을 주고, 볼보가 가장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 BMW는 두 차의 중간쯤 되는 정도의 승차감을 보인다. 특히 세 모델의 좌석이 주는 영향도 유의미하게 작용한다. 큰 굴곡의 요철을 만났을 때, 캐딜락은 다소 튀는 느낌을 주며, BMW는 캐딜락보다 약간 더 포용력이 있다. 볼보는 나머지 두 모델에 비해 요철을 부드럽게 넘기려는 경향이 강한 편이다.



정숙성 면에서는 세 모델 중 볼보가 가장 돋보인다. 그러나 2위인 캐딜락과의 격차는 그리 크지 않다. BMW는 정숙성 면에서 두 모델에 비해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아야 했다. 하지만 일상적인 운행환경에 크게 지장을 주는 정도는 아니다. 정숙성 면에서 세 모델 간의 특징이 있다면, 볼보는 체감 상 세 모델들 중에서 방음조치가 가장 착실하게 이루어진 듯한 느낌을 준다. 엔진 역시 시종일관 쾌적한 회전질감과 정숙함을 보인다. 캐딜락은 저회전에서 정숙하고, 고회전에서부터 소음이 본격적으로 들어오기 시작한다. BMW도 캐딜락과 같이, 저회전에서 정숙하고 고회전에서 소음이 유입된다. 그러나 기본적인 정숙성은 캐딜락보다 다소 부족한 느낌이다.

공인 연비는 볼보가 가장 높다. 그 다음은 BMW가 차지했고, 캐딜락이 가장 낮은 공인연비를 보였다. 볼보는 도심 10.2km/l, 고속도로 15km/l, 복합12 km/l로 나타났고, BMW는 528i 기준으로 도심 10km/l, 고속도로 14.6km/l, 복합 11.7km/l다. 528i xDrive의 경우는 도심 9.8km/l, 고속도로 13.9km/l, 복합 11.3km/l의 연비를 기록하고 있다. 가장 낮은 공인 연비를 가진 캐딜락은 도심 8.5km/l, 고속도로 12.5km/l, 복합 10km/l로 나타나 있다.

실제 운행하며 트립컴퓨터로 기록한 연비는 볼보와 BMW가 대동소이한 기록을, 그리고 캐딜락이 낮은 기록을 보였다. 볼보와 BMW는 도심에서 9km/l 내외의 연비를 보였고, 고속도로에서는 15km/l에 가까운 평균연비를 보였다. 반면 캐딜락은 도심에서 7km/l 후반대, 고속도로에서 14km/l 내외의 연비를 보였다. 이러한 차이를 보이는 가장 큰 원인을 꼽자면 가속 때와 마찬가지로, 차량의 중량과 변속기의 차이로 보여진다. BMW와 볼보는 8단 이상의 다단화와 타력주행 기능을 모두 갖추고 있으나, 캐딜락은 단수도 6단에 머물러 있으며, 타력주행 기능이 없어, 두 차에 비해 연비 경쟁에서 다소 불리하다.

가격과 사양

가격대는 BMW가 가장 높게 형성되어 있다. 528i는 총 4개 모델로 운영되는데, 기본형 528i는 6,820만원, 528i 럭셔리는 7,420만원, 528i xDrive는 7,220만원, 528i xDrive 럭셔리는 7,820만원(모두 VAT 포함)으로 각각 책정되어 있다. 528i는 다른 경쟁자들에게 없는 사양을 구비해두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i-Drive 시스템으로, 10.25인치 크기의 시원스런 디스플레이와 가장 진보된 조그셔틀 기반 조작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또한 HUD까지 통합 된 한국형 내비게이션과 어라운드 뷰 모니터, 런플랫 타이어 등의 사양이 구비되어 있다. 고급 사양인 럭셔리 모델의 경우, 도어 소프트 클로징 기능과 하만카돈 서라운드 시스템, LED 헤드램프와 안개등, 그리고 크롬 장식의 추가로 기본형 모델보다 더 화려한 외장 사양을 갖추고 있다.

캐딜락 CTS는 럭셔리, 프리미엄, AWD의 총 3개 모델로 운영된다. VAT 포함 가격은 럭셔리 5,450만원, 프리미엄 6,250만원, AWD 6,900만원으로 책정되어 있다. CTS는 기본적으로 통풍시트가 탑재되어 있고, 터치패드 기반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CUE시스템과 BOSE 사운드 시스템이 기본으로 장비된다. 한 단계 상위 등급인 프리미엄 모델을 고를 경우, 풀컬러 HUD와 12.3인치의 액정화면으로 된 계기판, 13스피커의 보스 사운드 시스템, 전방 추돌 경고 장치, 사각지대 경고 장치 등이 지원된다. 최고 등급인 AWD모델에는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MRC)과 18인치 고광택 알로이 휠, 그리고 상시 4륜구동 시스템이 추가된다.

볼보 S80 T5는 T5 프리미엄의 한 가지 모델로만 운영되며, VAT 포함 가격은 5,830만원이다. S80 T5는 큐 어시스트 기능이 포함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 저속 추돌 방지 시스템인 시티 세이프티, 사각지대 경고 장치 등, 동급 최고를 자랑하는 안전사양을 기본으로 장비하고 있다. 특히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장거리 운행 시 편의성을 크게 높여주는데, 세 모델 중 S80에만 장비되어 있다. 가격 대비 사양은 세 모델 중 가장 충실한 편에 속한다.

총평

미국과 독일, 그리고 스웨덴의 대표 E세그먼트 세단들은 모두 자기만의 개성이 확실하다. 외모, 실내, 성능 등의 여러 항목들을 비교해 보니, 각자가 가진 개성과 명암이 뚜렷하게 구분된다. 하지만 보다 명확한 평가를 내리기 위해, 개인적인 호불호가 분명히 갈리는 디자인 부분을 제외한 실내 장비 조작 편의성, 실내공간 앞/뒤, 트렁크 용량, 가속 성능, 핸들링, 주행질감, 승차감, 정숙성, 연비, 편의사양, 가격의 총 12가지 항목을 나누어 각 부분에 대해 평가를 내렸다.

BMW는 가격을 제외한 대부분의 분야에서 고른 성적을 보였고, 캐딜락은 성능에서는 좋은 점수를 얻었으나, 실용적인 부분에서 점수가 많이 깎였다. 볼보는 비록 성능 면에서는 두 차에 비해 밀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실용적인 부분에서 고른 점수를 획득했다.

스포티한 성능과 주행질감, 그리고 디자인을 중요시하는 운전자라면 캐딜락을, 연비와 실내공간을 비롯한 실용적인 부분을 중요시하는 운전자는 볼보를 선택하는 것이 답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양쪽 모두를 고르게 타협하고자 하는 운전자는 BMW를 선택하는 것이 정답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캐딜락 CTS와 BMW 528i, 그리고 볼보 S80 T5는 서로 다른 출생지만큼이나 서로 다른 성격과 특색을 지닌 매력적인 세단들이다. 마지막으로 3국의 세단들이 가진 장점과 단점을 표로 정리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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