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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지구촌 방불… 다국적 팬들 한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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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장에는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로 가득했다. 한국, 일본, 중국부터 영국, 미국, 프랑스, 덴마크 등 다국적 인파가 몰려 ‘작은 지구촌’을 방불케 했다. 각기 다른 나라에서 왔지만 한국에 와서 친구가 된 사례도 있다. 프랑스 출신 미쉘, 덴마크 출신 셰르네, 영국 출신 미피 씨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BTS 10주년 페스타’를 즐기기 위해 무작정 비행기를 타고 서울에 온 세 사람은 ‘BTS 야경 랜드마크 스폿’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만난 뒤 일행처럼 함께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미쉘은 “BTS라는 공통 관심사가 있다 보니 빨리 친구가 됐다”며 “선크림을 사서 나눠서 쓸 정도로 끈끈한 관계가 됐다”고 자랑했다. 셰르네 씨는 “생각지도 못한 더위에 살짝 지칠 법도 하지만, BTS 10주년 콘텐츠가 너무 많아 재미있다”며 “오늘(17일) 불꽃놀이가 끝난 뒤에는 방탄소년단 멤버가 자주 먹던 삼겹살을 먹으러 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미피 씨는 “BTS와 아미는 하나의 연결고리로 묶여 있다”며 “조금 전에도 새로운 한국인(팬)을 사귀었다. 오늘 밤은 네 명이 함께 축제를 즐길 것”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할머니와 손녀가 나란히 손을 잡고 찾은 사례도 있었다. 서울 양천구 목동에서 왔다는 80대 여성 김희야 씨는 “정말 외국인이 많은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손녀가 하도 좋아하다 보니 BTS 음악을 좋아하게 됐고, 이렇게 축제 현장에도 함께 오게 됐다”며 “‘봄날’이란 노래를 참 좋아한다”고 ‘찐팬’임을 입증했다. 그러자 손녀 안성희 양은 “얼른 서두르지 않으면 RM 오빠를 볼 수 없다”며 할머니를 재촉해 눈길을 끌었다.
◇불꽃놀이로 피날레… 팬들 감탄사 연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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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을 위한 깜짝 공연도 펼쳤다. RM은 솔로곡 ‘페르소나’와 ‘들꽃놀이’를 열창했고, 현장의 팬들은 응원봉 ‘아미밤’을 흔들며 무대를 함께 즐겼다.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저녁 8시 30분부터 열린 ‘BTS 10주년 기념 불꽃쇼’였다. BTS의 히트곡에 맞춰 터지는 불꽃을 보며 시민들은 연신 환호성을 터뜨렸다. 곳곳에선 “오길 잘했다”, “너무 예쁘다”는 말이 들려왔다.
불꽃놀이가 마무리된 후 귀가에 대비해 안내 방송은 물론, 인파 통제는 즉각 이뤄졌다. 안내방송은 “천천히 통제에 따라 달라”, “여의나루역이 아닌 인근 역으로 분산해 이동해달라”고 안내했고, 경찰과 안전요원은 동선 곳곳에 배치돼 인파를 한쪽으로 통제했다. 특히 경찰은 불꽃놀이 도중에도 인파가 몰리는 모습이 보이면 바로 진입해 몰린 이들을 해산시키기도 했다.
전세계에서 모인 아미들에겐 불꽃놀이가 끝이 아니었다. 이들 대부분은 오후 10시까지 이어진 ‘DJ 파티’에서 다시 응원봉을 흔들며 열띤 모습을 보였다. 멕시코인 디아나(24)씨는 “아직도 노래를 더 하고 싶다”며 “밤이 되니까 날씨도 시원하고, 아직은 친구들과 더 있다가 천천히 들어갈 것”이라고 웃었다.
귀가하는 이들의 손에는 쓰레기봉투가 들려 있는 것도 눈에 띄었다. 행사장 곳곳에는 대형 쓰레기통이 설치됐고, 스태프는 쓰레기봉투를 나눠주거나 외국인 팬들에게 쓰레기 버리는 곳을 안내했다. 송모(54)씨는 “한국뿐만이 아니라 전세계 ‘아미’들이 보고 있는데, 질서를 잘 지키고 안전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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