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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 반등 아냐…‘안보 불안’이 돈 움직여”
투자 자금의 성격이 달라졌다는 점이 눈에 띈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글로벌 주식 전략 헤드 샤를 드 부아즈종은 “재생에너지 반등처럼 보이는 것이 사실은 에너지 안보 거래”라며 “투자자들은 지정학적 변수가 끊임없이 터지는 세계에서 수입 연료에 의존하는 비용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5년 전에는 ‘기후변화 대응’이 청정에너지 투자를 이끌었다면, 지금은 중동 분쟁이 만들어낸 ‘지정학적 위기’가 핵심 동인이라는 설명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 2월 28일 이란을 공격한 이후 국제유가는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지난주 배럴당 126달러를 기록했다. 공격 이전 약 70달러에서 80% 가까이 치솟은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재생에너지 반대 기조가 청정에너지 투자의 역설적 순풍이 됐다고 드 부아즈종은 짚었다. 화석연료 의존에 대한 불안감을 키워 재생에너지 매력도를 높였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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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흐름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유럽 해상풍력 대기업 오스테드(Ørsted)는 올해 들어 37% 올랐다. 프랑크푸르트 상장 육상풍력 터빈 제조사 노르덱스(Nordex)는 67%, 노르덱스의 최대주주인 스페인 악시오나(Acciona)는 33% 상승했다. 지멘스 가메사를 자회사로 두고 가스발전 설비와 그리드 기술을 공급하는 지멘스 에너지(Siemens Energy)도 50% 뛰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지난 3월 말 오스테드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상향 조정하며 “중동 전쟁이 유럽의 화석연료 독립 의지를 자극할 것이며 해상풍력이 핵심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노르데아 자산운용의 카스퍼 엘름그린 주식·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반복된 에너지 위기가 “에너지 자율성에 대한 엄청난 경종”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과거 청정기술 아젠다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기후변화 대처 의지가 동력이었다”며 “이제 유럽에서는 주권과 자율성의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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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서양 건너 미국에서는 다른 논리가 청정에너지 주가를 밀어올리고 있다. 풍력·가스 터빈 및 그리드 장비 공급업체 GE 버노바(GE Vernova)는 올해 65% 올라 청정에너지 종목 가운데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넥스트에라 에너지(NextEra Energy)는 22% 상승했다.
번스타인의 청정에너지 애널리스트 디파 벤카테스와란은 “재생에너지와 전기화의 논리가 이전보다 훨씬 강해졌다”고 말했다. 유가 급등이 화석연료 기업에 단기 수익 부양을 가져다주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요 파괴를 초래할 것이라는 분석도 덧붙였다.
엘름그린은 “미국에서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을 어떻게 충분히 확보하느냐가 핵심”이라며 “총동원 체제다. 더 많은 발전이 필요하고, 그리드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재생에너지 반대 기조에도 불구하고 AI 전력 수요가 업종을 지지하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한국 재생에너지 기업에도 기회되나
이 같은 글로벌 흐름은 국내 시장에도 시사점을 던진다. 중동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한국 입장에서 이란 전쟁으로 인한 유가 급등은 에너지 안보 취약성을 다시금 부각시키고 있다. 글로벌 재생에너지 투자 확대 추세가 이어진다면 해상풍력 등 국내 청정에너지 관련 기업들에도 수주 및 투자 유입의 기회가 생길 수 있다.
관건은 이 흐름이 얼마나 지속될 것이냐다. FT는 이란 전쟁을 둘러싼 협상 교착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정학적 불안이 장기화할수록 에너지 안보 투자 논리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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