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오후 5시 30분쯤 서울 용산의 한 개봉관. 극장을 가득 메운 청년들의 눈과 귀가 무대 위로 쏠려 있다. 이들은 아리송한 문제가 나올 때마다 재치있는 답변을 쏟아내며 박수치고, 웃음을 터뜨린다. TV 퀴즈쇼에서나 볼 듯한 장면.
이날 삼성전기가 마련한 '3급 신입사원 채용설명회'는 이처럼 갖가지 퀴즈 풀이로 시작됐다. 이날 행사를 위해 삼성전기는 무겁고 딱딱한 강당 대신 친근하고 안락한 극장을 선택했다. 영화 관람을 겸한 설명회였다. 취업을 희망하는 대학생 400여명이 몰려 들었다.
그의 설명대로 이날 학생들의 관심도는 여느 취업설명회에 비해 높았고, 표정들 역시 호기심으로 가득차 보였다.
이날 '경쟁이 치열했던' 퀴즈쇼는 계속됐다. `엘리베이터의 디스플레이 창에서 7개의 전자막대로 표현되는 숫자는 무엇인가요?`나 `2002 다음의 회문숫자(앞뒤가 대칭인 숫자) 각 자리 합은 얼마입니까` 등 흥미로운 질문들이 이어졌다.
정답을 맞춘 학생들에게는 16GB USB와 디지털액자 등 경품이 제공되기도 했다.
이어 삼성전기에 대한 회사 설명회가 시작되자 학생들의 표정이 금세 진지해졌다.
최신 3D TV에 들어가는 MLCC라는 부품, 휴대폰에 들어가는 기판과 카메라모듈, 디지털튜너 생산 등 삼성전기가 어떤 사업을 하고 있는 회사인가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부가가치 원천이 핵심부품으로 이동하고 있는 산업환경에서 삼성전기는 세계 초일류 부품 회사를 지향한다는 내용의 동영상도 흘러나왔다.
이어 삼성전기의 인재상과 취업을 위해서는 어떤 점들이 필요한 지, 지원 자격과 전공학과 등 구체적인 내용과 조언을 구하는 질문들이 쏟아졌다.
1시간여동안 퀴즈 풀이와 회사 설명회가 끝난 후 최신 3D 영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상영됐다. 영화 '아바타' 이후 3D 영화에 대한 관심이 커진 탓인지 학생들은 영화에 곧바로 빠져들었다.
이날 취업설명회장을 찾은 양시영(인하대) 씨는 "극장에서 취업설명회를 하니 편안한 분위기에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며 "삼성전기가 어떤 회사인지 더 쉽게 알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연세대 재학생은 "다른 채용설명회는 무겁고 긴장된 분위기에서 열리는데 오늘 삼성전기 설명회는 즐겁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열려서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양대 전자공학과 취업준비생이라고 밝힌 한 학생은 "3D 영화를 보니 3D산업에 삼성전기가 만드는 핵심부품이 들어간다는 사실이 실감났다"며 "삼성에 입사해서 회사 소개 동영상을 3D로 만들어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김 그룹장은 삼성전기의 인재상에 대해 "흔히들 얘기하는 우수한 이력을 가진 인재들이 지원을 많이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긍정적인 마인드와 적극성"이라며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인재라면 갖춰야할 자세"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작년 행사 이후 회사에 대한 이해도와 이미지가 좋아짐에 따라 우수인력들의 지원율이 상승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