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03 아웃룩)미 회사채, 상반기 발행 `봇물`

안승찬 기자I 2003.01.02 13:27:39

하반기엔 다소 침체..전체적으로는 지난해와 비슷할 듯

[edaily 안승찬기자] 지난해 미국 회사채 시장은 국채만큼의 랠리를 보이지는 못했다. 회사채 수익률은 연초수준에 비해 하락했지만 국채와의 스프레드는 오히려 벌어졌다. 회사채 수익률의 하락은 투자심리가 살아났기 때문이 아니라 국채위주로 시중금리 수준이 하락했기 때문이었다. 엔론 월드컴 글로벌크로싱 등 투자등급을 받던 초대형 기업들이 줄줄이 파산하며 투기등급으로 강등되고 아르헨티나 등 중남미 국가가 디폴트를 선언, 회사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경기침체로 기업들의 설비투자 수요도 잠에서 깨지 못해 발행시장도 부진했다. 연초 회사채 발행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채권 만기가 얼마 남지 않은 기업들이 금리가 낮을 때 미리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차환발행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업들의 투자수요가 살아나지 않는 한 회사채 발행도 하반기에는 다소 위축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전체 회사채 발행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미국 회사채 발행, 올해 초 랠리 전망 현재의 저금리 기조는 연초 회사채 발행시장의 활항을 이끌 전망이다. 리먼브라더스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현재 미국의 투자등급 회사채의 평균 수익률은 5.2%를 기록, 지난 30년간 가장 낮은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회사채 수익률은 연초에도 이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여 낮은 조달금리로 자금을 마련하려는 기업들의 심리를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피프쓰써드인베스먼트어드바이저의 폴트폴리오 매니저 미첼 스테플레이는 "회사채 수익률은 연말로 갈수록 상승세를 나타낼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수익률이 낮을 때 회사채를 발행하려는 경향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할 가능성이 높아 기업들은 불확실성이 더 커지기 전에 미리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확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뱅크오브아메리카증권의 제프 케인 이사는 "기업들은 이라크 전에 발발하기 전에 채권 발행을 원하고 있다"며 "따라서 1월에 회사채 발행이 가장 활발히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케인은 올해 기업들이 대규모 발행보다는 소규모의 분산 발행을 선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과거 대규모 발행이 거래가 용이하다는 점 때문에 투자자들의 호응을 얻었지만 최근에는 최근 기업의 자금 조달이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지면서 소규모 발행이 늘어날 것이라는 것. 지난해 기업들의 스캔들로 인해 특정 기업에 투자했다가 낭패를 본 투자자들은 회사채 투자에 있어서도 분산투자를 원하고 있다는 점도 이 같은 경향을 부추길 것으로 전망됐다. ◇전체 발행 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할 듯 그러나 하반기 들어 미국 회사채 발행은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올해 전체 회사채 발행 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은 경기회복에 대한 확신 부족과 함께 기업의 신용수준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어서 기업의 자금수요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이다. 기존 채권의 만기도래에 따른 재발행 수요를 제외하면 순수 신규발행은 크게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분위기다. 무디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존 론스키는 "지난해 4분기 193건의 신용등급 하락중 99건이 기술, 통신, 전력 매매 등 3개 분야에서 나타났다며 이들 분야에서는 회사채 발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지난해 기업 신용 등급 하락 건수가 기록적인 648건에 달했다는 점도 향후 회사채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론스키는 설명했다. UBS워버그에 따르면 올해 회사채 규모는 325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지난해 미국에서의 회사채 발행 수준인 3500억달러보다 적은 수치다. 2001년엔 5000억달러에 육박했었다. 특히 USB워버그는 실적부진과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한 항공업계의 회사채 발행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경기가 살아난다면 회사채 발행은 예상보다 크게 늘어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증권의 채권투자전략가 빌 호지스는 "최근의 회사채 수익률 스프레드(국채와의 금리차이) 축소가 지속될 경우 기업들의 발행수요도 살아날 수 있다"며 "올해 미국 회사채 발행이 5∼10% 가량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