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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세력은 약하지만, 태풍이 통과하는 해수 온도가 높아 세력이 더 발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동 거리가 짧고 상층에 태풍 발달을 막는 기류가 있어 슈퍼급 태풍이 될 가능성은 적다.
앞서 4개의 태풍이 모두 일본으로 향한 것과 달리 ‘종다리’는 올해 처음 한반도로 향하는 태풍이다. 아직 태풍의 진로는 변동성이 큰 상황이다.
기상청은 태풍이 이날 늦은 오후 제주도 서쪽 해상을 지나 내일(21일) 자정을 전후해 목포 서쪽 해상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일본 기상청은 태풍이 전남 해안에 상륙한 뒤 우리나라를 관통해 북한 함경남도 부근까지 이동할 것으로 전망했다.
태풍 종다리는 이날 오후 3시 전후로 서귀포 남서쪽 120㎞ 부근 해상까지 북상하고 오후 6시엔 서귀포 서쪽 90㎞ 해상까지 바짝 근접하겠다.
태풍이 근접하는 제주도와 남해안에는 내일까지 100㎜ 이상의 폭우가 쏟아지겠고 남부 지방에도 많게는 80㎜, 중부에도 10~50㎜의 비가 내리겠다.
태풍 북상으로 제주에 순간 최대 풍속 초속 20~30m의 매우 강한 바람도 불겠다.
특히 20일부터는 달의 인력이 강해 해수면 높이가 높아지는 ‘백중사리’ 기간으로, 해안 지역에선 너울로 인한 침수 등 피해 예방에 주의가 필요하겠다.
한편, 태풍 종다리는 이후 태풍의 길을 만들고 더위를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문일주 제주대 태풍연구센터장은 이날 YTN을 통해 “보통 태풍이 지나가면서 바닷물을 크게 휘저으면 높아진 수온이 낮아지면서 시원해진다. 또 태풍이 주변의 기압장을 흔들면서 북쪽에서 찬 공기가 내려와 우리나라가 시원해지는 게 보통 일어나는 현상”이라며 “그렇지만 태풍이 열대지역의 아주 습하고 따뜻한 공기를 몰고 오기도 한다. 이렇게 습한 공기가 우리나라에 오면 열대야 현상이 더 심해진다”고 설명했다.
문 교수는 또 “한반도를 덮은 고기압 역할도 있지만 북태평양고기압이 지금 동쪽으로 물러가 있다 보니까 태풍의 길이 일본 쪽으로 열렸다.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서 태풍이 보통 이동하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지금 북태평양고기압이 점점 우리나라 쪽으로 확장하고 있다 보니까 종다리도 우리나라 쪽으로 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가을이 되면서 북태평양고기압의 위치가 평년같이, 평년은 거의 우리나라 쪽에 확장해서 태풍의 길이 우리나라로 열리는 기압 배치”라며 “종다리가 우리나라에 오고 나서도 9월이나 가을에 접어들어서 태풍의 길이 우리나라 쪽으로 열릴 확률이 상당히 높아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